“월요일이 두렵다”...비상계엄·탄핵에 얼어붙은 서학개미, 지갑 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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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초유의 '비상계엄령 사태'에 이어 또다시 탄핵 정국 그림자가 닥치자 서학개미들의 미국 주식 투자심리가 요동쳤다는 집계가 나왔다.
미국 증시는 한국 정치 상황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지만, 계엄령 선포를 기점으로 원화값이 급락한 것이 투자심리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8일 한국예탁결제원과 국내 주요 증권사들 집계를 종합하면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가 번복된 시기에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매매 금액은 10% 이상 쪼그라든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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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 미국 주식 거래도 위축
이틀 간 매수 20% 이상 줄어
서학개미 거래 반등 조짐 불고
원화 약세가 발목잡을 수도
한국 3배 ETF는 저점 매수
8일 한국예탁결제원과 국내 주요 증권사들 집계를 종합하면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가 번복된 시기에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매매 금액은 10% 이상 쪼그라든 것으로 추정된다.
예탁원에 따르면 이달 5일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매수 금액은 전 거래일보다 6.4% 줄었고, 6일에는 14% 쪼그라들었다. 5일과 6일 매도 금액은 각각 전날 대비 10%, 21.3% 줄었다.
이는 실제로는 미국 현지시간으로 3일과 4일에 있었던 한국 투자자들의 거래 동향을 보여주는 수치다.
예탁원 수치는 결제 시차와 현지 시차 때문에 현지 결제일보다 2거래일 늦게 공표되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3일 저녁 10시 30분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다음 날인 4일 새벽 4시 30분께 계엄 해제를 알렸으며, 이어서 탄핵 정국이 본격화됐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아무래도 원화가치 하락에 따른 부담감이 부각된 것 같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 직후 원화값은 달러 대비 1446원까지 떨어지는 식으로 급락해 한국 투자자들로서는 그만큼 미국 주식을 더 비싸게 사야 하는 상황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국 주요 기업들 주가가 연말 강세 기대를 타고 나날이 오르면서 매수 부담은 더 커졌을 가능성이 있다.
미국 주식 매도가 줄어든 것도 비슷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계엄령 사태로 인한 달러 자산 선호와 연말 미국 주식 추가 상승 기대감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국내 투자자들 사에서는 일단 팔지 말고 보유하자는 관망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기존 미국 주식에 투자해온 경우 원화가치 하락으로 원화 표시 미국 주식 평가이익이 늘어나는 효과도 볼 수 있다.
한편 지난주 후반 이후부터는 개인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을 팔고 미국 주식 매수에 나서는 식으로 주식 이민에 나섰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비상계엄에 이은 탄핵 정국 불확실성 탓에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휩싸인 국내 증시가 연일 변동성을 키우는 반면 미국 증시는 연말 강세장 기대를 타고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요 증권사 3곳 집계를 보면 미국 주식 매매 금액은 이달 4일에는 전날보다 19% 줄었다가 5일 들어서는 34% 불어났다.
미국 시장으로 주식 이민의 발목을 잡는 변수도 있다. 달러 대비 원화값 추가 하락 가능성이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아다르시 신하 뱅크오브아메리카 금리·외환 담당 책임전략가는 내년 1분기 안에 원화값이 1450원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서학개미들은 비상계엄 선포 사태가 있던 날, 미국 주식 시장에서 한국 관련주 반등에 베팅하는 3배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대거 매집하기도 했다.
예탁원에 따르면 국내투자자들은 3일 ‘디렉시온 데일리 MSCI 한국 불 3배 셰어스 ETF’(KORU)를 1750만달러어치(약 250억원) 순매수했다. 해당 ETF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지수를 3배 추종하는 상품이다.
당일 KORU가 5% 이상 급락하자 저점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해당 ETF는 4일 들어 2% 잠깐 반등했다가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6일까지 총 6.3% 떨어졌다. 한국 투자 리스크가 부각된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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