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전 각오한 100만 촛불…“탄핵될 때까지 나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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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5번 출구 앞에서 촛불행동 주관으로 열린 '될 때까지 모이자! 국회로! 윤석열 즉각 탄핵! 즉각 구속! 촛불문화제'에 2만명(주최 쪽 추산)의 시민들이 모여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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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허무하게 폐기된 뒤 8일 국회 앞에는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자는 시민들이 다시 모여들었다. 전날의 실망과 좌절을 딛고 다시 국회를 찾은 시민들은 ‘윤 대통령을 탄핵할 때까지’ 집회에 참석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이날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5번 출구 앞에서 촛불행동 주관으로 열린 ‘될 때까지 모이자! 국회로! 윤석열 즉각 탄핵! 즉각 구속! 촛불문화제’에 2만명(주최 쪽 추산)의 시민들이 모여 앉았다. 전날 열린 100만명(주최 쪽 추산) 규모 집회의 열기가 식기도 전에 다시 국회 앞을 채운 이들은 “내란 수괴 윤석열을 즉각 탄핵하라”는 구호를 한목소리로 외쳤다. 권오혁 촛불행동 공동대표가 “이길 때까지 싸울 거죠?”라고 묻자 참가자들은 “맞습니다!”라고 화답했다.
시민들은 이미 ‘장기전’을 각오하고 있었다. 친구들과 함께 나온 김아무개(30)씨는 “여러 취향의 사람들이 모두 윤석열 대통령을 싫어한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각자 좋아하는 아이돌 응원봉을 들고서 나왔다”며 “장기전이 될 것 같은데 앞으로도 시간이 될 때마다 나올 것”이라고 했다.
30대 딸과 함께 집회 현장을 찾은 60대 김아무개씨 부부도 “어제는 일이 바빠 여의도에 못 왔는데 투표가 부결되는 걸 보고 오늘은 어떻게든 힘 보태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바쁜 시간을 내서 나왔다”며 “우리 같은 사람들은 하루만 회사 안 가도 바로 잘리는데 국회의원들이 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 것을 보며 피가 거꾸로 솟는 듯했다”고 말했다.
지난 7일 밤 국회 앞에 있던 시민들은 국민의힘에서 탄핵 찬성표가 나올 수 있다는 희망을 놓지 못했던 만큼, 탄핵안 폐기 뒤 집회 현장엔 무거운 분노가 감돌았다. 하지만 좌절 섞인 탄식이 다짐 섞인 외침으로 바뀌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탄핵안 폐기 직후 국민의힘 당사를 찾은 40대 직장인 최주철씨는 “한동훈이 탄핵 찬성하는 줄 알고 있었고 가결을 기대했는데 기만당했다. 국민의힘이 국민 무서운지를 모르는 것 같다”며 “탄핵될 때까지 집회에 나올 작정”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명진아(38)씨도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국민들이 밖에서 이렇게 외치고 있는데 꼼짝도 안 할지는 몰랐다. (여당이) 국민의 말을 귓등으로도 안 듣는 당임을 다시금 확인했다”며 “실망스럽고 갑갑한 마음을 없앨 수 없지만 계속 국민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나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많은 시민들은 앞으로 촛불이 더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밤늦게까지 국회의사당 담장 곁을 떠나질 못하던 대학생 신지은(22)씨는 “이렇게 국민들이 추위에 떨면서 외쳤는데도 눈도 깜짝하지 않는 국민의힘에 너무 화가 난다”며 “촛불은 더 커질 거라고 생각한다. 시험 기간이지만 저녁마다 집회에 참여하려 한다”고 했다. 주부 방아무개(48)씨도 “지난 촛불 시국이 다시 재현되는 것 같아 속상하다. 이번엔 계엄령이라는 대대적인 일이 일어난 만큼 국민의힘도 움직일 줄 알았지만 역시 뻔뻔하다”며 “아쉽지만 앞으로 국민들이 더 많이 모여서 윤석열을 끌어내고 말리란 확신이 있다”고 말했다.
정인선 기자 ren@hani.co.kr 김가윤 기자 gayoon@hani.co.kr
박고은 기자 eu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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