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한덕수·한동훈 ‘권력 이양’에 “무슨 공산당 인민위원장쯤 되는가”

손우성·박하얀·문광호 기자 2024. 12. 8.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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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국무총리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단축을 위한 ‘질서 있는 퇴진’ 로드맵과 국정 수습 방안 등에 대한 공동담화문을 발표한 뒤 퇴장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8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한덕수 국무총리가 윤석열 대통령의 질서 있는 퇴진과 권력 이양 방안을 논의한 데 대해 헌법을 무시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한 대표와 한 총리 모두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라는 점, 한 총리는 윤 대통령 내란죄 공범 혐의가 있다는 점을 근거로 윤 대통령 즉각 탄핵만이 국정을 정상화하는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우리 국민은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뽑았지 여당을 대통령으로 뽑은 일이 없다”며 “대통령이 유고 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슨 근거로 여당 대표와 총리가 국정을 하겠다는 건가”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대통령을 잠시 2선 후퇴시키고 대통령의 권한을 총리와 여당의 대표가 나눠서 같이 행사하겠다는 이런 해괴망측한 공식 발표를 어떻게 할 수가 있는가”라며 “이거야말로 헌정질서를 파괴한 또 다른 쿠데타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윤석열의 배후 조종으로 아무런 합법적 근거 없이 총리와 여당 대표가 국정을 맡겠다는 것은 결국 공모 세력을 내세워 내란 상태를 유지하겠다는, 얼굴을 바꾼 2차 내란 행위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헌법학자 같은 전문가 의견 듣기 전이라도 일반 국민의 시각에서 보면 ‘니가 뭔데’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라며 “무슨 공산당 인민위원장쯤 되는가”라고 한 대표를 비판했다.

김민석 최고위원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윤 대통령과 한 총리, 한 대표가 합의한다고 해도 위헌 통치는 1분도 허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 대표를 겨냥해 “내란 수괴와 가졌던 비공개 면담 내용 또한 수사 대상”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비상계엄 선포 사흘 뒤인 지난 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만난 바 있다.

김 최고위원은 “한 대표는 계엄 내란 사태 내내 당론 결정을 주도하지 못했고, 현시점에서도 당의 실질적 권한은 사의 표명과 ‘재신임쇼’를 반복한 추경호 원내대표에게 있다”며 “기껏해야 임기가 정해진 원외 대표에게 어떤 헌법적, 법률적 권한도 없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책임총리제에 대해선 “헌법을 무시하고 나라를 비정상적으로 끌고 가자는 위헌적, 무정부적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윤석열이 시작한 내란을 한 총리와 한 대표가 이어가고 있다”며 “이들은 국민이 부여하지 않은 권한을 제멋대로 나눠 먹으며 주권을 찬탈, 참칭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강유정 원내대변인도 브리핑에서 “내란수괴 내각 책임자인 한 총리와 윤석열 탄핵 부결 사태 주범인 한 대표가 대체 무엇을 논의한다는 건가”라며 “두 사람이 논할 수 있는 건 두 사람의 거취와 점심 메뉴뿐”이라고 밝혔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이날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대표는 잔머리 굴리다가 나락 갔다”며 “본인이 소통령이 되고 싶어서 내란 수괴의 황태자를 자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한 대표는) 내란 수괴의 황태자 아니면 내란의 수혜자 정도 될까”라며 “내란 수괴를 감싸고 이 사람의 집권을 연장해주면서 내가 실권을 휘두르겠다, 내가 소통령처럼 책임총리 비슷한 권한을 행사하겠다고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야당은 윤 대통령 즉시 탄핵만이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표는 “헌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서 대한민국 헌정 질서를 파괴한 내란 주범, 군사 반란 주범 윤석열은 즉각 사퇴하거나 아니면 탄핵당해야 한다”며 “이 위기와 혼란을 해소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2017년 박근혜의 파면에 이은 조기 대선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 질서 있게 진행됐다”며 “당시 가장 무질서하고 국민을 혼란하게 한 이들은 국민의힘 전신 새누리당이었다”고 말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박하얀 기자 white@kyunghyang.com,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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