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계엄령에는 오아시스 못 와요"···국회 앞 가득 채운 형형색색 '응원봉'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8일 오후 3시가 되자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인근은 촛불행동이 주최한 '윤석열 즉각 탄핵! 즉각 구속! 촛불문화제' 집회에 참석하러 온 사람들로 만원을 이뤘다.
"윤석열을 체포하라" 외치는 사람들 가운데서 단연 눈에 띄는 아이템은 각종 게임·애니메이션·K팝 그룹의 응원봉이었다.
일본의 모바일 리듬게임 '프로젝트 세카이'의 팬이라는 임 모(17)양은 캐릭터가 그려진 현수막 위에 '윤석열 탄핵' 글씨를 붙이고 집회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표결 불참한 국민의힘에도 비판
응원봉 지참 1020 팬덤 눈에 띄어
무료 핫팩 나눔·선결제 인증도
“아이돌 팬이어서 국회 옆 KBS에서도 줄을 많이 서봤어요. 모두 다 들고 오길래 저도 함께 응원봉을 들고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외치려 합니다.” (대학생 이재인 씨)
8일 오후 3시가 되자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인근은 촛불행동이 주최한 ‘윤석열 즉각 탄핵! 즉각 구속! 촛불문화제’ 집회에 참석하러 온 사람들로 만원을 이뤘다. “윤석열을 체포하라” 외치는 사람들 가운데서 단연 눈에 띄는 아이템은 각종 게임·애니메이션·K팝 그룹의 응원봉이었다.
이날에도 집회 현장에는 경찰 비공식 추산 1만 3000명(주최 측 10만 명)이 참가하며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부결을 규탄하기 위한 열기를 모았다. 서울 9호선 국회의사당역 진입부터 휴대폰 통신이 터지지 않은 전날보다는 덜했지만 시민들은 여전히 뜨거운 함성을 내질렀다.
앞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 진행된 7일에는 서울 여의도 인근에서 전국민주노동총연맹(민주노총) 등이 참여한 ‘범국민촛불대행진’이 열려 경찰 비공식 추산 10만 7000명(주최 측 100만 명) 인파가 몰렸다. 촛불행동도 7일 ‘긴급전국집중 제118차 촛불대행진’을 열어 주최 측 추산 5만 명이 참석했다.
건설 일용직을 하고 있는 김남량(58) 씨는 “민주주의 파괴를 일삼으며 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눈 윤 대통령에게 화가 난다”면서 “평택이 직장이라 어제 오진 못했지만 앞으로는 매일 국회에 오려고 한다. 박근혜 탄핵 때도 거리에 나왔는데 또 나오게 됐다. 그렇지만 ‘인디언 기우제’를 지내듯이 하다 보면 탄핵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들은 ‘국힘당은 해산하라’는 구호를 외치면서 국민의힘을 향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김 씨는 표결에 동참하지 않은 국민의힘에 “자신들의 권력을 위해 투표를 안 했던 것 같다”면서 “윤 대통령도 나쁘지만 국민의힘도 내란죄로 함께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들은 추위에 대비해 핫팩을 챙기고 모자와 마스크를 쓴 채 피켓을 들었다. 국회의사당역 5번 출구에서는 무료로 핫팩과 사탕, 마스크를 나눠주는 시민도 있었다. 개인 차원에서 이를 준비한 임 모(26)씨와 이 모(26)씨는 “어제부터 핫팩 500개를 사서 지하철 역에 놔뒀는데 많은 분들이 이용해주셨다”면서 “큰 도움을 드릴 수 없으니 할 수 있는 만큼이라도 도움의 손길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쓰레기 여기에. 스스로 부끄러운 사람이 되지 맙시다!’라는 문구와 함께 시민들이 제작한 쓰레기통도 군데군데 설치되어 있었다.
통상적인 집회와는 다르게 현장에 10대와 20대의 비중이 높은 점도 특징이었다. 걸그룹 케플러의 응원봉을 가져온 이재인(22) 씨는 “불안정한 상황 속에서도 계속 지켜보는 사람이 필요할 것 같아서 전날부터 밤을 샜다”면서 “응원봉은 뉴스 화면에 응원봉 드신 분들이 많이 있어서 가져오게 됐다”고 말했다.
아이돌뿐 아니라 좋아하는 게임 캐릭터가 그려진 현수막을 가져 온 이들도 있었다. 일본의 모바일 리듬게임 ‘프로젝트 세카이’의 팬이라는 임 모(17)양은 캐릭터가 그려진 현수막 위에 ‘윤석열 탄핵’ 글씨를 붙이고 집회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임 양은 “같은 ‘오타쿠’들이 응원봉을 가지고 많이 나오셔서 게임 팬도 함께 하고 싶어 가지고 나왔다”고 전했다.
보이그룹 보이넥스트도어의 팬이라는 이 모(19)양은 “X(구 트위터)나 주위 팬들이 시위 독려를 많이 해서 함께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집회의 본무대에서는 진행자가 비투비·샤이니·NCT 등 아이돌 그룹을 외치면 팬들이 크게 호응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경기 용인 죽전고의 한 고등학생은 무대 발언에서 “영국 밴드 오아시스가 내한하기 안전한 나라를 만들고 싶다”면서 관중의 웃음과 공감을 자아냈다.
X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집회가 열리는 여의도 인근 카페와 식당에서 ‘선결제 인증’이 이어지기도 했다. 촛불행동이 운영하는 오픈채팅방 5개 방에서는 정원인 1500명 인원이 가득 차 집회에 챙겨야 할 준비물과 주의사항, 교통 상황 등을 공유했다.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동욱 '봄은 반드시 온다, 추운데 따뜻하게 나가고'…尹 탄핵 집회 응원
- '날도 춥고 비싼데 타 먹자'…사무실서 '커피' 마시는 부장님 많아지더니 생긴 일
- 임영웅에게 튄 '尹 탄핵정국' 불똥…'제가 정치인인가요? 목소리를 왜 내요'
- 'K팝 춤추고 응원봉 흔들며 '탄핵''…외신이 주목한 '축제 같은 촛불집회'
- '한국 구해야 해서'…스타들도 하나 둘 촛불 밝혔다
- 봉준호·강동원·손예진 등 영화인 2518명 '긴급 성명'…'윤석열 구속하라'
- '집회 갈 상황 안돼 커피라도 대신'…식당·카페 수백인분 '선결제' 행렬
- 이재명 '오늘밤 '2차 계엄' 우려…尹 탄핵 표결 시점 고심'
- 특전사령관 양심고백…'707특임단 투입, 尹 전화받아…김용현은 '국회의원들 끌어내라' 지시'
- [단독] 트럼프 2기 '디지털 개방' 쓰나미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