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게티 괴물연맹도 탄핵합니다"…시위 이색 깃발 눈길

온라인 커뮤니티·엑스(X·옛 트위터) 갈무리

"날아다니는 스파게티 괴물연맹."

"행진하자. 탄핵될 때까지 행진하고 지치는 쪽은 정수가 되는 걸로."

"제발 그냥 누워있게 해줘라."

지난 7일 전국 각지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린 가운데, 이색적인 깃발이 등장해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엑스(X·옛 트위터) 등에는 집회 현장에서 찍힌 이색적인 협회·연맹의 깃발 사진이 올라왔다.

'전국 집에 누워있기 연합' 깃발에는 "제발 그냥 누워있게 해줘라. 우리가 집에서 나와서 일어나야겠냐"라고 적혀있었다.

'피크민 하는 시위 나온 사람들' 깃발에는 "행진하자. 탄핵될 때까지 행진하고 지치는 쪽은 정수가 되는 걸로"라고 적혀있었으며, '지구 침략 계획을 가진 케로로'는 "개구리도 침략독재를 꿈꾸던 지난날을 반성했다"고 했다.

'방구석 게임매니아 연합' 소속의 한 시위자는 "불안해서 집에서 게임도 못하겠다"며 길바닥에서 게임을 하고 있었다.

전국전사협회는 "참수"라고 적힌 깃발을 흔들었으며 철거 중인 건물에 '정상 영업'을 알리는 식당의 현수막을 패러디한 '우리나라 정상영업 합니다' 깃발도 목격됐다.

온라인 커뮤니티·엑스(X·옛 트위터) 갈무리

이외에도 돈없고 병든 예술인 연합, 강아지발냄새연구회, 전국 뒤로 미루기 연합, 응원봉연대, 전국수족냉증연합, 꽃 심기 클럽, 잠들지 못하는 편집자들 등의 이색적인 깃발도 화제가 됐다.

이런 우스꽝스러운 깃발은 지난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 촉구 촛불집회에서 처음 시작됐다.

당시 촛불집회에 규탄 시위와는 아무 연관도 없어 보이는 '장수풍뎅이 연구회'가 등장해 참가자들을 웃음 짓게 했으며 깃발을 본 사람들은 "오죽 나라가 답답하면 장수풍뎅이 연구회까지 거리로 나왔겠냐"며 사진을 찍어 SNS에 공유했다.

이는 과거 시위와는 달리, 젊은 세대의 시위는 함께 즐기며 소통하는 '축제'로 승화, 새로운 시위 문화를 탄생시켰다는 평가다.

온라인 커뮤니티·엑스(X·옛 트위터) 갈무리

실제 외신들은 전날 국회 앞에서 진행된 시위에 주목했다.

AFP통신은 "K팝 속에서 참가자들이 즐겁게 뛰어다니고, 형형색색의 응원봉과 LED 촛불을 흔드는 등 일부 시위는 댄스파티를 연상케 했다"고 전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국회로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 커다란 스크린과 음향 장비들이 설치됐고, 연사들과 공연자들이 구호와 노래를 부르며 군중을 이끌었다"며 "노랫말들은 윤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는 내용이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