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정찰총국, 러 용병 파병…”현대전 전술 경험 축적 기회로 봐”

지난달 초 요원 수백 명 파병…정보 수집
전쟁 환경 분석, 타격 지점 선정에도 참여

[파이낸셜뉴스]

지난 10월 중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국방 및 안전분야에 관한 협의회에서 ‘적들의 엄중한 공화국 주권침범 도발 사건’과 관련한 정찰총국장의 종합분석 보고와 총참모장의 대응군사행동계획에 대한 보고 등을 듣고 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대남 및 대외 공작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정찰총국 요원 수백 명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된 것으로 8일 알려졌다.

북한전문 매체 데일리NK은 신변 안전을 위해 익명을 요구한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정찰총국이 현지 파병 인원들에게 훈련받았던 것과 실제 전장은 다르다는 점을 교육하면서 현지에서 러시아군이 전쟁 중 쌓은 전술적 경험과 자료를 적극 습득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

북한 정찰총국까지 파병 자료 습득 지시

북한 당국은 지난 10월 초 러시아의 전쟁 지원 요청에 따라 정찰총국 파병 결정을 내렸다.

북한은 이들을 파병하기 전 체력 테스트는 물론 고강도 전술 훈련뿐 아니라 간단한 러시아 회화 교육과 러시아군 장비 운용법 학습까지 진행한하는 등 철저한 사전 준비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침투·정찰 등 특수전 임무에 특화돼 있는 부대까지 투입하면서 러시아와의 관계를 강화하고 그들이 전쟁 경험을 통해 쌓은 노하우와 경험을 습득하려는 것이 북한 당국의 의도라는 분석이다.

이들이 전장에서 주로 맡은 임무는 정보 수집, 전투 계획 수립, 특수 작전 지원, 전자정찰, 전파교란 등이다. 해킹 등을 활용해 우크라이나군의 동태를 파악하고 실시간 지휘부에 보고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러시아 현지에서 날씨나 지역에 적응하는 훈련을 마친 후 바로 선발 소부대부터 전장에 투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나머지 인원은 러시아 극동지역 교습소에서 필요한 장비 운용 훈련을 진행하면서 대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북한 당국은 로씨아(러시아)군과의 협력이 우리의 현대전 전술 경험을 축적할 좋은 기회로 보고 있다”면서 “첨단 무기 체계를 간접적으로 습득할 좋은 기회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장 환경 분석 타격 지점 선정에도 참여

특히 요인 암살, 납치, 테러 등 특수전을 담당하는 부대로 전장 환경 분석을 통한 효과적인 타격 지점 선정에도 참여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자폭 공격형 무인기를 띄워 적의 수뇌부를 직접 공격하는 등 전쟁 의지를 약화시키는 전술적 임무까지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 당국은 정찰총국 파병으로 러시아와 유엔 제재에 대응하는 협력 관계를 넘어 피로써 맺어진 영원한 전우 국가 관계를 구축, 국제사회에서의 고립을 완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북한 당국은) 군사력 강화의 토대가 될 수 있고, 대외 군사 협력 능력과 조로(북러) 군사 단결력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결국 피로써 신뢰를 쌓는 필수 과정이라는 국가적 판단에 따라 실제 젊은 청춘들이 남의 나라 싸움에 가서 피를 흘리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북한은 현지에 파견된 정찰총국 요원들이 전자전 활동을 진행하면서 외부 콘텐츠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우려해 통제 강화 방안을 강구하고 “(정찰총국 파병 인원들이) 철저한 감시 아래에서 활동하도록 하고 있고 심지어 로씨야군과 접촉할 때에도 외부 소식에 대한 이야기는 일체 듣지 말고 귀를 닫으라고 하는 등 외부 정보 노출 가능성을 차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