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스타링크' 꿈꾸는 한화시스템…비결은 '이것'
저궤도 위성으로 통신 사각지대 없애
한화, 아시아 맞춤 전략으로 시장 공략
인터넷이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있을까요? 전세계가 인터넷으로 하나로 연결된지가 오래이지만 여전히 지구 곳곳엔 통신 사각지대가 존재합니다. 함정에서도 조금만 먼바다로 나가면 통신이 쉽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이 저궤도 위성통신입니다.
저궤도 위성통신은 수백 개에서 수천 개의 소형 위성을 지구 저궤도(200~2000km)에 배치해 지구 전체를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첨단 기술입니다. 정지궤도 위성은 지구의 자전 주기와 동일한 속도로 공전해, 지상에서 보면 항상 같은 위치에 고정돼 있는 것처럼 보이죠.
이 기술은 기존의 정지궤도 위성 통신보다 지연시간(Latency)이 적고 데이터 전송 속도가 빠른 것이 특징입니다. 저궤도 위성 통신은 산간 지역, 오지, 해상과 항공 등 네트워크 구축이 어려운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죠.
기계식 보다 100배 빠른 전자식 안테나
디지털 기술 전문 조사 기관인 마인드 커머스(Mind Commerce)에 따르면 글로벌 위성통신 시장은 2023년 약 71조3000억원(약 523억 달러)에서 2030년 약 294조7000억원(약 2162억 달러)으로 313% 성장할 전망입니다. 이 중 저궤도 위성통신이 전체 시장의 67%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죠.
한국에선 한화시스템이 '한국형 스타링크'를 목표로 기술 경쟁에 뛰어들었습니다. 한화시스템은 초소형 위성 개발, 전자식 위성 안테나 기술과 지역 특화 네트워크 서비스로 차별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전자식 위성 안테나는 위성 신호를 수신하거나 송신할 때, 기계적 움직임 없이 전자적으로 신호 방향을 조정하는 기술을 활용한 안테나입니다. 기존 기계식 안테나는 물리적 회전에 1초 이상 소요된 반면, 전자식 안테나는 0.01초 이하의 속도로 방향 전환이 가능합니다. 이 기술은 자동차, 선박, 항공기 등 빠르게 이동하는 물체에 끊김 없는 네트워크를 제공하죠.
한화시스템은 위성 간 레이저 통신 연결 기술인 ISL(Inter Satellite Link)도 개발하고 있습니다. ISL은 위성 간 데이터를 레이저로 송수신해 대용량 데이터를 지연 없이 처리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ISL(Inter Satellite Link)은 지진, 홍수, 전쟁 등 천재지변으로 인해 지상 인프라가 파괴될 때 사용됩니다. 위성을 통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주고받아 작전 수행과 재난 복구 지원이 가능합니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대한민국 국군의 기존 전술망과 저궤도 위성 통신망을 연동하는 '상용 저궤도위성기반 통신체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앞으로 초연결 다계층 네트워크의 초석을 다져나갈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화, 아시아 등 틈새시장 공략
시장 전망이 좋은 만큼 글로벌 경쟁은 만만치 않습니다.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와 아마존의 '카이퍼 프로젝트'는 이미 저궤도 위성 시장을 선점한 상태입니다. 스페이스X는 5000개 이상의 위성을 발사하며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하고 있죠.
한화시스템은 스타링크와 카이퍼 프로젝트가 아직 선점하지 못한 아시아 시장을 공략한단 계획입니다. 아시아의 지리적·경제적 특성과 통신 인프라 수준을 고려해 기존 통신망 접근이 어려운 지역에 특화된 저궤도 위성 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한화시스템의 대(對) 아시아 전략은 대규모 글로벌 네트워크를 지향하는 스페이스X, 아마존 등 경쟁사들이 놓치고 있는 틈새시장을 선점하고, 지역별 맞춤형 네트워크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입니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대한민국 저궤도 위성통신 분야에서 선도 기업 지위를 확보하고, 향후 아시아를 주축으로 해외 수출 시장 진출 방법도 적극 모색할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테크따라잡기]는 한 주간 산업계 뉴스 속에 숨어 있는 기술을 쉽게 풀어드리는 비즈워치 산업부의 주말 뉴스 코너입니다. 빠르게 변하는 기술, 빠르게 잡아 드리겠습니다. [편집자]
최지훈 (jhchoi@bizwatch.co.kr)
ⓒ비즈니스워치의 소중한 저작물입니다. 무단전재와 재배포를 금합니다.
Copyright © 비즈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