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 제로’ 한국 경제…박근혜 때는 ‘탄핵·파면’에 안정 되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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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의 위헌적인 '비상계엄 선포' 사태 이후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투자가들은 4일부터 6일까지 사흘간 1조87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2016년 11월4일 한국갤럽의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당시 대통령 국정지지율(1∼3일 조사)이 전주의 17%에서 5%로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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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의 위헌적인 ‘비상계엄 선포’ 사태 이후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투자가들은 4일부터 6일까지 사흘간 1조87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코스피지수는 2500.1에서 2428.16으로 2.9% 떨어졌다. 투자자금이 외국으로 빠져나가면서 원-달러 환율도 7일 새벽 2시 야간거래 종가가 1423.0원으로 3일 주간거래 종가(1402.9)에 견줘 20.1원 급등했다. 계엄군이 국회에 들이닥친 3일 밤엔 한때 1441원까지 치솟았다.
내란이 부른 권력 공백기, 경제 타격의 바로미터는 2016년 국정농단 탄핵
대통령이 국민의 지지를 완전히 잃어버린 ‘권력 공백기’의 정치적 불확실성은 경제에 크게든 작게든 타격을 가한다. 소비·투자 심리가 위축되기 때문이다. 금융시장은 불안감을 매우 발빠르게 반영한다. 2016년 말 ‘박근혜 실각’ 국면의 시장지표가 좋은 참고가 된다.
2016년 11월4일 한국갤럽의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당시 대통령 국정지지율(1∼3일 조사)이 전주의 17%에서 5%로 추락했다. 국정농단의 내막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면서, 국정운영 동력이 완전히 무너진 것이다.
경기종합지수 흐름으로 보면 당시 세계경제와 한국경제 모두 경기 상승 국면에 있었다. 뉴욕증시 나스닥지수는 11월1일 5215.97에서 30일 5398.92로 3.5% 올랐다. 하지만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1.2% 떨어졌다.
정치적 불확실성은 한국은행 조사 소비자심리지수(CSI)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소비지출 전망 지수가 10월 107에서 11월 106으로 떨어지고, 12월엔 103으로 급락했다.
코스피지수는 이를 딛고 나스닥지수처럼 상승 추세를 이어갔다. 다만 상승 기울기는 매우 완만했다. 상승 흐름이 확연해지는 때가 있었다. 국회에서 탄핵안이 가결됐을 때(12월9일),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소추가 받아들여졌을 때(2017년 3월10일), 새 대통령 선거 일정이 시작됐을 때(4월17일) 등 세 차례가 상승 전환의 계기가 됐다.
그때와 지금은 다르다?
이번 권력붕괴 국면은 2016년 말과 달리, 경기 하강 국면에서 일어났다. 2분기와 3분기의 저성장 쇼크와 기업 실적 악화, 삼성전자 ‘반도체 쇼크’, 관세인상을 공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에 따른 악영향 우려 등으로 주가가 추락하고 환율이 급등한 상황에서 들이닥친 예상밖의 추가 타격이다.
지난 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투자가들이 5645억원어치를 순매수한 것은 주가가 기업 가치에 견줘 너무 떨어졌다고 막 인식하기 시작한 까닭으로 해석된다. 그런데, 그날 밤 현직 대통령 주도의 ‘내란’이 일어났다. 국회의 의결로 비상계엄은 곧 해제됐으나, 대통령이 탄핵 대상이 되며 권력 중심이 붕괴했다. 외국인투자가들은 4일부터 공격적인 순매도로 돌아섰다. 영국, 미국 등 여러 나라가 한국을 여행 위험국으로 지정하고 있다.
당장 내년 예산안과 각종 경제관련 입법의 향방이 불확실해졌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등 국제 투자은행들은 8월 이후 주가 하락으로, 한국 증시가 ‘지나치게 저평가된 상황에 이르렀다’고 본다. 그러면서도 정치적 불안정성이 해소될 때까지는 “변동성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뉴욕타임즈(NYT)는 7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에서 부결되자 “한국을 뒤흔든 정치적 격변과 불확실성이 오래가게 됐다”고 보도했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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