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진 앞에서 흩어지며 “쾅”…‘전장 게임체인저’ 군집드론 만든다 [박수찬의 軍]
우크라이나 전쟁은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었던 현대전의 상식을 깨버렸다. 전차와 장갑차 등으로 구성된 대규모 지상군 부대가 전장에서 맞붙었던 1차 걸프전, 급조폭발물(IED)과 대형 무인기가 활약했던 테러와의 전쟁과는 또다른 형태다.

한국도 군집드론의 유용성에 주목, 적군에 대한 감시와 타격이 가능한 군집드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르면 2020년대 말쯤엔 국산 군집드론 개발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군집드론 도입 나선 군
군 당국은 지난 2022년 북한 무인기 침투 사건 이후 드론 전력 강화에 나섰다. 그 전까진 중고도무인정찰기(MUAV)나 군단·사단급 무인정찰기처럼 기체 크기가 큰 기종에 관심을 보였던 군은 이 사건을 계기로 소형 드론 도입에 적극 나섰다.

군집드론 블록(Block-Ⅰ)은 드론작전사령부가 구상하는 드론 확보 계획에서 중간 단계에 해당하는 전력이다.
사령부 창설 시점에서 확보된 드론은 원거리정찰용 소형 드론과 스텔스 드론, 자폭드론이다. 국방과학연구소(ADD)에서 만든 위성항법체계(GPS) 전파방해 대응 소형무인기, 다중임무를 위한 영상추적형 소형 자폭무인기 등을 개조한 것이다.

이에 따라 진행되는 사업 중 하나가 군집드론 블록(Block-Ⅰ)이다. 군집드론이란 다수의 드론들을 집단으로 실시간 운영해서 표적을 정찰·타격하는 체계를 말한다.
군집드론 블록(Block-Ⅰ)은 북한 무인기의 영공 침범 등 도발이 발생하면 압도적 대응능력을 과시하고, 전시에는 전략 표적을 탐지·식별하고 정밀타격하는 군집드론을 확보하게 된다.
평시에는 작전지역을 정찰해서 군의 억제력을 과시하고, 전시에는 여러 갈래로 갈라져서 표적 상공으로 움직여서 목표를 실시간으로 정밀타격한다.
지난해 6월 중기 소요결정이 이뤄져 같은해 10월~올해 4월 선행연구가 이뤄졌다. 주무부서인 방위사업청은 내년 3월 사업추진기본전략을 수립하고 2026년 6월까지 사업 타당성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같은 기술을 갖추지 못하면 드론들은 비행 과정에서 서로 부딪히면서 충돌을 거듭, 임무 수행을 하지 못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선 드론들이 일정 거리를 유지하면서 비행해야 한다. 그렇다고 그 거리가 지나치게 멀게 설정되어도 안된다. 드론들이 서로 멀리 떨어져 있다면 군집비행이 어렵다.
다수 드론이 일제히 특정 방향과 속도로 비행하도록 하는 기술도 필수다. 군집으로 운용되는 드론이 하나의 큰 물체처럼 비행해야 위력이 극대화된다.
미국에서는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을 중심으로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수송기를 활용해서 살포 및 회수하고 정밀제어하는 그렘린 프로그램, 250대 이상의 드론으로 구성된 오프셋 프로그램 등이 대표적이다.
영국과 프랑스, 중국 등에서도 군집드론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중국의 전자기술그룹(CETC)은 지난 2017년 119대 군집드론에 성공한 바 있다.

특히 지난 2020년 드론 19대의 군집비행 시험에 성공하면서 군집드론의 제어와 통신 성능을 확인했다.
이때 사용된 드론은 전기추진식 프로펠러로 동력을 얻고, 작은 공간에 넣을 수 있도록 크기를 소형화했다.
다수의 드론을 지상 운용자 1명이 동시에 통제할 수 있도록 지상통제장비를 설계했다.
이같은 준비를 진행한 뒤 실시한 비행시험에선 19대가 군집비행에 성공, 통신 및 제어 알고리즘을 검증하는 성과를 얻었다.
방위사업청이 추진하는 군집드론 블록(Block-Ⅰ)도 ADD가 개발한 기술 등을 활용해서 만들어질 전망이다. 해당 사업에서 확보된 기술은 육군과 해군이 도입을 구상하는 군집드론 체계에서 응용될 수 있다.
◆드론 요격할 신기술 개발도 진행
신형 드론 개발과 더불어 드론을 효과적으로 요격할 수 있는 무기를 만드는 작업도 추진 중이다.

이에 따라 대공방어가 필요한 주요 거점에 무인원격기술을 적용한 지능형 40㎜ 무인방공시스템을 배치, 방공능력을 강화하는 방안이 추진됐다.
이에 따라 지난 6~8월 제안요청서 공고과 제안서 평가를 거쳐서 지난 9월 ADD 산하 국방신속획득기술연구원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개발 협약을 맺었다.
협약에 따라 2026년 9월까지 설계, 시제 개발, 성능확인 작업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후 2027년 3월까지 군에서 시범운용을 한다.
이와 관련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난해 방위산업전시회 등에서 ‘40㎜ 무인방공시스템’이란 이름으로 소개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40㎜ 무인방공시스템은 전투기와 헬기, 드론 요격이 가능하다. 국지방공레이더가 공중 표적을 탐지하면, 대대 지휘통제실에서 관련 정보를 수신해서 예하 중대에 전달한다.
중대는 통합무장제어시스템을 통해 4~6대의 40㎜ 무인포탑을 통제한다.
40㎜ 쌍열포로 구성된 무인체계 유효사거리는 4㎞. 20㎜ 발칸포(1.8㎞)와 30㎜ 비호복합(3㎞)보다 길다. 4개를 운영하는데 필요한 인력은 2명으로서 발칸 및 비호복합(16명)보다 훨씬 적다.
텅스텐 볼 640개를 탑재한 복합기능탄을 사용해 기존 대공포보다 위력을 더욱 높였다. 광학장비와 추적레이더는 5~10㎞ 거리에서 표적을 탐지한다. 6초 이내에 사격이 가능해서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다.
대공감시임무 수행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장병 피로를 낮추고, 우발적 사고 위험도 경감하는 효과가 있다.
다만 시가지에서 운용할 가능성에 대비,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우선 표적에 명중하지 않은 포탄이 지상에 낙하해서 인적·물적 피해를 입히지 않도록 자폭 기능을 갖출 필요가 있다.
낙탄 피해 위험이 있다면, 시가지에 드론이 침입했을 경우에 사격을 통한 대응이 어려워질 수 있다.
40㎜ 포탑의 경량화도 필수다. 현재 서울 시가지에는 건물 옥상에 대공포를 배치하고 있다. 건물 구조 안전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대공포를 설피하려면 경량화를 통한 무게 경감이 이뤄져야 한다.
드론의 위력이 전쟁에서 입증되면서 드론을 활용하는 기술, 드론의 위협을 저지하는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속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드론을 전장에서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서 관련 기술 개발은 지속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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