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밀레이 1년 르포] "물가안정돼 희망 보여" vs "돈없으면 죽으란 말이냐"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취임 1년(12월 10일)을 앞둔 8일(현지시간)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민들은 '정부 평가'를 묻는 말에 극과 극의 반응을 보였다.
중·상류층 거주지역인 레콜레타와 카바지토, 한인 도매상 밀집 지역인 플로레스, 온세 지하철역 근처에서 만난 시민들은 대체로 입을 떼기 전 표정에서부터 밀레이 대통령에 대한 제 생각을 드러내고 있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건설·상업 교민들 '고전'…"이 나라 와서 40년간 이런 어려움은 없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김선정 통신원 = "밀레이 대통령은 1년 만에 급등하는 물가를 안정시켰고, 달러 환율도 유지하고 있다. 내년엔 경제가 훨씬 나아질 것 같다" (빅토르·55)
"예상보다 훨씬 빠르고 성공적으로 물가를 안정시켰다. 내년에 경기가 회복되면 세금 인하 공약도 지킬 것으로 기대한다" (레안드로·33)
"지난 1년은 끔찍했다. 은퇴 후 계획은 틀어졌고, 이 나이에 이렇게 살리라곤 상상도 못 했다" (미르타·68)
"밀레이에게 투표했는데, 실망이 크다. 개혁의 고통은 노동자와 연금자에게 고스란히 돌아갔다" (마르틴·35)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취임 1년(12월 10일)을 앞둔 8일(현지시간)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민들은 '정부 평가'를 묻는 말에 극과 극의 반응을 보였다.
중·상류층 거주지역인 레콜레타와 카바지토, 한인 도매상 밀집 지역인 플로레스, 온세 지하철역 근처에서 만난 시민들은 대체로 입을 떼기 전 표정에서부터 밀레이 대통령에 대한 제 생각을 드러내고 있었다.
주부 세실리아(60) 씨는 웃음과 함께 "지난 1년은 내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나았다"며 "대담하게 정부 예산을 긴축했고, 고물가와 불경기가 있을 것이라고 우리에게 예고해 어느 정도 대비하도록 한 점도 높이 산다"고 칭찬했다.
베네수엘라에서 회계사를 하다 현재 운전사로 근무하는 빅토르 씨는 "밀레이가 아니었으면, 아르헨티나는 고국(베네수엘라) 꼴이 났을 것"이라며 "현재 베네수엘라에선 월급이 10달러"라고 부연했다.
반면 닐다(70) 씨는 잔뜩 상기된 모습으로 "최악의 정부다. 늙고 돈 없으면 죽어야 하느냐"라며 "최저 연금을 받고 있는데 약을 사면 밥을 못 먹고, 밥을 먹으려면 약을 포기해야 한다"며 불같이 화를 냈다.
아르헨티나에서 약을 사려면 미국이나 유럽과 비교해 12배 이상 비싸다는 게 현지 매체들의 분석이다.
아울러, 최근 밀레이 정부는 은퇴자들에게 무료로 지급하던 일부 약 종류를 제한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버스 정류장에서 만난 미르타 씨는 "은퇴 후 다시 구직 활동을 해 일을 하고 있다"며 "(보조금이 줄면서) 연금과 월급으로 겨우 생계를 이어 나가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지금보다 나빠지면 나빠졌지, 내년에도 좋아질 기미는 하나도 안 보인다"는 배관공의 푸념도 있었다.
교민 반응도 크게 갈렸다.
공공 건설사업 중단과 소비심리 실종 등 여파로 현지에서는 건설업과 상업 종사자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 의류 판매에 주로 종사하는 교민들은 남반구 한여름인 12월에 '불경기 찬바람'을 몸소 체감하고 있었다.
40대 한인 도매상은 "소비 하락으로 판매는 없고, 천정부지로 오른 공과금과 월세를 버티지 못해 결국 가게를 접는다"며 "이 나라에 온 지 40년이 넘었는데, 이런 어려움은 겪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고 한탄했다.
반면, 정책의 선명성에 기대감을 표하는 여론도 있었다.
한 청바지 도매상은 "짧은 기간 내에 아르헨티나의 고질적인 문제인 인플레이션을 잡아가는 것 같다"며 "세금 인하 등 사업체 운영에 도움일 될 만한 정책도 조만간 시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sunniek8@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尹 "탄핵하든, 수사하든 맞설 것…거대 야당이 국헌문란 행위" | 연합뉴스
- "이 짐을 갖고 어디로 간단 말인가"…故 김수미가 남긴 일기 | 연합뉴스
- 新 민중가요 된 K팝…'다시 만난 세계' 청취자 계엄 후 23%↑ | 연합뉴스
- 제주서 70대 노인 경운기에 몸 끼여 숨진 채 발견 | 연합뉴스
- [노벨상 시상] 스톡홀름 아이들 만난 한강…열살 자작시에 '엄마 미소'(종합) | 연합뉴스
- 엘튼 존 "대마초 합법화, 북미 최악 실수 중 하나" | 연합뉴스
- 최태원 차녀 최민정, 美보험CEO 총격에 "의료 시스템 변화 시급" | 연합뉴스
- [팩트체크] 우리나라 음주운전 처벌은 관대한 편이다? | 연합뉴스
- '내연관계 들킬까 봐…' 북한강 시신 유기한 양광준 첫 재판 | 연합뉴스
- JYP 박진영, 강릉아산병원에 2억 사재 기부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