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은 BMI 25 vs 27?…"허리둘레, 체지방률을 살펴야"

체질량지수(BMI) 비만 기준이 최근 논란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대한비만학회가 각기 다른 비만 기준을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BMI가 비만을 평가하는 유용한 지표인 것은 사실이지만 절대적인 비만 판단 기준은 아니라는 점에서 융통성 있게 활용할 것을 권장했다.
10월 15일 ‘꿈의 비만약’으로 불리는 노보노디스크사 비만치료제 ‘위고비’의 국내 판매가 시작됐다. 출시 후 '불법 거래', ‘묻지마 처방’ 등이 성행하면서 오남용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비만에 대한 국민 관심도가 높다는 의미다. 관심도가 높은 만큼 비만 기준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도 논쟁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 비만은 BMI 25 이상 VS 27 이상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은 지난달 8일 ‘2024년 한국보건교육건강증진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국내 비만 기준을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BMI 비만 기준을 25 이상에서 27 이상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BMI는 체중(kg)을 신장(m 단위)의 제곱(㎡)으로 나눈 값으로 세계보건기구(WHO) 서태평양 지역 기준에 따라 한국은 25 이상일 때 비만이다.
건강보험연구원은 성인 847만명을 21년간 추적 관찰해 25 구간에서 사망 위험이 가장 낮다는 점을 확인했다. 사망 위험은 18 미만과 35 이상일 때 가장 높았다. BMI가 증가할수록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심뇌혈관질환 등의 발생 위험이 증가했지만 25를 비만 기준으로 삼아야 할 근거는 불분명하다고 분석했다. 건강보험연구원은 연구를 종합했을 때 적절한 비만 기준은 27 이상이라고 결론지었다.
대한비만학회는 지난달 14일 반박 성명서를 냈다. 학회는 연구원의 비만 상향 조정 발표에 우려를 표했다. 학회와 같은 전문가 단체와 논의 없이 배포된 새로운 비만 기준은 국민의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주장이다.
학회는 비만 기준을 사망률보다 동반 질환 위험률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만은 다양한 질환 발병 위험률과 사망률을 높이기 때문에 동반 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비만 기준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허양임 비만학회 언론홍보이사(분당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사망률은 비만뿐 아니라 흡연, 음주, 다른 질환 등 다양한 원인이 작용할 수 있다”며 “비만의 진단 목적은 비만으로 인한 합병증 예방에 있기 때문에 동반 질환 위험이 증가하는 구간부터 비만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삶의 질 저하, 사망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성질환과 암 등을 예방하기 위해 합병증 동반 가능성이 있는 대상자를 찾고 관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BM는 선별검사...허리둘레, 체지방률 살펴야
BMI의 비만 기준이 논란이 되고 있지만 BMI가 비만을 측정하기에 좋은 지표인지부터가 사실상 논란이 돼왔다. 체중과 신장을 기준으로 비만을 평가하는 BMI만으로는 근육량, 체지방량 등을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운동선수처럼 근육량이 많은 사람은 근육의 무게 때문에 체중이 많이 나간다. BMI 기준으로 비만 진단을 받을 수 있다. 건강을 해치고 합병증을 유발하는 ‘병적인 비만’과는 다르다.
다만 보편적으로는 BMI 수치가 증가할수록 대사 이상이 발생하고 각종 합병증이 발병할 위험이 높아진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간단하게 위험도를 평가하는 선별검사로서는 BMI가 유의미하다고 보고 있다.
허 이사는 “BMI로 비만 진단을 받았다고 해도 근육량이 많고 대사 이상이 없는 사람이라면 체중 감량을 하거나 치료를 받아야 하는 대상에 속하지 않을 수 있다”며 “지방량, 근육량, 복부비만 등을 살펴 이 부분들에 문제가 있을 때 비만 관련 동반 질환에 대한 검사 및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BMI보다 비만 위험성을 명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허 이사는 “BMI는 가장 간편하게 평가할 수 있는 객관적인 지표이기 때문에 먼저 시행하는 것이고 다른 지표의 확인도 필요하다”며 “허리둘레, 허리-신장 비율, 체지방률 등을 사용해 비만을 측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허리둘레 비만 기준은 남성 90cm, 여성 85cm 이상이다. 복부에 축적되는 내장 지방은 비만 관련 대사질환의 위험성을 높이기 때문에 중요한 비만 측정 수단이 된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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