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처단' 계엄 포고문…의대생 "尹 퇴진 전 복귀 없다"

장성희 기자 2024. 12. 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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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내린 비상계엄 포고문에 '전공의 처단' 등 의료계를 향한 수사가 동원되면서 한 해 동안 수업을 거부해 온 의대생들이 분노하고 있다.

한편 계엄의 후폭풍으로 대통령실 수석비서관들이 단체로 사임 의사를 밝히며 구조적으로도 의대생 복귀 문제는 해결이 불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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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이 의대생을 더 강경해지도록 만들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 촉구 집회에서 시민들이 손피켓을 들고 정권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2024.12.6/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장성희 기자 = "전공의를 비롯해 파업 중이거나 의료 현장을 이탈한 모든 의료인은 48시간 내 본업에 복귀해 충실히 근무하고 위반 시 계엄법에 의해 처단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내린 비상계엄 포고문에 '전공의 처단' 등 의료계를 향한 수사가 동원되면서 한 해 동안 수업을 거부해 온 의대생들이 분노하고 있다. 정권의 퇴진 없이는 의대생의 복귀도 이제 없다는 주장이 거세다.

8일 의대생들은 대통령이 비상계엄과 함께 발표한 포고문을 보고 당혹감과 분노를 동시에 느꼈다고 증언한다.

의대생 A 씨는 "처음에는 포고문을 믿지 못하고 당혹스러웠으나 감정은 이후 분노로 바뀌었다"며 "계엄이 없었더라면 향후 (정부와) 얘기라도 해 볼 수 있었겠으나, 이제는 아마 돌아가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의대생 B 씨는 "대통령이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계엄을 선포했는지 확실히 확인했고, 그 부분에 화가 많이 난 상태"라며 "의대생은 이번 (의정갈등) 사태로 상처받은 사람인데, 더 확실히 상처를 낸 느낌"이라고 전했다.

당초 교육부는 복귀를 거부하는 의대생들과 소통해 내년 3월에는 이들을 복귀시키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밝혔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계엄으로 이 같은 계획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정부에 대한 의대생들의 비판은 한층 더 거세졌다. 전국 40개 의대 학생 단체인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는 5일 성명문을 내고 "정부와 반대 의사를 표명하면 모두 반국가세력이고 파업으로 생각하는 정부의 자폐적인 의식이 반영됐다"고 맹렬하게 비난했다.

대통령이 자리를 지키는 상황에서 이제 학교로 돌아갈 수는 없다는 게 의대생들의 인식이다. B 씨는 "계엄이 의대생을 (정부에 대해) 더 강경해지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정권의 퇴진과 더불어 전향적인 정치권의 태도 변화가 나와야 현재 벌어지는 갈등도 합의점을 찾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A 씨는 "(의대생 복귀 문제가) 정치와 크게 엮여버린 상황이라 정치권에서 움직이지 않으면 학생들도 능동적으로 복귀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계엄의 후폭풍으로 대통령실 수석비서관들이 단체로 사임 의사를 밝히며 구조적으로도 의대생 복귀 문제는 해결이 불가능해졌다. 의정갈등 문제는 대통령실의 입장이 중요한데, 참모들이 전원 사임해 해결을 주도할 사람이 없다는 설명이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의정갈등 문제를 다루는) 장상윤 사회수석이 사임하면 (의정갈등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며 "다른 교육 관련 사안보다 의대생 복귀 문제가 더 복잡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전했다.

grow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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