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거부권과 재표결…1년간 '도돌이표'

<앵커>

김건희 여사 특검법은 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하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뒤에 재표결 부결, 또 폐지되는 게 도돌이표처럼 반복되고 있습니다. 1년 동안 이런 상황이 세 번 있었던 겁니다. 

노동규 기자입니다.

<기자>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특별검사가 수사하도록 하는 이른바 '김건희 특검법'은 지난해 말 21대 국회에서 처음 통과됐습니다.

[김진표/전 국회의장 (23년 12월 28일) :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에 대한 수정안은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대통령실은 "총선용 여론조작 목적의 악법"이라고 비난했고, 윤석열 대통령은 재의 요구, 즉 거부권을 행사해 법안을 국회로 돌려보냈습니다.

재표결 결과는 부결.

지난 5월 22대 국회 시작 뒤 민주당 주도로 발의된 '김건희 특검법'은 '채 해병 특검법'과 함께 야당 주도로 지난 9월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이성윤/더불어민주당 의원 (5월 31일) : 봐주기 수사, 시간 끌기식 수사가 문제 된 만큼, 특별검사는 최장 6개월 안에 100여 명의 수사 인력을 투입하여 신속히 수사하도록 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수사 담당자와 수사 대상을 모두 야당이 정해 사법 시스템 근간을 훼손한다며 두 번째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정혜전/대통령실 대변인 (10월 2일) : 더불어민주당은 역사상 가장 많은 위헌·위법 소지가 많은 법안을 발의하는 더불어위헌당으로 기록되는 것이 두렵지 않은지 묻고 싶습니다.]

국회로 돌아온 법안은 재표결 끝에 부결됐는데 여당 이탈표가 최소 4표가 나왔습니다.

지난달 수사 대상을 줄이고 특검 후보 추천 방식을 바꾼 세 번째 김건희 여사 특검법이 다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대통령 거부권 행사로 다시 국회로 돌아왔는데 이번엔 가결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계엄 사태 발생과 처리 과정에서 당정 갈등에 당내 이견이 이어지면서 김 여사 특검법이 통과될 수 있다는 전망이 여권 내에서도 나왔습니다.

[조경태/국민의힘 의원 : 당내에 이견들은 있는데요.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서는 저는 아마도 가결되지 않겠나,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민주당도 탄핵 여론을 등에 업고 윤 대통령 탄핵안과 같은 날 처리하기로 했는데, 여권이 진통 끝에 탄핵안 처리에 단일대오를 유지하면서 김 여사 특검법은 이번에도 부결됐습니다.

(영상편집 : 박정삼)

노동규 기자 laborstar@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