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하라" 공허한 구호되나...국회 본회의장 앞 야당 보좌진들

장슬기 기자 2024. 12. 7.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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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지난 3일 비상계엄 이후 며칠째 과로 중인 국회
본회의장 앞 모여 "탄핵" 외쳤지만 국민의힘 불참으로 무산
오후 7시 현재 망연자실, 대기 중…자정까지 여당 의원 설득 전략

[미디어오늘 장슬기 기자]

▲ 7일 오후 5시50분경 국민의힘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빠져나가자 야당 보좌진들이 표결하라며 항의하고 있다. 사진=장슬기 기자

7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과 김건희 특검법 통과가 모두 무산되면서 국회 본청 본회의장 앞 로텐더 홀에는 야당 보좌진들은 “허무하다”며 “이런 무기력한 현장은 처음”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국회는 김건희 특검법 재의투표 결과 세 번째로 부결(찬성 198표)됐고, 이후 국민의힘 의원 대다수가 본회의장을 빠져나가 정족수 미달로 탄핵안을 통과하지 못했다.

이날 해당 법안에 대한 표결이 5시부터 진행되는 가운데 이미 4시경부터 국회 로텐더홀(2층)에는 여야 보좌진들로 가득찼다. 야당 보좌진들은 “탄핵, 탄핵” 등 구호를 외치며 비상계엄을 선포하면서 군을 국회에 침투시킨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요구했다. 이들은 “내란행위 즉각수사!”, “윤석열은 사퇴하라”, “김건희를 특검하라” 등이 쓰인 손팻말을 들고 로텐더홀에 모였다.

▲ 7일 오후 4시경 국회 본청 2층 로텐더홀에 모여있는 여야 보좌진들. 사진=장슬기 기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서는 반대표를 던지고 대통령 탄핵안에 대해서는 투표하지 않고 본회의장을 빠져나가기로 결정했다. 이에 국민의힘 보좌진들은 야당 보좌진들의 거센 항의를 예상하면서 여당 의원들이 무사히 국회 본청을 빠져나갈 수 있도록 하려고 로텐더 홀에서 대기했다.

한 여당 의원실 보좌진은 미디어오늘에 “어제(6일) 민주당 원외 지역위원장 등이 의원회관에 들어와서 위협이 됐다”며 “여론이 좋지 않기 때문에 (의원이) 안전하게 나갈 수 있도록 해야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날 여당 쪽에서는 국회 사무처에 신원 확인을 제대로 했는지 항의하는 일도 벌어졌다.

반면 한 민주당 의원실 보좌진은 미디어오늘에 “왜 (그들이) 국회로 왔겠냐. 오늘 표결을 앞두고 어제부터 모두가 무섭고 불안해서 국회를 지키기 위해 온 것인데 여당 보좌진 쪽에서는 그것을 위협이라고 하고 있다”며 “계엄군이 국회를 들어왔는데 그러면 계엄군은 절차대로 허가 받고 들어왔냐”고 말했다.

이날 국회에서 만난 상당수 보좌진들은 피로를 호소했다. 지난 3일 당시 국회 근처에서 식사를 하고 있거나 국회에서 업무 중이던 보좌진들은 윤 대통령이 10시30분경 비상계엄을 선포하자 즉시 국회로 들어왔지만 그렇지 않았던 보좌진들은 경찰의 진입 방해 등으로 새벽 2~3시경 국회에 진입했다고 전했다. 이후로 귀가하지 못하거나 집에 가더라도 필요한 짐을 싸오거나 잠시 눈만 붙이고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 7일 오후 국민의힘 의원들이 빠져나간 뒤 본회의장 문 앞 모습. 사진=장슬기 기자

야당 의원들은 지난 3일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2차 계엄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순번을 정해서 8시간씩 국회 본회의장을 지키고 있다. 야간에는 매트, 안대 등을 준비해서 본회의장 바닥에서 잠깐 눈을 붙이고 있다. 자연스레 야당 보좌진들도 비상상황으로 국회 내에 머물러왔다.

오후 4시55분경 민주당 의원총회가 끝나고 의원들이 본회의장으로 입장했고, 이후 국민의힘 의원들도 본회의장에 들어섰다. 야당 보좌진들은 윤 대통령 탄핵과 김건희 특검법 통과를 강하게 주장했다. 본회의가 시작되고 보좌진들은 각자 휴대폰으로 본회의장 소식을 생중계로 지켜봤다. 약 40분 뒤 먼저 투표한 김건희 특검법이 부결되자 보좌진들 사이에서는 “이것도 안 되면 탄핵은 물건너갔다”며 탄식이 나왔다.

이후 국민의힘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빠져나가자 보좌진들은 “위헌정당 해산하라” “탄핵” “탄핵하라” “(탄핵안 표결하러) 들어가” 등의 구호를 외쳤다. 안철수·김예지 등 극소수의 국민의힘 의원만 본회의장에 남고 나머지 여당 의원이 자리를 떠나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오후 7시 현재 투표함을 열지 못하고 있다.

▲ 7일 야당 보좌진들이 들고 있던 손팻말. 사진=장슬기 기자

한 야당 보좌진은 미디어오늘에 “울고 싶다”고 말했고, 또 다른 야당 보좌진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여당 의원 상당수가 본회의장을 빠져나가자 야당 보좌진들은 로텐더 홀 바닥에 삼삼오오 모여 앉아있다. 7시 현재 국민의힘 의원들이 아직 의원들이 본회의장 안에 있기 때문에 대기 상태이며 일단 표결이 완료될 때까지 국회 내에서 대기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조국혁신당은 이날 오후 7시30분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기로 했다가 취소했다. 사회민주당은 이날 기자들에게 “오늘 자정까지 국회에서 기다린다”며 “국민 여러분, 국민의힘 의원들이 용기를 내어 탄핵 투표를 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모든 행동을 합시다.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문자, 전화합시다. 우리 국민들이 설득합시다”란 메시지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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