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대로 메운 ‘탄핵 물결’…“가결하라” 시민들 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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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함성이 국회 안 본회의장에 전달됐음은 분명하다.
7일 오후 3시께, 국회 본회의장에서 치러질 윤석열 대통령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을 2시간여 앞두고 시민들은 기대와 불안이 뒤섞인 복잡한 마음으로 시선을 국회 푸른 지붕으로 향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과 참여연대, 군인권센터, 민주노동조합총연맹 등 시민단체와 노조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대로에서 '내란죄 윤석열 퇴진! 국민주권 실현! 사회대개혁! 범국민촛불대행진'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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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대통령 탄핵소추 가결하라” “불법계엄 내란죄 윤석열은 퇴진하라”
시민의 함성이 국회 안 본회의장에 전달됐음은 분명하다. 국회 의사당 정문부터 여의도 공원 너머까지 너비 100미터가 넘는 대로 500여미터를 발 딛기 어려울 정도로 가득 메운 100만(주최쪽 추산, 경찰 비공식 추산 15만) 시민의 외침도 빈틈 없이 단단했다. 7일 오후 3시께, 국회 본회의장에서 치러질 윤석열 대통령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을 2시간여 앞두고 시민들은 기대와 불안이 뒤섞인 복잡한 마음으로 시선을 국회 푸른 지붕으로 향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과 참여연대, 군인권센터, 민주노동조합총연맹 등 시민단체와 노조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대로에서 ‘내란죄 윤석열 퇴진! 국민주권 실현! 사회대개혁! 범국민촛불대행진’을 열었다. 주최 단체의 이름은 중요치 않았다. 그저 민주주의 토대 위에 쌓아올린 일상을 빼앗기기 두렵다는 시민이 여의도로 물밀듯이 몰려 들어왔다.
이날 서울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은 몰려드는 시민들로 역 출구를 나오기까지도 10분 이상 기다려야 했고, 지하철은 국회의사당역에 서지 못하고 무정차 통과했다. 다행히 국회의사당역에 내린 시민들은 천천히 이동하면서 “윤석열을 탄핵하라”를 함께 외쳤다. 열차에서 내리지 못한 시민은 걷고 또 걸었다. 국회로 향하는 서강대교에도 집회 현장에 도달하기 위한 시민들이 줄을 이어 걸었다. 서강대교 위에서 만난 최아무개(45)씨는 “칼바람이 불어 강 건너기가 춥지만, 행진 끝은 탄핵으로 정해져 있다”며 걸음을 이어갔다.
이날 어마어마한 인파로 둘러싸인 공간, 국회의사당에서 지난 3일 펼쳐졌던 처참한 밤 풍경과 시민의 용기에 대한 목소리가 무대 위에선 이어졌다. 진영종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는 “지금 우리가 함께 하고 있는 이 자리는 어떤 자리인가. 국회로 밀고오는 계엄군을 위대한 시민들이 온몸으로 저지했던 자리”라며 “그로부터 100시간도 지나지 않아, 내란이라는 민낯을 백일하에 드러냈다. 이제 곧 우리 민주주의의 문이 활짝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양경수 민주노총위원장은 “거센 민심의 성난 파도를 거스르려 한다면 진정한 국민의 힘이 무엇인지 보게될 것”이라며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내건 국민의힘을 규탄했다.
시민들은 다양한 모습으로 집회에 힘을 보탰다. 아들 정효재(10)군 손에 이끌려 집회를 찾았다는 장정윤(46)씨는 “아이가 계엄령을 보고서 잠을 못 잤다. 그러더니 오늘 나와서 한목소리를 내고 싶다고 했다”며 “아빠가 말렸고, 저도 걱정됐지만 이것도 교육이니까 나오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아들 효재군은 “이렇게 가다가는 나라가 망할 것 같았다”고 했다. 스님의 모습이 그려진 ‘중도모임’이라는 깃발을 들고 나온 민아무개(29)씨는 “(정치적)중도층도 모여서 화가 나있다는 의미와 중같이 생긴 자비로운 사람도 화가 났다는 이중적 의미를 깃발에 담아보았다”고 했다. 그런데도 주변에선 “불교에서 나왔느냐”는 질문이 끊이질 않았다.
시민들 사이에선 이날 오전 윤 대통령의 담화를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 주로 나왔다. 서울 송파구에서 온 취업준비생 정아무개(27)씨는 “너무 기가 막혀서 말이 안 나왔다. 2차 계엄이 없다고 말한 것도 신뢰가 가지 않는다. 이번 계엄도 누가 이 시대에 내리겠다고 생각했겠느냐”라고 비판했다. 택시기사 조홍호(65)씨도 “계엄을 내렸다고 사과한 것이 아니라 ‘겁을 줘서 미안하다’고 하지 않았느냐”라고 말했다.
사뭇 달라진 정치권 분위기에 국민의힘 이탈표가 나오지 않을까 봐 걱정하기도 했다. 서울 강북구에서 온 반가민(40)씨는 “본인들을 잡아들이려 한 사람의 탄핵을 반대한다니 이해되지 않는다”며 “부결되는 상황은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고 했다.
김가윤 기자 gayoon@hani.co.kr 정봉비 기자 bee@hani.co.kr 박고은 기자 eu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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