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는 지금 발 디딜 틈 없다’···전국서 모인 인파로 지하철도 ‘무정차’
윤석열 대통령 퇴진 촉구 범국민촛불대행진이 진행 중인 7일 국회 의사당 인근은 시위에 참여하기 위해 모여든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KBS에서 의사당대로로 들어서는 길목에는 경찰이 “KBS 사거리에서 앞쪽으로 가도 행사장이 꽉 차서 자리가 없습니다! 오른쪽으로 가서 자리 잡으세요!”라고 외쳤다. 집회 현장인 의사당대로는 이미 인파로 가득 찼고, 제대로 서 있을 공간도 없어 밀려난 시민들은 대로 양측 인도에 올라서고도 어깨를 맞대면서도 자신의 자리를 지켰다. 주최 측은 이날 집회에 100만명 이상이 모였다고 밝혔고, 경찰 측은 10만1000명이 모였다고 비공식 추산했다.
두꺼운 외투에 마스크와 장갑, 목도리를 두른 시민들은 저마다 손팻말을 들고 여의도 곳곳을 메웠다. 의사당대로 동편 인도에 모여든 이들은 화단에 올라서는 것도 모자라 조경수 아래 자리를 잡고 빼곡히 들어섰다. 엄미경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경찰에 요청한다. 앞쪽 도로를 열어줘야 안전사고를 막을 수 있다. 곳곳이 매우 비좁고 혼잡하다”라고 말했다. 시민들은 “천천히! 천천히!”라 외치며 만일의 사고에 대비했다.
범국민대회가 시작되는 오후 3시부터 곳곳에서 “갈 수가 없는데, 옆으로 들어가야 하나” “여기 지나갈 수 있는 거 맞아?” “우리 서로 잃어버리면 안 돼. 잘 챙겨” 등 인파 군집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회 쪽을 향하는 행렬과 반대편으로 나가는 행렬이 서로 우측통행을 하며 지나갈 때 마주치는 이와 주먹을 맞부딪히거나 “화이팅” 하며 미소를 건네는 이들이 보였다. “박근혜 때도 이랬는데 또 이러고 있다” “부지런히 앞으로 좀 갑시다” 등 볼멘소리도 자주 들렸다.
시민들은 국회를 향해 이동하면서 “윤석열은 퇴진하라” “윤석열을 체포하라” 구호를 외쳤다. ‘길을 트고 이동을 양보합시다’라는 주최 측 안내가 나왔고 경찰도 우측통행을 유도하며 현장 질서 유지를 위해 애썼다.
범국민대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여의도 일대는 시위에 참여하려고 모여든 인파로 북적였다. 오후 1시30분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여의도환승센터에 도착한 참가자들이 대거 몰렸는데, 여의도 각지에서 열린 다양한 집회 중 자신이 가기로 한 곳을 어떻게 가야 하는지 몰라 길을 헤매는 참가자도 적지 않았다.
동작역 등 일부 9호선 인근 지하철역에는 국회의사당과 여의도 인근으로 가려는 집회 참가 시민들이 몰리면서 압사 위험까지 나오고 있다. 경찰관 일부는 시민들에게 지하철 탑승을 만류하며 다른 교통편을 이용하라고 권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오후 국회의사당역은 전동차가 무정차 통과했다.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배시은 기자 sieunb@kyunghyang.com, 이홍근 기자 redroo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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