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尹, 시간 문제일 뿐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은 불가피"

정철운 기자 2024. 12. 7.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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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80년 '서울의 봄' 재연될 뻔...與 '탄핵 안된다'만 되뇌면 안 돼"
조선일보 "국민 앞에 무릎 꿇고 전말을 밝힌 뒤 어떻게 책임질지 밝혀야"
경향신문 "내란 우두머리, 대통령으로 있는 한 친위 쿠데타 무력화 아냐"
한겨레 "내란 앞에서 탄핵 이후 유불리 따지는 것은 국민에게 죄짓는 것"

[미디어오늘 정철운 기자]

▲윤석열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7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이 예고된 가운데, 주요 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윤 대통령이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은 불가피하다(동아일보)고 전망했다. 여당을 향해선 탄핵 이후 유불리만 따진다면 국민에게 죄를 짓는 것(한겨레)이라며 탄핵 표결에 동참하라는 요구가 나왔다. 내란 우두머리인 윤 대통령이 계속 대통령으로 있는 한 친위 쿠데타는 언제든 재현될 수 있다(경향신문)는 경고도 있었다.

동아일보는 “속속 흘러나오는 윤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당시 행적에 관한 전언과 증언들은 그 놀라움에 입을 다물 수 없게 한다. 단순히 야당을 겁주려는 경고 수준이 아니었다. 일선 사령관에게 직접 전화해 실시간 상황을 챙길 정도로 비상계엄에 모든 것을 걸고 있었던 셈”이라고 했다. 또 계엄군의 중앙선관위원회 점거 이유가 '부정선거 의혹'이었던 사실을 언급한 뒤 “윤 대통령이 극우 유튜버들의 4·10총선 부정선거 음모론에 얼마나 경도돼 있었는지 단적으로 보여준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윤 대통령은 이미 위헌·위법적 계엄 선포 자체로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자격을 잃었다. 이번 계엄 사태는 그간 이면에 가려 있던 윤 대통령의 비상식적이고 위험한 현실 인식, 나아가 감정적 충동적 의사결정 행태를 여실히 보여줬다. 과연 그런 생각과 성정을 가진 지도자에게 대한민국 국정의 운전대를 계속 맡길 수 있을지 근본적 의문을 낳게 했다”며 “이제 윤 대통령에게 남은 선택지는 거의 없는 듯하다. 단지 시간의 문제일 뿐 지금의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은 불가피하고, 그게 자의가 될지 타의가 될지 선택해야 하는 지경이 됐다”고 했다. 이어 “국민은 지극히 상식적이고 이성적인 결단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국회에 계엄군을 보내 국회 활동을 막으려 한 것은 명백한 계엄법 위반이다. 위헌·위법적인 조치임이 명백하다”면서 “계엄과 탄핵 정국에 경제·안보 불안도 커지고 있다. 환율·주가는 흔들리고 기업들의 위기감은 깊어진다. 윤 대통령은 국민 앞에 무릎 꿇고 사과하고 전말을 밝힌 뒤 어떻게 책임질지도 밝혀야 한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한 대표가 언급한 '직무 정지'는 윤 대통령이 시대착오적 계엄 선포도 모자라 '제2의 계엄'까지 획책한 정황이 여당 지도부에게 포착되면서 나온 고육지책”이라며 “까딱했으면 여야 주요 정치인들이 야밤에 잡혀가 구금된 80년 '서울의 봄' 이 재연될 뻔했다”고 비판했다. 중앙일보는 “한 대표가 전한 독대 결과를 보면 윤 대통령에게는 앞으로도 기대할 게 없으리라는 예측이 설득력을 갖는다. 따라서 한 대표와 여당 의원들이 국민이 납득할 수습책을 윤 대통령에게 요구해 이행을 담보해내지 못한다면 보수 정부 사상 두 번째로 대통령이 탄핵당하는 비극을 막기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했다.

중앙일보는 “탄핵으로 조기 대선이 치러지면 이재명 대표에게 정권을 헌납할 것이란 우려가 있긴 하다. 그렇다고 대통령이 명백히 헌법을 어겼어도 감싸고 가겠다는 논리는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당을 향해 “정권 붕괴의 악몽을 정말 막고 싶거든 막무가내로 '탄핵은 안된다'만 되뇔 게 아니라, 대통령 임기 단축 개헌이나 2선 후퇴·거국 내각 등 국민이 납득할 적극적 수습책을 제시하고 실현하는 것만이 답”이라고 했다.

경향신문은 “윤석열이 지난 3일 밤 선포한 비상계엄과 그에 따라 취해진 일련의 조치는 위헌 그 자체였다. 비상계엄 선포 사실을 국회에 즉시 통고하지 않았다. 국회의 계엄해제 요구권을 무력화하려 정치활동 일체를 금지했고, 국회를 침탈했고, 주요 정치인들의 체포를 시도했다. 윤석열이 비상계엄을 선포하자마자 계엄군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들이닥쳤다. 궁극적으로 국회 해산을 노린 게 아니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비상계엄이 윤석열의 의회 권력 찬탈과 집권 연장을 위해 치밀하게 준비되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내란의 우두머리인 윤석열이 대통령으로 있는 한 친위 쿠데타가 완전히 무력화됐다고 보기 어렵다. 윤석열을 권좌에서 끌어내려 이 국가 불안의 뇌관을 제거해야 쿠데타는 실패로 종결됐다고 확정할 수 있고, 그의 범죄를 단죄하는 일도 급물살을 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동훈 대표가 탄핵 찬성 입장으로 선회한 것은 매우 유의미하다. (여당은) 지난 며칠의 악몽을 깨끗이 씻어내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동참하기 바란다. 그러지 않으면 윤석열 탄핵을 외치는 촛불은 횃불이 되고, 그 횃불이 여당마저 태워버릴 것”이라 경고했다.

한겨레는 “국회는 반민주·반헌법·반역사적 범죄를 저지른 윤 대통령 탄핵안을 압도적으로 가결시켜 그를 헌법재판소 심판대로 보내야 한다”고 했다. 한겨레는 “20년 사이 대통령 탄핵이 세 차례나 되풀이되는 것은 비극이다. 그러나 윤 대통령이 저지른 12·3 내란은 온 국민의 이름으로 엄중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는 사안”이라고 했다. 이 신문은 “비상계엄 해제 이후 쏟아져 나온 관련자들의 증언은 윤 대통령을 당장 탄핵해야 할 이유를 더욱 분명하게 해준다. 홍장원 국가정보원 1차장은 6일 국회에 출석해, 윤 대통령이 지난 3일 밤 비상계엄 선포 직후 자신에게 전화해 '이번 기회에 싹 다 잡아들이라'면서 방첩사령부에 협조하라고 지시했다고 폭로했다”며 “개념이 전혀 없고 무능, 무도한데다 비겁하기까지 한 윤 대통령을 집무실에 하루라도 더 있게 해선 안 된다”고 했다.

한겨레는 “관건은 탄핵안 가결에 필요한 200표(재적 의원의 3분의 2)를 채울 수 있도록 국민의힘에서 8표 이상의 찬성표가 나올 것인지다”라며 여당을 향해 “대통령의 내란 행위 앞에서 탄핵 이후의 유불리를 따지는 것은 국민에게 죄를 짓는 것이다. 명백한 헌정 유린에 이런저런 정치적 이유를 들이대 탄핵안을 부결시킨다면 후손들에게 뭐라고 할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국민의힘은 역사에 부끄럽지 않은 선택을 해야 한다. 지금은 탄핵 뒤에 어떤 일이 벌어지느냐보다, 앞으로 무슨 짓을 벌일지 모르는 폭발물 같은 윤 대통령을 직무정지시켜 국가를 위기에서 구하고 국민을 안심시키는 게 급선무”라고 했다. 이어 “조기 대선 혼란을 막겠다고 임기단축 개헌 등 '질서 있는 퇴진'을 말하며 시간 벌기를 꾀하는 것은 사치이고 기만”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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