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밤부터 4일 새벽까지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와 국회의 해제로 정국 긴장감이 고조된 가운데 4일 오전 삼성·SK·LG 등 주요 기업들이 긴급회의를 소집하며 향후 경제적 리스크 시나리오를 고려한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계열사별로 밤새 대책을 세우고 오전 긴급회의에 돌입했다. 일부 계열사는 사장 주재로 이뤄졌고, 유사 계열 사장들이 모이기도 했다. 특히 해외 거래선을 대상으로 설명 방안을 논의하는 등 긴박하게 움직인 것으로 전해진다.
SK그룹은 이날 오전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주관으로 주요 경영진이 참석하는 대책 회의를 소집했다. 비상계엄 선포로 인해 시장 및 그룹에 미칠 영향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LG도 계열사별로 비상대책회의를 소집해 금융 시장 동향을 점검하고, 해외 거래선 대응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국회의사당이 위치한 여의도에 본사를 둔 LG전자,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전 부서인원 재택근무를 권고했다.
"계엄 파장, 행사 줄줄이 취소"…경제계도 숨죽인다
계엄 선포와 해제가 잇따르며 정국이 혼란을 빚으면서 경제계에선 일부 행사가 취소되는 일이 벌어졌다.
대한상공회의소는 4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상법 개정과 관련한 정책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이 행사를 취소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MBK파트너스 역시 이날 기자간담회를 연기했으며,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는 AI(인공지능) 트랜스포메이션 위크 세션 행사를 취소했다.
SK그룹, 임원 승진 절반 이상 줄였다…"수시 인사 강화"
SK그룹이 2명의 사장 승진과 75명의 임원 승진을 주 내용으로 하는 '2025년 정기 인사'를 5일 단행했다.
올 들어 계속되고 있는 리밸런싱 및 조직 슬림화에 따라 올해 신규 임원 승진은 감소세를 보였다.
2022년 164명에 달했던 신규 임원은 2023년 145명, 2024년 82명, 2025년 75명으로 절반 넘게 줄었다. 퇴임 임원은 이번 인사에서 공개하진 않았지만 감축 규모가 10~20%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다.
올해 인사에선 사장 승진자도 줄었다. 사장 승진자는 단 2명으로 2023년 8명, 2024년 6명과 대조를 이룬다.
최태원 장녀 최윤정, SK 신설 조직 '성장 지원' 이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장녀인 최윤정(35)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이 경영 보폭을 넓힌다. 최 본부장은 이번에 신설된 그룹 지주사 SK㈜의 신설 조직인 '성장 지원’ 담당을 겸직하게 됐다.
최 본부장은 SK㈜가 SK바이오팜과 공동으로 구성한 신약개발 TF에 참여해왔으며, 지난해 12월 SK바이오팜의 사업 개발과 전략 투자를 책임지는 사업개발본부장을 맡았다. 그는 이어 성장 지원 담당을 겸직하며 SK㈜의 성장 사업을 발굴하는 일까지 업무 영역을 넓힌다.
파운드리 매출 사상 최고치에도…삼성, 점유율 하락
전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0대 업체들의 총 매출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점유율 60%대로 독보적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대만 TSMC는 매출과 점유율을 모두 키운 반면 2위 삼성전자는 유일하게 전분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며 시장점유율도 하락했다.
TSMC는 전분기 대비 13% 증가한 235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으며, 시장점유율도 62.3%에서 64.9%로 끌어올렸다. 반면 삼성전자는 전분기 38억 달러에서 33억 달러로 12.4% 매출이 감소했다. 점유율도 전분기 11.5%에서 9.3%로 줄어들었다.
LG엔솔, 얼티엄셀즈 3공장 인수 검토…"운영 효율화 기대"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완성차 업체와 합작해 현지에 짓고 있는 배터리 공장 지분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지역 공장 리밸런싱을 통해 운영 효율화를 기대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GM은 2일(현지시각) 보도자료를 통해 미국 미시간 랜싱에 위치한 얼티엄셀즈 제3공장 지분을 LG에너지솔루션에 매각하기로 하는 논 바인딩(Non-Binding·비구속적)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북미 공장의 투자 및 운영 효율화, 가동률 극대화 등을 위해 미국 미시간주 랜싱 지역에 위치한 얼티엄셀즈 제3공장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확정되는 대로 공시 등을 통해 소통하겠다"고 전했다.
양사는 현재 인수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협의하고 있다. 실제 인수가 이뤄진다면 LG에너지솔루션은 제3공장을 주요 고객사에 셀을 공급할 수 있는 북미 생산거점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허창수 GS 명예회장 모친 구위숙 여사 별세…정·재계 조문 행렬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의 모친 구위숙 여사가 별세한 가운데 정·재계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유가족들은 차분하게 조문객을 맞으며 고인의 넋을 기렸다.
4일 구 여사의 유족 측은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이날 오전 10시부터 조문객을 맞았다. 전날 GS그룹은 구 여사가 3일 오후 오후 5시 향년 96세 일기로 별세했다고 밝혔다.
구 여사는 1928년 경남 진주시에서 고 구인회 LG 창업주의 첫째 동생인 고 구철회 LIG 명예회장의 4남 4녀 중 장녀로 태어나 지수공립보통학교와 진주여고를 다녔다. 17세인 1945년에 고 허만정 GS 창업주의 3남인 고 허준구 GS건설 명예회장과 결혼했다. 허준구 명예회장과 결혼한 뒤 슬하에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과 허정수 GS네오텍 회장, 허진수 GS칼텍스 상임고문, 허명수 GS건설 상임고문, 허태수 GS그룹 회장 5남을 뒀다.
고려아연, 임시주총 의결…표 대결 최대 관건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내년 1월23일 고려아연 임시 주총을 열고 영풍 측과 이사 선임 등을 두고 표 대결을 벌인다. 최윤범 회장 측이 이 임시 주총에서 경영권 방어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지분율 싸움에서 6%p 앞서는 영풍 측은 계획대로 14명 이사 선임에 성공할 경우 경영권 분쟁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다. 반대로 14명 중 일부만 이사회에 진입하면 경영권 분쟁 국면은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사 확보 수를 비롯해 캐스팅 보트를 쥔 국민연금의 표심 등이 이번 임시 주총의 최대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 창단…내구 레이스 뛰어든다
제네시스가 4일(현지시각)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모터스포츠 진출을 공식 선언하며 브랜드의 새로운 역사를 열었다. 제네시스가 참가할 예정인 내구 레이스는 완주를 위해 차량 성능은 물론 드라이버의 주행 실력과 고도의 전략이 필요한 경기다.
제네시스는 내년에 유러피안 르망 시리즈 '르망 프로토타입 2(LMP2)' 대회에 시범 출전한다. 2026년에는 월드 인듀어런스 챔피언십에, 2027년에는 웨더텍 스포츠카 챔피언십에 각각 차량 2대로 참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