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사태 後 : 윤석열의 모순과 다시 열린 탄핵의 문 [관점+]
12‧3 계엄 후 한국은 시계제로
대통령은 왜 계엄 발령했는가
노여움이 증오로 변한 탓일까
욕망을 거래하기 위해서였나
대통령의 모순과 탄핵 정국
# 쇼크= 4일 00시 20분. 원‧달러 환율이 1444.8원을 찍었다. 대통령 윤석열이 '계엄'을 발령한 3일 22시 30분(1403.0원)을 기점으로 2.98% 치솟았다. 국제금융시장은 출렁였다. 뉴욕 증시에서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형태로 거래 중이던 국내 주요 기업들의 주가가 줄줄이 하락했다. 밤의 쇼크였다.
# 악순환=쇼크는 긴장감이 내려앉은 새벽을 뚫고 또 하나의 시장을 뒤흔들었다. 국내 증시(국장)였다. 4일 09시 00분. 코스피가 전 거래일 대비 1.97% 하락한 상태에서 장을 열었다. 코스닥도 1.91%도 빠진 상태였다.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이 악재로 작용했다. 전형적인 악순환이었다.
# 후폭풍=이틀이 흐른 6일 15시 30분. 국장이 또 무너졌다. 코스피와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0.56%, 1.43% 떨어진 채 장을 닫았다. 3거래일 연속 하락. 이번에도 외국인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이보다 앞선 10시 50분 원‧달러 환율은 또다시 1429.20원을 찍었다. 그 무렵, 정치권을 공포로 몰아넣은 '2차 계엄설'이 환율을 끌어올렸다. 후폭풍이었다.
# 의문=쇼크, 악순환, 후폭풍, 그다음은 뭘까.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다. 모든 게 불가측하고 불확실하다. 대통령 윤석열의 돌발 계엄이 초래한 또다른 단면이다. 해외에서도 날선 비평들을 쏟아낸다.
"이례적인 계엄 선포가 많은 한국 국민을 분노하게 만들었다(워싱턴포스트)." "한국이 모범적이지 못한 민주주의 원칙을 드러냈다(블룸버그)" "(이번 계엄은) 한국의 금융·외환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한국이 향후 다자외교 체제에 동참하는 것도 어렵게 만들 것이다(로이터)."
정작 풍파를 일으킨 대통령 윤석열은 말이 없다. 사죄는커녕 설명도 하지 않는다. 길어지는 침묵 사이에선 수많은 전언傳言과 소문들이 요란하게 충돌한다. 그야말로 진창이다.
그럴수록 그의 생각이 더 궁금해진다. 대체 왜 계엄령을 발동한 걸까. 노여움이 증오로 변했기 때문이었나 정치적 욕망을 거래하기 위해서였나. 알 수 없다. 모든 상황이 '모순矛盾'이어서 더 그렇다.
# 대통령이란 職= "야당의 폭주를 경고하기 위해 계엄령을 발동했다(대통령 윤석열)." 해명도 모순이다. 야권을 경고하기 위해 '계엄'이란 섬뜩한 무기를 꺼내들었다니, 앞뒤가 맞지 않는다. 그게 한토막의 변명이라면 울화가 더 치민다. 대통령이란 '직職'은 넝마 같은 변명이나 늘어놓는 자리가 아니다.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붕괴시키는 괴물(국회를 지칭)을 처단하겠다'면서 괴물을 자처한 대통령의 모순적 행동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법적 요건에도 맞지 않는 계엄을 덜컥 발령해놓고 군인들을 중앙선관위에 보낸 저의는 또 무엇일까.
더스쿠프가 9일 발간하는 627호에서 '계엄 사태 후 尹의 모순'을 꼬집었다. 1편 '한국경제 3가지 역설: 尹은 마이너스 손인가', 2편 '환율 1400원대가 뉴노멀이란 사람들', 3편 '한국 시민사회, 尹을 합법적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을 것'은 인터넷에서 읽을 수 있다.
4편 '예비비 삭감이 폭거? 당신 말대로 국어사전 재정리하라', 5편 '밸류업 걷어찬 계엄과 RP의 이면'은 차례로 출고할 예정이다. '계엄 사태 後 : 윤석열의 모순과 다시 열린 탄핵의 문', 서막을 올린다.
이윤찬 더스쿠프 편집장
chan4877@thescoop.co.kr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속보 08:51= 대통령 윤석열은 7일 오전에 담화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계엄 사태를 일으킨지 무려 4일 만이다.
※속보 10:34=대통령 윤석열은 7일 오전 '사죄'의 뜻을 밝혔지만, 계엄 발령의 이유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계엄 사태를 일으킨지 4일 만에 나온 발언치곤 핵심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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