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부모들이 보고 있다, 국민의힘은 내란수괴죄 윤석열 탄핵해야"
【베이비뉴스 소장섭 기자】
"12월 3일 밤 14살 딸아이가 너무 두렵고 무섭다며 울먹이는 모습을 봤다. 며칠 전 5.18에 대해 배운 딸아이는 계엄이 무엇인지 쿠테타가 무엇인지 역사 수업을 통해 알고 있었던 것이다. 참담했다. 열심히 산다고 살았고 사회 참여도 활동도 했는데 정작 내 아이에게 물려줄 세상이 이 지경이 되었다는 사실에 자괴감이 들어 아무 일도 할 수 없었다."
여미애 평등교육 실현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운영위원은 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탄핵을 촉구하는 학부모 단체 일동'의 이름으로 가진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12월 3일 밤 벌인 비상계엄 사태의 충격을 이렇게 전했다.
이어, 여미애 운영위원은 "12월 3일 전 세계에 한국의 민주주의가 얼마나 허약하게 무너질 수 있는지 알려졌다.친위쿠테타가 일어나고 새로운 형태의 권위주의 체제가 등장해 한국이 피 흘려 이뤄놓은 민주주의를 한순간에 망가뜨릴 수 있는지 직접 보여줬다. 이런 일을 목격하고도 대통령의 소속 정당인 국민의힘은 탄핵에 반대하고 대통령이 외롭고 고독해서, 야당이 예산을 통과시켜주지 않아서 그런 것 아니냐는 소리를 버젓이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여미애 운영위원은 "지금 이순간부터 내란 친위 쿠테타 세력을 옹립하는 정당, 정치인들을 단 한치도 용납할 수 없다. 국민의힘에게 경고한다. 탄핵표결에 동참하지 않으면 모두 공범이다. 역사의 뒤안길로 가는 것만이 아니라 다시는 회생할 없도록 민주주의의 전당인 국회에 한 발도 들여놓을 수 없도록 모든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특히 "독재와 쿠테타가 용인되고 민주주의를 아무렇지 않게 짓밟으며 인권을 유린해도 되는 세상을 아이들에게 물려줄 수 없다. 입시지옥인 세상도 억울한데 이제 독재의 압제 속에 숨죽이며 사는 세상까지 용납할 수 없다"면서 "전국의 학부모들을 모으고 조직해 한국사회의 국민의힘 세력이 싸그리 사라질 때까지 가열차게 행동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뉴스를 보며 울음을 터트리는 어린이들 앞에서 양육자들은 잠시 할 말을 잃었다. 어린이는 '전쟁을 좋아하는 대통령, 국군의 날에 임시휴업하는 대통령'이 무섭다며 쉽게 잠 들지 못했다. 다른 양육자는 어린이들과 헌법책을 부여잡고 '오늘 계엄은 위헌이다. 어른들을 믿어 달라'며 다독였다고 한다. 아직 귀가하지 않은 식구들의 안부를 다급히 챙겨야 했던 많은 '엄마들'은 재난안내문자 하나 없는 상황에서 벌건 눈으로 생업과 돌봄의 현장을 지켜내야만 했다."
박민아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는 비상계엄 사태가 아이들과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에게 얼마나 충격적인 사건이었는지 이렇게 이야기를 전했다.
이어 박 활동가는 "대통령이 헌정 질서를 짓밟고 법치주의를 유린하고 시민에게 총을 겨누는 상황을 반복할 순 없다. 어린이들과 함께 민주주의를 지키고 평등한 사회를 만들고 세대 간 정의를 실현하기 위하여 우리는 무엇이 필요할까"라고 이야기를 던진 뒤, 정치 교육의 법제화를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박 활동가는 "시험 위주의 교육과 입시, 고시 패스에 매몰된 한국 교육은 오늘날 2024년 12월 4일의 공포와 치욕, 혼돈을 야기한 원인 중 하나"라면서 "어린이, 양육자, 학생, 학부모, 민주시민, 시민 단체, 정당 그리고 국회는 실질적 민주주의의 쟁취를 위해 초·중등교육법 및 동법 시행령 개정으로 각급 학교의 필수 교과에 정치 과목을 신설하는 데 뜻을 모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활동가는 "지난밤 목소리를 내지 못한 채 어린이·청소년들이 겪어야 했던 불안과 공포를 잊지 말기를 바란다. 어제 보았듯이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반복된다. 과거의 경험, 타자의 경험을 통해 민주주의의 가치와 민주주의를 향한 위협과 민주주의를 지키는 방법을 배우고 가르쳐야 한다"고 전했다.
끝으로 "국민의 힘은 현실을 직시하라"면서 "누구를 지켜야 하는지 제대로 보아라. 대통령과 그리고 비상계엄령에 관련된 자들의 잘못을 물어야 할 때다. 수많은 양육자들과 미래의 주권자들이 지켜보고 있다"고 국민의힘이 탄핵 표결에 동참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나는 혁신교육을 지지하는 학부모이다. 학교에서는 우리 아이들을 민주주의자로 길러내기 위해 노력한다. 민주적 소통 절차와 방식을 지키려고 학교에서도 교사와 학부모들이 많은 애를 쓴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라는 자가 우리 선조들이 피흘려가며 이루어 놓은 소중한 민주주의 시스템을 한 순간에 짓밟는 모습을 우리 아이들이 목격했다! 우리 아이들은 교과서에서 광주 민주화 운동, 계엄, 유신을 배웠는데, 앞으로는 12.3 내란 수괴 윤석열 대통령이라는 이름 석자 또한 배우게 됐다."
김지영 서울혁신교육학부모네트워크 회원은 이렇게 말을 꺼낸 뒤, "우리가 이 나라의 어른으로서 이 사태를 어떻게 해결해야하겠나? 지금 이 사태 앞에서 여야가 중요할까? 진보 보수가 중요할까?"면서 "국민의 힘이 되겠느냐? 윤석열의 힘이 되겠느냐? 선택하라"고 촉구했다.
김지영 회원은 "오늘 한동훈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를 정지해야 한다는 발언을 했는데 그 말을 지켜라"고 강조하면서, "내란수괴 윤석열 대통령을 배출한 당으로서 이 사태에 책임지고,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표결에 찬성하라"고 목청을 높였다.
탄핵을 촉구하는 학부모 단체 일동은 이날 기자회견을 진행하면서 '국민의힘은 내란수괴죄 윤석열을 탄핵하라!! 역사와 학부모의 명령이다!!'라는 메시지를 적은 플래카드를 들었다.
이들은 공식 기자회견문을 통해서 "국민의힘에게 엄중히 경고한다. 윤석열을 탄핵하라. 탄핵을 막으면 학부모 주권자들에 의해 전부 심판당할 것이다. 여기 모인 학부모 단체들은 직접 행동을 통해 헌정질서를 바로 잡고 국민주권에 불응하는 자들에게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면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과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12월 3일 끔찍한 역사의 비극이 전국민에게 생중계되었다. 전국의 청소년들은 2024년 윤석열에 의해 자행된 계엄선포 과정을 지켜봤으며 무장한 군인이 국회를 침탈하는 장면을 똑똑히 목격했다.
독일의 히틀러는 1933년 전권위임으로 의회의 권한을 박탈하고, 모든 정당과 자유 언론을 금지하며 일당 독재를 수립했다. 게슈타포(비밀경찰)와 SS(친위대)를 통해 반대 세력을 억압하고 공포 정치를 강화했으며 홀로코스트를 통해 600만 명 이상의 유대인과 수백만 명의 소수민족, 정치적 반대자들을 학살했다.
소련의 스탈린은 사회주의 건설과 중앙집권 체제를 강화하며 권력을 집중하기 위해 일명 대숙청을 자행했다. 그 과정에서 지식인, 군 장교 등을 숙청하며 수백만 명을 체포, 추방, 처형했다. 일상의 공포정치를 실현했으며 감시와 탄압을 체계화했다.
그 뒤 독일은 과거를 숨기지 않고 공개적으로 반성했으며 전범 처벌 나치 상징 금지 등 법적 조치를 했고 무엇보다 역사 교육을 철저히 시행했다. 하지만 소련은 스탈린 독재의 잔재를 완전히 극복하지 못해 러시아의 민주주의 발전에 한계를 지금까지 보여주고 있다.
한국은 어떠한가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독재를 거치며 무수한 국민들이 피를 흘렸다. 그럼에도 독재 청산이 법적, 정치적으로 완전하지 못했다. 독재의 일부 유산이 계엄문건 등으로 남아 지속적으로 무수한 사회 악을 발생시키기도 했다.
학교 선생님들에게는 정치적 중립 의무라는 재갈을 물려 학생들에게 제대로 된 역사교육 조차 받지 못하게 했으며, 무한경쟁 점수 매기기에 매몰돼 근현대사의 비극을 단지 시험에 나오는 년도 암기쯤으로 생각하게 만들었다.
우리 학생들은 피값으로 얻은 민주주의에 대한 감각을 체감할 수도 없었다. 연일 텔레비전에 나오는 온갖 정치인들의 비리와 부정부패의 만연, 국민에 대한 기만과 쉴 새 없이 반복되는 국정농단을 우두커니 지켜봐야만 했다. 시험 점수 올리느라, 친구와 경쟁해 각자도생하느라 아무것도 사유하지 못한 채 학교와 학원에 찌든 일상을 살아갔고 이유 없이 대상화되면서 차별받아 왔다.
급기야 이제는 공화국의 헌정질서를 무차별하게 파괴하는 대통령의 내란을 봐야했으며, 총 칼을 무장한 군화발이 국회를 유린하는 것을 목격해야 했다. 나와 친구의 일상과 인권이 권력자에 의해 산산조각 날 수 있다는 공포 속에서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윤석열의 후안무치한 헌법 유린 계엄선포에도 국민의힘이 탄핵을 반대하겠다는 것은 국민에 대한 정면 도전이다. 이는 곧 자신들이 불리하면 언제든 독재를 하겠다는 선포이기도 하다. 국민의힘은 공화국과 민주주의 근간을 파괴한 계엄을 '헤프닝''겁주기'로 치환해 일상적 정쟁 국면으로 바꿔치기하려고 하고 있다.
작금의 국민의힘의 행위를 방조해 윤석열 탄핵을 못 막는다면 피 흘려 얻어낸 민주주의를 수호하지 못할 것이며, 집권당은 헌정질서를 정쟁에 따라 얼마든지 파괴해도 되는 정치카드로 여기게 될 것이다. 설사 대통령이 바뀐다 해도 다음 집권세력 또한 같은 방식으로 내란을 획책할 것이고 독재를 수단화해 정권을 연장하려 들 것이다.
이는 곧 우리 아이들에게 독재의 잔재 속에 숨죽이고 살아가야 할 세상을 용인하는 일이다.
국민의힘에게 엄중히 경고한다. 윤석열을 탄핵하라. 탄핵을 막으면 학부모 주권자들에 의해 전부 심판당할 것이다. 여기 모인 학부모 단체들은 직접 행동을 통해 헌정질서를 바로 잡고 국민주권에 불응하는 자들에게 대가를 치루게 할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과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다.
2024년 12월 6일
-탄핵을 촉구하는 학부모 단체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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