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조경태-안철수 “탄핵 찬성”… 8명 이탈표 나오면 가결
趙 “불법적 계엄, 尹 빨리 직무정지”… 安 “尹 퇴진 안밝히면 탄핵에 찬성”
계엄해제파-소장파도 이탈 가능성… 與 의총선 “탄핵만은 안 돼” 대다수
거국내각 등 ‘질서있는 퇴진’ 주장도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6일 예고에 없던 최고위원회를 열고 이같이 밝히면서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추진 중인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대해 사실상 찬성 의견을 밝혔다. 다만 이날 오후부터 밤까지 이어진 국민의힘 비상의원총회에서는 7일 오후로 예정된 탄핵소추안 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지는 것에 대해 친윤(친윤석열)계와 중진 의원을 중심으로 반발이 이어졌다. 친한(친한동훈)계 핵심 의원들은 “적어도 내일(7일) 탄핵은 안 된다”며 대통령의 결단을 요구했다.
무기명 투표인 탄핵소추안 표결 시 여당에서 8표가 나오면 가결된다. 조경태, 안철수 의원이 공개적으로 탄핵 찬성 입장을 밝힌 가운데 의원총회에서는 반대 목소리가 이어져 탄핵소추안 가결 여부는 한 치 앞을 예상하기 어렵다는 예측이 나온다.
● 친윤도 친한도 의총서 “탄핵만은 안 된다”
전날(5일) “탄핵을 막기 위해 노력하겠다”던 한 대표가 하루 만에 탄핵 찬성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위헌, 위법적인 정황이 실제로 확인되면서 더는 여당이 마냥 방어만 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한 대표가 계속 탄핵에 반대하면 향후 중도층을 상대로 정치적 소구력을 갖기 어려울 것이란 판단도 있다.
이날 오전 시작해 밤까지 이어진 국민의힘 의총에선 의원 50여 명이 의견을 낸 가운데 “탄핵만은 안 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재선 박수영 의원은 “(탄핵으로)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대통령이 되면 종북세력과 성남조폭 둘이 움직여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고 말했다. 친윤계인 권성동 의원도 “탄핵하면 쓰나미에 쓸려가는 쓰레기 처지가 된다. 한 대표 중심으로 똘똘 뭉치면 국민에게 신뢰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좋아서 탄핵에 반대하는 게 아니다. 다음 대통령이 좌파에 넘어갔을 때의 대한민국의 존망이 걱정된다”(임종득 의원), “과하지욕(跨下之辱·가랑이 밑을 기어가는 치욕)을 인내해야 한다”(김대식 의원) 등의 의견도 나왔다.
윤 대통령의 임기 단축 개헌, 거국 내각 구성 등 ‘질서 있는 퇴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 출신인 김은혜 의원은 “윤 대통령은 사실상 탄핵당했다”며 “질서 있게 예측 가능한 스케줄을 만들어야 한다. 비상 내각 태스크포스(TF)를 만들자”고 발언했다. 이양수 의원은 “지도부와 4선 이상 중진 의원이 모여 사과와 반성, 탈당 발표, 임기 단축 등 대통령에 대한 요구안을 작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친한계에서도 탄핵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친한계 핵심인 장동혁 최고위원은 “이번 탄핵만큼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며 “민심을 설득할 방안을 제시할 수 있게 중진 의원들이 대통령을 설득해 달라”고 말했다. 한 대표 비서실장인 박정하 의원도 “탄핵은 절대 있어선 안 된다는 것에 동의한다”며 “누군가가 가서 국민과 의원들이 납득할 만한 대통령의 답을 구해 와야 한다”고 말했다.
● 조경태, 안철수 탄핵 찬성
다만 한 대표가 우회적으로 탄핵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보낸 만큼 가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공개적으로 찬성 의사를 밝힌 의원들도 있다. 안 의원은 “내일 표결까지 퇴진 계획을 밝히지 않으면 탄핵에 찬성할 수밖에 없다”고 했고, 조 의원도 이날 “비상계엄을 선포했던 행위 자체가 위헌적이고 불법적”이라며 “대통령의 직무 정지를 빨리 해야 한다”고 말했다.
4일 오전 계엄령 해제에 찬성한 국민의힘 의원 18명과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가지 못해 해제 의결에 참여하지 못한 친한계 4명, 5일 윤 대통령에게 임기 단축 개헌을 제안한 소장파 의원 5명 가운데도 찬성표가 나올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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