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 생전 처음" "아들이 군인이라" 국회 앞 꽉 찬 인파

김서원.노유림.최혜리 2024. 12. 7.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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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표결을 하루 앞둔 6일 오후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 집회가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렸다. 이날 집회에는 경찰 추산 2만5000명의 시민이 참가했다. 최기웅 기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둔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 일대는 시민들이 들고 온 촛불로 뒤덮였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등으로 구성된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는 이날 오후 6시 국회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엔 주최 측 추산 5만 명(경찰 비공식 추산 2만5000명)이 참석했다.

집회엔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대학생과 직장인, 초로의 어르신 등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들이 참석했다. 이날 서울 지역 최저기온이 영하 2도까지 떨어지는 추운 날씨였지만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일반 양초와 촛불 모양의 LED 등을 들고 한 데 모여 “대통령 퇴진” 구호를 외쳤다. 국회 앞 일대는 오후 5시쯤부터 발 디딜 틈 없이 인파로 가득했다.

인천에 거주하는 자영업자 장예원(47)씨는 “계엄이 선포된 날 바로 가게 문을 닫고 서울로 달려와 국회 앞에서 ‘차박’하고 있다”며 “정치에 관심이 하나도 없던 사람이었는데, 우리 자식들이 살 미래가 막막해 남편과 함께 왔다”고 말했다. 70대 여성 김모씨는 “여야 막론하고 국회에서 똘똘 뭉쳐 탄핵을 통과시켜야 한다”며 “이런 집회는 이번에 생전 처음 나왔는데, 이런 일이 벌어지고 나니 아무리 날씨가 추워도 밖으로 나와 촛불을 들어야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아들이 군인이라는 대전 거주 박모(56)씨는 “계엄령을 겪고 나서 잠을 못 이뤘다”며 “상상을 초월하는 일이 벌어져 지인들과 함께 (탄핵 가결) 목소리를 내고자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이돌 그룹의 응원봉을 흔들고 있던 대학생 김모(20)씨는 “무서울 줄 알았는데, 막상 나와 보니 용기가 생겨 친구와 함께 구호를 크게 외치고 있다”고 전했다.

인근의 국회의사당역 5번 출구 앞에선 자유대한호국단 등 보수 성향 시민단체 주최로 맞불 집회도 열렸다. 해당 집회에 참석한 30여 명은 “거대 야당의 횡포로 국정 운영이 마비될 위기에 처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오후 5시쯤 해산했다.

이날 오후 2시30분쯤엔 윤 대통령이 국회를 방문할 것이란 소문이 돌면서 일순간 정문 쪽으로 인파가 몰려들었다. 이들은 ‘내란죄 윤석열 탄핵’ ‘내란 행위 즉각 수사’ 등의 손팻말을 들고 국회 정문 앞으로 향했다. 경찰은 국회 정문 등 주요 출입구를 봉쇄하고 일반 시민들의 출입을 통제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국회의원과 국회 사무처 직원 등 신원이 확인된 국회 관계자만 국회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경내 국회 어린이집은 “원아의 안전을 위해 조기 하원 시켜달라”는 내용의 문자를 학부모들에게 전하기도 했다.

국회 앞뿐 아니라 국민의힘 중앙당사 앞에서도 민주노총 등 시민·노동단체가 모여 윤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이날 오후 4시쯤 당사 앞에서 “탄핵 표결에 불참하거나 반대표를 던지면 만고의 역적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탄핵을 촉구하는 학부모 단체’도 “역사를 바로잡고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에서 민주주의를 근간으로 하는 헌정 질서를 바로 세우고자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국회의사당역 인근에서 3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대한민국 공무원으로서 헌법을 짓밟은 내란범 윤석열 퇴진을 촉구한다. 공무원 노동자들은 윤석열의 지시와 명령을 단호하게 거부한다”고 선언했다.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7일엔 주말을 맞아 국회 앞으로 더 많은 시민이 모여들 전망이다. 퇴진운동본부는 7일 오후 3시부터 국회 앞에서 약 20만 명이 참가하는 집회를 열겠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윤 대통령 퇴진을 주장하는 시민단체인 ‘촛불행동’도 국회의사당역 인근에서 3000명 규모 집회를 열겠다고 했다. 이에 맞서 자유통일당은 ‘주사파 척결 국민대회’를 열겠다고 알렸다. 경찰은 국회 인근 일부 도로를 통제하며 집회 관리에 나설 계획이다.

김서원·노유림·최혜리 기자 kim.seo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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