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플러스 멤버십과 넷플릭스 제휴의 진짜 의미

유건식 성균관대 미디어문화융합대학원 초빙교수 2024. 12. 6.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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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건식의 미디어 이슈]

[미디어오늘 유건식 성균관대 미디어문화융합대학원 초빙교수]

최근 국내 OTT 시장을 흔드는 두 건이 발표되었다. 하나는 CJ ENM과 SK스퀘어가 웨이브가 11월28일 상환해야하는 전환사채(CB)의 원금과 이자 약 2410억 원을 상환하도록 총 2천500억 원(SK 스퀘어 1500억 원, CJ ENM 1000억 원)을 공동 투자하여 티빙과 합병에 기대를 걸게 했다. 다른 하나는 네이버가 넷플릭스와 제휴를 맺고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넷플릭스 광고형 이용권을 11월26일부터 제공하기로 했다.

2023년 12월 티빙과 웨이브의 대주주 CJ ENM과 SK스퀘어는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을 위한 양해 각서를 체결했으나 지난 1년간 지분 정리와 전환사채 처리 등으로 지지부진하던 논의가 급물살을 타게 됐다. 그렇지만 두 서비스의 합병은 2025년 상반기로 기대하지만 여전히 지켜봐야 할 일이다.

웨이브와 티빙의 합병보다 더 큰 파장을 일으키는 일은 네이버와 넷플릭스의 제휴다. 네이버는 네이버플러스멤버십 가입자에게 월 5500원의 넷플릭스 광고형 스탠다드 이용권를 제공하고, 시리즈온 이용권은 12월12일부터 종료된다는 공지했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가입자는 월 4900원으로 더 비싼 넷플릭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네이버는 “충성 고객을 확보하고, 신규 이용자 유입을 확대하고자” 추진했다고 밝혔고, 넷플릭스는 “네이버 멤버십 회원과 콘텐츠 접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네이버와 넷플릭스 모두 가입자 증대를 염두에 둔 합의일 것이다. 특히 넷플릭스는 최근 감소하고 있는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의 증가를 반전시킬 의도가 클 것이다.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10월 MAU는 1191만 명으로 올해 1월에 비해 7% 감소하여 뭔가 대책이 필요했을 시점이다.

▲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혜택. 사진=네이버 홈페이지 갈무리

시너지 효과를 고려했을 네이버와 넷플릭스의 제휴는 여러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첫째, 이용자의 확대다. 네이버 입장에서는 멤버십에 기존 티빙에 이어 넷플릭스까지 포함하여 선택권을 더 확대하였는데 의미가 있다. 그것도 티빙보다 더 강력한 넷플릭스를 포함시켰으니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일단 네이버는 긍정적인 효과를 봤다. 11월26일 네이버 주식 종가가 19만8700원에서 다음날인 27일 20만3000원으로 올라 2월7일 이후 10만 대로 떨어졌던 주가가 20만 원대로 회복하였다. 또한, 12월26일 공개되는 넷플릭스의 <오징어 게임> 시즌2에도 많은 기대를 품을 수 있다. 넷플릭스도 네이버를 통해 유입되는 신규 회원의 증가에 많은 기대를 할 수 있다.

둘째, 넷플릭스는 네이버와의 제휴를 통해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에 대한 대응으로 적절한 선택이다. 티빙과 웨이브가 통합되면 상당히 넷플릭스는 타격을 얻을 수 있다. 지상파 3사와 웨이브의 콘텐츠 공급이 10월에 만료되어 협상이 시작되는 8월부터 넷플릭스는 지상파 콘텐츠 공급을 희망한 바 있다. 그만큼 현재의 압도적 지위를 지속하고 싶어했을 것이나, 지상파와 웨이브의 관계를 뚫고 들어가기에는 역부족이었을 것이므로 다른 대안으로 네이버와 제휴를 선택했을 것이다.

▲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2' 포스터. 사진=넷플릭스 제공

셋째, 두 회사의 제휴로 국내 OTT 시장은 넷플릭스로의 쏠림 현상이 더욱 공고화될 수 있다. 넷플릭스는 네이버와의 제휴를 통해 광고형 가입자가 증가될 것이며, 광고 단가를 낮춰 중소기업까지 확대하기로 한 정책에 따라 순수 구독형과 광고형 모두 넷플릭스로 쏠림 현상이 강화될 것이다. 티빙과 웨이브가 통합을 결정하고 추진하고 있지만, 너무 오래 논의가 지속되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골든타임이 지났을 수도 있다.

이제 2024년도 한 달이 남지 않았다. 올해도 국내 OTT와 방송 미디어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일정 정도 성과는 있었지만, 완전히 경쟁력을 갖추는 데는 미흡하다는 생각이 든다. OTT 서비스 자체의 문제도 있지만, 제도나 법을 통한 정리를 하지 못하는 정치 지형의 문제도 작지 않다. 2025년에는 국내 OTT가 총명한 푸른 뱀처럼 대응하여 성장하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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