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공수여단장 "국회 인원 내보내라 지시 받아…실탄 챙겼지만 지급 안 해"

김안수 2024. 12. 6.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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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계엄 사태에 동원된 군인들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등을 돌리면서 내부 고발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그 중 한 명을 저희가 실명 인터뷰했습니다. 국회에 투입된 제1공수특전여단의 현장 최고지휘관, 이상현 여단장입니다. '국회 인원을 밖으로 내보내라'는 임무가 내려와 처음엔 국회에 테러가 발생한 것이라 생각했지만, 현장에 도착해 민간인들과 마주하면서 그게 아니란 것을 알았다고 밝혔습니다.

먼저 김안수 기자입니다.

[기자]

헬기를 타고 온 계엄군이 국회 진입을 시도하고 있을 때, 제1공수특전여단 소속 200여 명은 군용차량을 타고 국회 앞에 도착했습니다.

원스타 준장으로 현장 최고 지휘관인 이상현 1공수여단장도 그곳에 있었습니다.

[이상현/제1공수특전여단장 : 제 차량에 막 시민들이 에워싸고 그래서 제가 얻을 수 있는 것은 현장에 있는 부대들, 그런 정보밖에 없었습니다.]

계엄이 선포된 뒤 이 여단장이 부여받은 임무는 하나였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상현/제1공수특전여단장 : 사령관님의 VTC(화상회의)로 지휘관들 등장한 상태에서 임무 받았습니다. '국회 안에 있는 인원을 밖으로 내보내라' 그런 임무였습니다.]

국회는 1공수여단이 관할하는 시설이 아니었습니다.

[이상현/제1공수특전여단장 : 저희가 평상시 훈련도 김포공항도 담당하고 있고, 지하철역도 담당하고 있고 이런 주요시설의 대테러 임무를 맡고 있거든요.]

상부의 추가적인 설명은 없었다고 했습니다.

[이상현/제1공수특전여단장 : 군사적인 상황인지, 테러리스트 상황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내부로 들어가서 인원을 밖으로 내보내라는 임무를 받았죠.]

스스로 상황을 판단하려고 노력했다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이상현/제1공수특전여단장 : 그래서 정보계통으로 상황을 알아보려고 했거든요. 이게 어떤 임무인지, 그런데 정보계통도 특별히 상황을 잘 모르겠고. 그래서 '아, 이거 우발적인, 국회와 관련된 것일 수도 있겠다.']

국회로 출동해 보니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작전이었습니다.

[이상현/제1공수특전여단장 : (국회에) 도착해서 보니 거기 시민들도 많이 있었고. '접촉하고 있는 사람이 국회 보좌관들이다', '국회 보좌관들과 대치 중이다' 이런 보고를 받았습니다.]

대원들에게 총을 뒤로 메라고 했고 충돌해선 안 된다고 지시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상현/제1공수특전여단장 : 아, 이거 개입하면 안 되겠다 해서 '접촉하지 말고 뒤로 물러서라' '민간인 절대 충돌하지 마라' '다치게 하면 안 된다' '총기를 뒤로 메라'(고 지시해…)]

이후 이 여단장은 앞서 국회로 진입한 병력을 철수시켰습니다.

[앵커]

이상현 여단장은 또 "실탄을 챙겨가라"는 지시도 내려왔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왜 그래야 하는지 설명을 듣지 못한 이 여단장은 실탄 500발을 자신의 차량에 일단 싣기만 했고, 대원들에게 나눠주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서 박준우 기자입니다.

[기자]

제대로 된 설명이 없던 상부는 실탄을 챙기라는 추가 지시를 했다고 합니다.

상관인 곽종근 특수전사령관은 현장에서 대대장급이 실탄을 통합 보관하라고 했지만 이 여단장은 생각이 달랐습니다.

여단장인 자신이 직접 보관하기로 한 겁니다.

[이상현/제1공수특전여단장 : 사령관님이 추가 지침으로 '탄은 개인별로 지급하지 말고 지역대장이나 대대장이 통합 보관해라'라는 지시를 받았는데, 저만 제가 한 실탄 500여 발을 제 차량에다 우발 상황 대비해서 가지고 왔죠.]

출동한 대원들에게 공포탄도 지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상현/제1공수특전여단장 : '실탄, 공포탄도 들고 가지 말고 탄약고에 그냥 보관하고 있다가 현장에서 운용 지시하면 그때 불출해라'라고 지시했고…]

국회로 진입하려던 병력을 뒤로 물리기도 했습니다.

[이상현/제1공수특전여단장 : '들어가지 말고 차에 들어가서 대기해라'라고 해서 나머지 병력들은 다 차량으로 복귀시켰습니다.]

1공수여단은 12·12 군사반란에 투입됐던 부대입니다.

[이상현/제1공수특전여단장 : 우리 부대가 12.12 (군사 반란에 참여)했던 부대의 오명을 씻기 위해서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데 다시는 이런 불명예에 주홍글씨를 가슴에 박아도 되겠습니까?]

투입된 장병들에게도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남았습니다.

이 여단장은 인터뷰에 나선 이유도 설명했습니다.

[이상현/제1공수특전여단장 : 여러분들 책임 없고 이걸 지시한 나의 책임이다. 나와 내 상관들의 책임이다.]

지휘관의 지시를 따라야 했던 부하 공수대원들은 무슨 작전을 수행하는지 모르고 그날 출동했습니다.

[화면제공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영상촬영 이학진 황현우 / 영상편집 김동준 박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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