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나라가 하루아침에 무너졌다” 탄핵 표결 전날 반차까지 쓰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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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4시께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는 이같은 시민들의 함성이 울려퍼졌다.
'2차 비상계엄' 가능성에 이어 대통령 국회 방문설까지 제기되자 시민들은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거리로 나와 윤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대통령의 국회 방문 일정이 없다는 소식이 나온 뒤에도 시민들은 국회 앞을 떠나지 않았다.
이날 오후 6시부터는 윤석열 퇴진을 촉구하는 시민 촛불 집회가 국회 앞에서 본격적으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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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비상계엄설·尹 국회 방문설 돌자
탄핵 표결 전날 국회 앞 시민들로 붐벼
“피값으로 이룬 민주주의 뺏기지 않을 것”
[헤럴드경제=안효정·김도윤 기자] “내란수괴 윤석열을 체포하라!” “윤석열은 더이상 대통령이 아니다”
6일 오후 4시께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는 이같은 시민들의 함성이 울려퍼졌다. ‘2차 비상계엄’ 가능성에 이어 대통령 국회 방문설까지 제기되자 시민들은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거리로 나와 윤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3개월도 너무 길다’ ‘즉각 체포’ ‘즉각 탄핵’ 등의 문구가 쓰인 피켓을 들고 목청껏 대통령 탄핵을 외쳤다.
여의도 국회대로는 국회의사당 경내로 일반인 출입이 제한되면서 교통정체가 심화됐다. 경찰은 국회 안으로 들어가려는 시민들을 제지하고 운집된 곳을 중심으로 경비를 강화했다. 대통령의 국회 방문 일정이 없다는 소식이 나온 뒤에도 시민들은 국회 앞을 떠나지 않았다.
몰려든 시민들은 모두 비상계엄령 선포에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며 분노했다. 학교가 끝나자마자 지하철을 타고 분당에서 여의도로 넘어왔다는 A(18) 양은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은 우리나라 민주주의 역사를 짓밟는 짓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개개인의 힘은 작아도 뭉치면 그 힘이 커질 것이라 생각해 90분 걸려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지난 토요일 집회에도 참석했다는 신순식(66) 씨는 “탄핵 표결이 다가오니 하루하루가 위험할 것 같아 나왔다”면서 “내가 80년대에 목숨 걸고 뛰었는데 40년도 안 되서 나라가 하루아침에 무너졌다. 가슴이 너무 아프다”라고 했다. 이날 오후 2시부터 국회 앞을 지켰다는 박모(24) 씨는 “2차 계엄 이야기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결코 집에만 있을 수 없었다”면서 탄식했다.
손녀들과 함께 나왔다는 김모(55) 씨는 “자유가 박탈될 수 있음에 큰 불안을 느꼈다”면서 “활동에 항상 검열이 있는 세상에서 어떻게 살겠느냐. 그런 시절을 겪어봤기 때문에 얼마나 그 세상이 무섭고 힘든지 잘 안다”고 토로했다. 김씨는 손녀들에게 피값으로 이룬 민주주의가 흔들리지 않는 세상을 물려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한나(40)씨는 “일하다가 ‘2차 비상계엄’ 소식을 듣고 반차까지 쓰면서 (국회 앞으로) 뛰쳐나왔다”면서 “오늘 상황 보고 밤 늦게까지 있을 예정이고, 내일도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목동에서 온 정모(56) 씨는 “우리 아이들이 이렇게 발전된 나라에서 사는데 대통령이 이걸 다 퇴보시키고 있다”며 “법을 전공한 사람이 법을 자기 마음대로 하겠다고 나선 것이 말이 되느냐”고 분노의 목소리를 높였다.
손경락(62) 씨는 “민주국가 국민으로서 위헌을 저지른 대통령이 탄핵되는 데 힘을 보태기 위해 국회를 찾았다”면서 “젊은 친구들은 계엄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모른다. 조금만 정부에 반대해도 잡혀갔었고 죽을 수도 있었다”고 했다. 손씨는 “1980년대에 나도 남부경찰서에 구금됐던 아찔한 경험이 있다”면서 “당시 데모하면 백골단이라는 사복 경찰들이 와 사람들 머리부터 버스에 집어넣고 무작정 때렸다”고 설명했다.
인천 연수동에서 온 이모(60) 씨는 “지난 3일과 같은 불상사가 생길까봐 걱정돼 오늘은 밤을 새서라도 국회 앞을 지킬 것”이라고 했다. 이씨는 “5·18 때 학생운동에 참여하지 않고 소극적으로 행동한 것에 평생 부채의식이 있다”면서 “이번 기회에 그걸 만회하고 싶고 국회와 민주주의를 꼭 지키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편, 같은 시각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앞에는 시민단체와 노동단체들이 모여 국민의힘에 탄핵 동참을 요구했다. 이날 오후 6시부터는 윤석열 퇴진을 촉구하는 시민 촛불 집회가 국회 앞에서 본격적으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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