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쳐야죠” 상경버스 잇달아 매진…비상계엄 규탄 집회가 부른 ‘시민 대이동’
국회가 7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표결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국이 들썩이고 있다. ‘윤석열 퇴진’을 외치는 대규모 집회가 줄줄이 예고됐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전국에서 타오른 촛불이 주말 서울 도심 집회로 몰려드는 형국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집회 참석 꿀팁’을 공유하는 글도 퍼지고 있다.
경향신문이 6일 통화한 강원 삼척과 울산, 광주 등에 거주하는 시민들은 ‘윤석열 대통령 퇴진 범국민대회’ 참석을 위해 상경을 앞두고 있었다. 이들은 “시위에 동참하려는 주변 사람들이 급격히 늘고 있다”라고 입을 모았다.
광주에서 사는 양세진씨(25)는 친구 4명과 함께 7일 서울 집회에 참석하기로 했다. 지난 3일 비상계엄 사태가 직접적 원인이라 했다. 양씨는 “평소 토요일 상경 버스는 여유로운데 지금은 시간대 상관없이 좌석이 매진된 경우가 많았다”라며 “가족들이 좋아하지 않아 광주에서 집회에 참석하려 했지만, 이번만큼은 서울 집회에 힘을 보태는 게 의미가 클 것 같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비수도권 소재 시도당에서도 이례적인 ‘상경 러시’를 체감하고 있다. 서종협 더불어민주당 강원도당 삼척 연락소장은 “지난주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인원이 집회에 참석할 것 같고, 당원이 아닌 분들도 개별적으로 연락 오는 경우가 많다”며 “중·고등학생 아이를 가진 부모들도 ‘이대로 두면 안 되겠다’ 며 상경하는 거 같다”고 전했다. 조국혁신당 울산시당 당직자인 최근영씨는 “지난주와 비교해 인원이 늘어나는 속도가 10배 정도로 빠르다고 체감한다”며 “지난 5일부터 전세버스를 타고 갈 시민들을 모집했는데, 정원을 다 채운 뒤에도 계속 빈자리를 물어보는 전화가 온다”고 말했다.
2016년 ‘박근혜 탄핵 당시’와 분위기가 유사하다는 의견도 많았다. 최씨는 “2016년의 경험 탓에 시민들이 더 빨리 뭉쳐야 한다는 것을 직감하는 것 같다”며 “지난주까지 정당이 집회를 주도하는 경향이 강했다면, 이번에는 ‘생업 때문에 못 오다 이번에 가겠다’는 자영업자도 있었고 혼자 전세버스를 타려다 가족과 함께 승용차로 가겠다며 취소한 이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X(구 트위터)에서는 ‘집회 꿀팁’도 공유되고 있다. 한 이용자는 “여의도 글래드 호텔은 15층 이상 건물이라 화장실을 의무적으로 개방해야 하고, 호텔이라 밤새 로비가 열려있어 화장실을 쓰기 좋다”고 글을 올렸다. 명동·광화문 등지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화장실을 갈 수 있는 호텔’ 명단이 공유되기도 했다. 다른 이용자는 “과거 촛불 대행진 때 배포된 사진”이라며 집회 전 챙겨야 할 물품 리스트를 공유했다. ‘2016년 당시 공유됐던 시위 깃발 만드는 방법’이라는 게시물도 다시 확산하고 있다.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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