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탄핵으로 부족, 당장 체포하라”···분노로 가득찬 여의도
“윤석열은 내란 범죄를 저질렀는데 자꾸 덮으려고만 하는 거 같아요. 그렇게 두면 안 되는 거잖아요.”
김포에서 왔다는 김채윤씨(19)는 집회 참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비상계엄 이후 용산대통령실의 행동들이 집회에 참여한 계기가 됐다. 김씨는 “윤석열은 자기 안위만 위해 상식에도 없는 비상계엄을 선포한 사람”이라며 “가만두면 또다시 무슨 일을 벌일지 모른다. 더는 대통령으로 둘 수 없다”고 말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 나흘째인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은 오후 3시30분부터 윤석열 퇴진을 촉구하는 시민들로 거리가 북적였다. 이들은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 탄핵’ ‘3개월도 너무 길다’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었다. 이들은 대통령 퇴진을 넘어 “윤석열을 체포하라”고 외쳤다.
시민들은 ‘윤석열 즉각 체포를 위한 서명운동’에 줄을 서서 서명에 참여했다. 이익목씨(69)는 “한동훈은 직무 정지만으로 끝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지만 그것만으로는 안 된다”며 “윤석열을 체포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상계엄에 충암고 출신 군인들이 가담했다는 뉴스를 보게 되면서 탄핵만으로는 위기가 해소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 국민의힘에서 그 누구도 대통령에게 잘못된 것을 잘못됐다고 말하는 사람이 없었다”며 “체포하지 않으면 또다시 계엄 세력을 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취직준비생 최연희씨(24)도 “불안해 취직 준비를 못 하고 있다”며 “취직을 위해 집회에 나왔다”고 말했다. 취직 준비를 위한 공부에 매진하기에도 부족한 시기에 계엄 뉴스만 찾아봐 잠도 못 자고 있다고 했다. 그는 “탄핵을 위한 200석 확보가 안 돼 탄핵을 못 한다는 뉴스를 봤다. 내란죄를 저질렀는데 윤석열은 아직도 대통령직에 있고, 내란에 참여한 사람들도 직무에 있다는 것이 말이 안된다”며 “윤석열을 탄핵해서 불안감 좀 없애 달라”고 말했다. 김동현씨(23)는 “대통령의 권한을 남용하는 것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며 “민주주의를 쌍팔년도로 돌린 윤석열을 당장 체포하라”고 말했다.
경기도 광주에서 오후 1시부터 지하철을 타고 왔다는 나모양(15)은 “아직 10대라 대통령 선거에서 투표를 못 했는데, 이런 대통령을 뽑은 어른들에게 청소년 친구들의 메시지를 전하려고 나왔다”고 말했다. 나양은 “윤석열이라는 사람이 국회에서 2차 계엄을 준비하고 있다고 해서 불안한데 탄핵은 계속 미뤄지고 있다”며 “윤석열 탄핵이 될 때까지 자리를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엄중한 처벌로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집회 참여를 위해 경기 김포에서 왔다는 정방실씨(43)는 “이번 비상계엄은 무엇보다 어떤 공익도 보이지 않았다”며 “좋은 대학을 나온 사람들이 요직에 앉아 사적 권력을 누리기 위해 너무도 쉽게 친위 쿠데타를 일으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같은 일이 반복된다면 무엇보다 그 피해를 보는 것은 바로 우리 아이들”이라며 “아이들에게 이런 국가를 물려주지 않기 위해서라도 강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는 국민의힘 당원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문구도 곳곳에 눈에 띄었다. 국회의사당 앞 곳곳에 붙은 A4지에는 “윤석열 탄핵은 곧 자유의 생명, 보수의 생명, 나라의 생명, 국민의힘과 함께”, “당, 우파, 자유민주주의를 배신한 대통령을 왜 우리가 지지해야 합니까?”라는 메시지가 적혀있었다.
오동욱 기자 5do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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