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계엄사태에도…네이버·현대로템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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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령 파동으로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서 돈을 빼는 가운데 반도체 장비주, 조선주, 엔터주 등은 순매수하고 있다.
조선주, 엔터주 등도 이 기간 외국인의 순매수 상위권에 들었다.
네이버, 두산에너빌리티, 포스코홀딩스를 비롯해 JYP엔터테인먼트, 한화시스템, 크래프톤, 엔씨소프트, 포스코퓨처엠 등은 계엄령 사태 뒤 3거래일 내내 외국인이 순매수를 지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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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실적개선 기대감 반영
두산에너빌·POSCO홀딩스
3거래일 연속 사들이기도
순매수 상위 100개 종목 중
반도체 장비株 10개로 최다
KB·신한 등 밸류주는 내던져
계엄령 파동으로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서 돈을 빼는 가운데 반도체 장비주, 조선주, 엔터주 등은 순매수하고 있다. 실적이 내년까지 반등 흐름을 탈 가능성이 높은 종목들이다. 최근 상황이 증시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을 훼손할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해 저가 매수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실적 개선 종목 많이 담아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4~6일 외국인의 순매수 상위 100개 종목 중에는 ‘반도체 및 관련 장비’ 종목이 10개 이상으로 가장 많았다. 외국인은 이 기간 SK하이닉스를 208억원어치 순매수했고 주성엔지니어링(50억원), 와이씨(24억원), 솔브레인(21억원), DB하이텍(21억원) 등도 많이 사들였다. 4일은 계엄령 파동이 증시에 영향을 미친 첫날이다.
조선주, 엔터주 등도 이 기간 외국인의 순매수 상위권에 들었다. 이 기간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조선주는 HD현대중공업(102억원)이었다. 엔터주 중에서는 JYP엔터테인먼트(271억원)의 매수 규모가 컸다.
LG에너지솔루션(119억원), 에코프로비엠(57억원) 등 2차전지 업종도 상대적으로 외국인 순매수가 많았다. 이 밖에 네이버(736억원), 카카오(217억원) 등 플랫폼주에도 적잖은 외국인 수급이 들어왔다.
외국인이 많이 순매수한 기업은 지속적인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종목이다. 이 기간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인 네이버의 내년 주당순이익(EPS)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1만1275원이다. 지난해 대비 82.4%나 높다. 네이버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최근 18.1배를 기록 중이다. 업종 평균 PER(38.1배)과 비교하면 주가가 저평가됐다.
두산에너빌리티, 포스코홀딩스, 현대로템 등도 최근 큰 폭의 EPS 개선이 진행 중인 종목이다. 두산에너빌리티의 내년 EPS는 지난해 대비 698.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포스코홀딩스는 35.1%, 현대로템은 232.0%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홀딩스의 PER은 9.8배로, 업종 평균(17.7배)에 비해 낮다.
○은행 등 밸류주는 순매도
네이버, 두산에너빌리티, 포스코홀딩스를 비롯해 JYP엔터테인먼트, 한화시스템, 크래프톤, 엔씨소프트, 포스코퓨처엠 등은 계엄령 사태 뒤 3거래일 내내 외국인이 순매수를 지속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한국 증시의 저평가 상태가 부각되고 있어 중장기 관점에서 밸류에이션 이점이 있는 종목을 순매수하는 전략을 펼 수 있을 것”이라며 “방어적 특성을 보유한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국인이 이 기간 가장 많이 팔아치운 종목은 KB금융으로 순매도액이 3329억원에 달했다. 이 밖에 신한지주(1014억원), 현대차(814억원), 기아(492억원) 등도 순매도액이 많았다. 정부가 밸류업 정책을 추진하면서 주가가 많이 오른 종목이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정부 정책 효과가 더 이상 지속되기 어렵다는 판단에 이들 종목을 팔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은 이 기간 삼성전자도 2843억원어치 순매도했다. 메모리 반도체 수요 사이클이 고점을 지났을 수 있다는 우려 등이 영향을 미친 것이란 분석이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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