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윤석열’과 달랐던 ‘후보 윤석열’…3년 전 인터뷰 보니

박성의 기자 2024. 12. 6.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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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보 시절 시사저널과 단독 인터뷰…野와의 상시소통 약속
“낮에 야당이 나를 욕해도, 저녁에는 靑 불러 식사 대접할 것”
3년 후 “반국가 세력 척결” 외치며 野 겨냥 ‘비상계엄’ 선포
비상계엄 실패 후 ‘당심’ ‘민심’ 등 돌리며 ‘탄핵 위기’ 직면 자초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야당이 나를 욕해도, 저녁에는 식사를 대접하는 대통령이 되겠다."

2021년 9월1일 서울 광화문 선거캠프, 당시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였던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시사저널과 만나 이같이 자신했다. 이어 "저도 한 번씩 국회를 찾고, 야당 당사도 방문해서 진정성 있는 소통 행보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공정과 상식'을 내세운 후보 윤석열은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꺾고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이 됐다.

이후 3년 여,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 위기에 몰렸다. 야당과의 협치를 자신했던 그가, 돌연 '반국가 세력 타도'를 외치며 '비상계엄'을 선포하면서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후 여야 대표와 국회의장 등의 체포를 직접 명령했다는 정황까지 드러났다. 이제 정치권은 그의 성공 가능성이 아닌 완주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수많은 단서 중, 결국 '대통령 윤석열'이 '후보 윤석열'의 초심을 잃은 게 자충수가 됐다는 지배적이다. 시사저널은 3년 전 '후보 윤석열'의 인터뷰 답변을 다시 공개한다.

2021년 9월1일 시사저널과 만난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왼쪽)과 2024년 12월3일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윤석열 대통령ⓒ시사저널·연합뉴스

"이념은 낡은 정치…야당은 소통·협력 대상"

"국민들께서 저를 정치에 불러낸 이유는 이념과 진영 논리에 빠져 국민을 편가르기 하는 낡은 정치를 청산하고 국민이 진짜 주인인 나라를 만들라는 것이다."

윤 후보는 대선 전 '비전발표회'를 통해 이같은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이념과 진영 논리를 앞세우는 정치를 '낡은 정치'라 혹평했다. 윤 후보는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도 "진영에 관계없이 현재 우리 국가와 국민이 처한 난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이념이 아닌 민생부터 챙겨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도·진보 인사들을 많이 만났지만 앞으로도 그분들의 마음을 얻는 일은 계속해 나가겠다"며 "(나에 대한)기대라는 게 다른 게 있겠나. '저 사람이 이 나라를 공정하게 이끌어갈 수 있겠다'라는 믿음을 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여소야대 지형에서 그는 '협치'를 자신했다. '큰 정치'를 하지 않으면 '민심'을 외면하는 것이라 강조했다.

그는 "제가 대통령이 되면 낮에 국회의사당에서 제 욕을 듬뿍 한 야당 정치인들을 조속히 청와대로 모셔 식사 대접을 할 것"이라며 "저도 한 번씩 국회를 찾고, 야당 당사도 방문해서 진정성 있는 소통 행보를 하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거야와의 대치가 계속되면 국가가 위기에 빠질 것이라 진단했다. 동시에 "그런 정치 세력은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윤 후보는 "현재 국가가 위기 상황이다. 여야의 극한 대치가 이어진다면 국가의 바람직한 지속 가능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만약 이런 대의에 반해 국가 위기 극복에 문제가 생긴다면 그런 정치 세력이 과연 살아남을 수 있겠나. 저도 진정성을 갖고 야당과 소통할 것"이라고 했다.

6일 오후 국회 로텐더홀에서 야당 의원들이 '윤석열을 탄핵하라!'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3년 뒤 "반국가 세력 척결"…자충수 된 계엄

야당 인사들에게 식사를 대접하며 소통하겠다던 윤 후보. 그러나 3년 뒤 윤 대통령은, 야당 인사들을 '반국가 세력'으로 낙인찍은 뒤, 그들에게 식사 대신 '수갑'을 채우려 했다.

윤 대통령은 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긴급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한 뒤 "이 비상계엄을 통해 망국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는 자유대한민국을 재건하고 지켜낼 것"이라며 "이를 위해 저는 지금까지 패악질을 일삼은 망국의 원흉, 반국가 세력을 반드시 척결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체제 전복을 노리는 반국가 세력의 준동으로부터 국민의 자유와 안전, 그리고 국가 지속 가능성을 보장하며 미래 세대에게 제대로 된 나라를 물려주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고 강조했다.

그러나 국회는 비상계엄 선포 2시간30분여 만인 12월4일 새벽 재석의원 190명 전원 찬성으로 계엄 해제 요구안을 가결했다.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한 페이지'는 이렇게 극적으로, 그리고 허무하게 넘어갔다.

그렇게 '대통령 윤석열'은 정치적 사선에 섰다. 거야는 그간 칼집에 넣어뒀던 '탄핵'이란 칼을 빼들고 용산과의 전면전을 선포했다. 그의 우군이던 한동훈 대표도 '대통령과 헤어질 결심'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이날 긴급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조속한 직무집행 정지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후보 윤석열'이 꿈꿨던 '성공한 대통령'의 꿈은, 2024년 12월3일 오후 10시25분을 기점으로 사실상 수포로 돌아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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