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1차장 "尹, '한동훈·이재명, 싹 다 정리해' 지시"(종합)

송상현 기자 이비슬 기자 2024. 12. 6.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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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장원 국정원 1차장이 비상계엄 발표 직후인 3일 오후 10시 53분 윤석열 대통령이 전화를 걸어와 "이번 기회에 다 잡아들여 싹 다 정리해"라며 국군방첩사령부를 지원하라고 명령했다고 6일 밝혔다.

앞서 홍 차장은 같은 날 8시 22분 통화에서도 윤 대통령이 "한두 시간 후에 중요하게 할 이야기가 있으니 전화기 잘 들고 대기하라"고 지시해 국정원 내 집무실에서 대기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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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식·김민석·조국·김어준 등도 체포 대상자
"비상계엄 같은 군 개입 이번으로 끝나지 않을 듯"
홍장원 국정원 1차장이 1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가테러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있다. 2024.3.14/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송상현 이비슬 기자 = 홍장원 국정원 1차장이 비상계엄 발표 직후인 3일 오후 10시 53분 윤석열 대통령이 전화를 걸어와 "이번 기회에 다 잡아들여 싹 다 정리해"라며 국군방첩사령부를 지원하라고 명령했다고 6일 밝혔다.

홍 차장은 이날 신성범 정보위원장과의 면담 자리에서 이같이 발언했다고 정보위 소속 야당 간사인 김병기 더불어민주당이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국정원에도 대공 수사권을 줄 테니 우선 방첩사를 도와 지원해. 지금 자금이면 자금, 인력이면 인력 무조건 도와라'"라고 했다는 게 홍 차장의 설명이다.

앞서 홍 차장은 같은 날 8시 22분 통화에서도 윤 대통령이 "한두 시간 후에 중요하게 할 이야기가 있으니 전화기 잘 들고 대기하라"고 지시해 국정원 내 집무실에서 대기했다고 설명했다.

홍 차장은 윤 대통령과 두 번째 통화 직후 여인형 방첩사령관에게 전화를 걸어 "뭘 도와주면 되겠냐"고 물었고 여 사령관은 "체포조가 (국회에) 나가 있는데 소재 파악이 안 된다. 체포 대상자 명단을 불러줄테니 위치추적을 해달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홍 차장은 전달받은 명단에 대해선 "이재명, 우원식, 한동훈, 김민석, 박찬대, 정청래, 조국, 김어준, 김명수 전 대법관"이라며 "김민웅, 참고로 김민석의 형님인 거로 안다. 또 권순일 전 선관위원과 또 한 명의 선관위원을 불러줬는데 기억을 못 한다"고 설명했다.

홍 차장은 이런 얘기를 전달받은 후 "미친 X라고 생각했다"며 이후 메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마지막에 한국노총인지 민주노총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노총위원장 1명이 기억난다"라고도 했다.

홍 차장은 "여 방첩사령관이 '1차 검거, 2차 검거 대상을 순차적으로 검거할 예정이며 방첩사에 있는 구금시설에 구금해 조사할 예정'이라고 했다"며 "알았다고 하고 통화가 종료됐지만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후 국무회의에 참석한 후 돌아온 조태용 국정원장이 오후 11시 20분쯤 정무직 회의를 소집해 "비상계엄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냐"고 질문했고 "내일까지 검토해 보고 회의를 다시 하자"고 말했다는 게 홍 차장의 설명이다.

홍 차장은 이 자리에서 "'(방첩사령부가) 한동훈, 이재명을 잡으려 한다"는 취지의 보고를 했지만 "조 원장이 별로 여기에 개입하지 않으려고, 얘기하지 않으려고 피하는 인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자신의 행보에 대해선 "미친 X에 대해서 일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지시 사항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가 계엄(해제 요구가) 받아들여서 해제된 다음에 퇴근했다"고 했다.

홍 차장은 또한 "비상계엄 같은 군 개입이 이번으로 끝나지 않으리란 생각을 강하게 하고 있다"며 "그 이유는 김용현 국방부 장관을 경질한 것은 눈 가리기식 아웅 이고, 군지휘관이 모두 (남아)있는 상태에서 대통령이 다시 마음을 먹으면 김용현이 뒤에서 움직여서 이 문제를 엎으려 할 것"이라고 의심했다.

이어 "다시 계엄 같은 중대 범죄 저지르려 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하며 "그런 게 아니라면 문제 있다고 한 본인을 경질할 게 아니라 특전사, 수방사, 방첩사 (수장을) 직위해제하고 조사해야 하는데 본인 경질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홍 차장은 "지금 용산에서는 1차장 때문에 1차 비상계엄이 실패했다고 생각하고 있고 일설에는 이것 때문에 (윤 대통령이) 노발대발하며 (자신을) '경질하라'고 했다는 얘기를 한다"고 했다.

실제로 홍 차장은 지난 5일 오후 4시쯤 국정원장으로부터 "대통령으로부터 즉시 경질하라는 지시가 있었다. 사직서를 제출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듣고 사직서를 냈다. 하지만 이임식을 마친 다음 날(6일) 오전 10시쯤 원장이 다시 불러서 사직서 반려를 권유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신의 사표가 반려된 것에 대해서는 "반려된 게 아니라 입막음용 아니냐"고 의심했다.

songs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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