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인플루엔자, 인간 대유행에 근접”…단일 변이로도 인간세포 결합 가능

염현아 기자 2024. 12. 6.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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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와 젖소에 퍼진 고병원성(H5N1)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사람 세포와 결합되면 유전자를 교환해 사람 간 전파력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스크립스연구소의 제임스 폴슨 교수는 "H5N1 돌연변이가 인간 수용체를 얼마나 잘 인식하고 결합하는지 그 능력을 확인했다"며 "과거 여러 인플루엔자 대유행도 바이러스 간 유전자 교환이 화근이었던 만큼, 단 하나의 변이라도 유전적 변화가 일어나는지 계속 추적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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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스크립스연구소 연구 결과
변이 H5N1, 사람 세포와 결합력 강해
유전자 변형되면 사람 간 감염 시작
미국 연구진이 조류인플루엔자를 젖소에 옮긴 변이 바이러스가 인간 세포 수용체와 잘 결합해 공기 중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5일(현지 시각) 사이언스지에 실렸다. 사진은 지난 9월 경기도 이천시 한 젖소농장 모습./뉴스1

조류와 젖소에 퍼진 고병원성(H5N1)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사람 세포와 결합되면 유전자를 교환해 사람 간 전파력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과학계는 사람 간 감염이 시작된다면 대유행(팬데믹)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아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미국 스크립스연구소 연구진은 변이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인간 세포 수용체에 결합시키는 실험을 진행한 결과, 단일 돌연변이라도 쉽고 강력하게 결합했다고 6일 밝혔다. 이런 바이러스가 사람의 코와 목의 호흡기 세포에 감염되면 나중에 기침을 통해 공기 중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이날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실렸다.

H5N1 바이러스는 인체 감염 위험이 가장 큰 조류인플루엔자인 A형 인플루엔자(독감) 바이러스의 변이종이다. 표면에 있는 헤마글루티닌(HA)과 뉴라미니디아제(NA) 단백질이 각각 5형, 1형이어서 H5N1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HA는 바이러스가 사람 호흡기 세포에 달라붙는 열쇠 역할을 하며, NA는 증식 후 세포를 뚫고 나오게 한다.

H5N1는 원래 철새나 가금류 같은 조류에만 감염됐지만, 최근에는 포유류까지 퍼졌다. 여우와 고양이, 흰족제비, 물개, 돌고래, 미국너구리가 잇따라 감염됐다. 올해 초부터는 미국에서 젖소와 접촉한 농장 노동자들이 H5N1에 감염됐다. 다행히 아직 H5N1이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염된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

과거에도 H5N1 변이 바이러스가 인간에 감염되고 나중에 인간 간에 전염된 적이 있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H5N1 바이러스는 2003년부터 유행해 올 9월까지 464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이 경우 세 가지 돌연변이가 필요했다. 이번에 스크립스연구소 연구진은 헤마글루티닌 단백질을 구성한 아미노산 중 하나만 바뀌어도 인간 수용체에 잘 결합하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H5N1과 인간 수용체가 만나 유전자가 변하면 사람 간 전염도 가능하다고 연구진은 분석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스크립스연구소의 제임스 폴슨 교수는 “H5N1 돌연변이가 인간 수용체를 얼마나 잘 인식하고 결합하는지 그 능력을 확인했다”며 “과거 여러 인플루엔자 대유행도 바이러스 간 유전자 교환이 화근이었던 만큼, 단 하나의 변이라도 유전적 변화가 일어나는지 계속 추적해야 한다”고 말했다.

함께 연구를 이끈 이안 윌슨 교수도 “이번 연구에서 평가를 위해 사용된 H5N1 변이는 사람의 코와 목에 있는 세포 수용체와 결합이 잘 되는 것을 발견했다”며 “신종 플루(돼지 독감) 대유행이 일어난 2009년 H1N1 바이러스보다 더 강력하게 결합했다”고 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서로 유전물질을 교환해 새로운 바이러스를 만든다. 올해 북미 젖소를 감염시킨 H5N1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5가지 바이러스의 유전자가 조합돼 2020년 탄생했다. 2009년 유행한 신종 플루도 멕시코에서 인간 독감 바이러스와 돼지 독감 바이러스가 만나 생겨난 신종 바이러스가 일으켰다.

과학자들은 H5N1이 대유행으로 번지지 않도록 지속적인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톰 솔로몬 영국 리버풀 팬데믹 연구소장은 과학언론 지원기관인 사이언스 미디어 센터에 “지금까지 조류인플루엔자는 사람에서 사람으로 쉽게 전염되지 않았지만, 이번 논문은 인간 감염 가능성을 높이는 데 필요한 단백질 유전자 변화를 보여줬다”며 “과학계는 향후 팬데믹에 대비할 수 있도록 바이러스의 유전적 변화를 지속적으로 추적할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 자료

Science(2024),DOI: https://doi.org/10.1126/science.adt0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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