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군' 특전사령관 양심고백…"의원 끌어내란 지시에 항명"(종합)

박응진 기자 허고운 기자 유민주 기자 2024. 12. 6.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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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주 의원 유튜브 전격 출연…"대통령이 전화해 현황 파악하기도"
"국회통제·선관위 경계·뉴스공장 경계 임무받아…장관 지시 거부했어야"
곽종근 육군 특수전사령관(육사 47기·가운데)이 6일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의 유튜브에 출연해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 이후 상황에 대해 증언했다. 오른쪽은 박선원 민주당 의원.(주블리 김병주 갈무리).

(서울=뉴스1) 박응진 허고운 유민주 기자 = 곽종근 육군 특수전사령관(육사 47기)은 지난 3일 밤 비상계엄 선포 당시 특전사는 국회 통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경계, 김어준 씨의 뉴스공장 경계 임무를 받았다고 밝혔다. 또한,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전화를 해와 부대 이동 상황을 물어봤다고 전했다.

곽 사령관은 6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김병주·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과의 만남에서 이처럼 밝혔다. 이 영상은 '내란계엄 핵심 특전사령관, 양심고백'이란 제목으로 김 의원의 유튜브 채널를 통해 생중계됐다.

곽 사령관은 "당일 비상계엄령이 언론에 보도되기 20여 분 전쯤 (김용현 국방부) 장관 지시를 받아서 상황이 있을 것 정도로만 인식했다. 비상계엄이란 상황은 언론 보도로 최초 인지를 했다"라고 말했다.

비상계엄 선포 이후 당시 김 장관이 화상회의(VCT)를 소집했으며, 비화폰(보안 처리된 전화)으로 전화를 해와 △국회의사당 시설 확보 및 인원 통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시설 확보 및 외곽 경계, 장비 반출 경계 △김어준 씨의 뉴스공장 시설 확보 및 장비 반출 등 경계 등 임무에 대한 구두 지시를 내렸다고 곽 사령관은 전했다. 다만, 특정 인원에 대한 통제 지침은 받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따라 곽 사령관은 1공수여단과 707특수임무단을 국회로, 3공수여단을 중앙선관위로 보냈다고 설명했다. 과천에 있는 중앙선관위의 경우 선발대 개념의 편의대를 먼저 보내 위치 및 경로 확인을 지시했다고 한다.

곽 사령관은 당시 출동이 늦어진 점에 대해 "임무 지시를 받았을 때 간부들이 퇴근한 상태였다"라면서 "비상소집을 하고 출동 준비를 갖추고 이동하다 보니 시간이 많이 지체가 됐다"라고 말했다.

그나마 707특임단이 비교적 빨리 소집될 수 있었던 것은 3일에 대테러 관련 부대 자체 야간훈련들이 계획돼 있어 일부 인원이 이미 소집돼 있는 등 출동태세를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707특임단을 태우기 위한) 헬기를 준비하는데 50분 이상 소요돼 전개가 늦었다"라고 부연했다.

곽 사령관은 국회에 투입된 대원들에게 △절대 실탄 지급을 하지 말고 공포탄 및 테이저건을 사용하지 말 것 △국민 안전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절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작전 중점을 둘 것을 구두로 지시했다고 한다.

그는 "임무 지시를 받았을 때 군인으로서 당연히 임무는 수명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갔을 때의 모습이 정당하지 않은 모습이 있어서" 이처럼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곽 사령관은 당초 국회 본청 안으로 들어가 문을 잠그는 방식으로 인원 출입을 통제하려고 했으나, 통로에 많은 민간인이 있어 물리적 충돌을 피하기 위해 창문 등 다른 통로를 이용했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전임 장관(김용현)으로부터 의사당 안에 있는 의원 등 인원들을 밖으로 빼내라는 지시를 받았다"라면서 "제가 판단했을 때 국회의원을 끌어내는 건 명백히 위법사항이고 임무수행 요원들은 나중에 법적 책임을 지는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항명이 될지 알았지만 그 임무를 시키지 않았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전사 대원들의 국회 투입 당시 "저격수를 운용하지 않았다"라고도 말했다.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된 뒤엔 "국회와 선관위로 전개된 인원들의 임무를 당장 중지시키고 안전한 지역으로 재집결하도록 지시했다"라며 "철수하기 전에 (김) 전 장관에게 보고드렸고, 장관도 '알았다' 했다. 그래서 (부대원들을) 안전한 지역으로 이탈시켰다"라고 말했다.

그는 김 전 장관과 10차례쯤 통화했다고 한다. 계엄사령관이었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과는 7~8차례 통화한 것으로 기억했다. 아울러, 윤석열 대통령은 707특임단이 국회에 도착하기 전에 곽 사령관에게 비화폰으로 1차례 전화해 '어디쯤 이동하고 있느냐'라고 물어봐 "이동 중"이라고 답한 뒤 통화가 종료됐다고 전했다.

곽 사령관은 중앙선관위 쪽에서 운영됐다는 체포조가 국가정보원 요원들인지에 관한 질문에 답변을 하지 않았다.

곽 사령관은 "국민들께 죄송하다. 작전 투입됐던 특전대원들에게 대단히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라고 전했다. 곽 사령관은 "돌이켜보면 그때 장관 지시를 거부하는 게 옳았다"라며 "(제2의 비상계엄) 상황은 없을 것이며 그런 지시가 있더라도 제가 거부를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날 국방위 전체회의에 대한) 출석 요청이 왔으면 가서 국민들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도 드리고자 했으나 가지 못하게 됐다. 국방위에서 증인 신청해 주시면 좀 더 구체적인 말씀을 드리겠다"라고 했다.

끝으로 "저한테 부여된 책임은 분명히 지겠다"라며 "우리 특전대원들은 지금까지 국가 방위, 국민 생명과 재산을 지키려고 최선을 다했다. 투입된 특임단장과 인원들은 격려를 바라지는 않지만 그들에게 자괴감이 드는 비방은 자제해주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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