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의 이야기”...송중기→김종수 ‘보고타’ 한인 가족의 드라마[MK현장]

송중기. 사진|유용석 기자

생존의 이야기를 담은 따끈따끈한 영화 ‘보고타’가 올겨울 스크린에 도전장을 냈다.

6일 오전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영화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이하 보고타)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김성제 감독과 배우 송중기 이희준 권해효 박지환 조현철 김종수가 참석했다.

‘보고타’는 IMF 직후, 새로운 희망을 품고 지구 반대편 콜롬비아 보고타로 향한 국희(송중기)가 보고타 한인 사회의 실세 수영(이희준), 박병장(권해효)과 얽히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소수의견’ 김성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김성제 감독은 “멀리 떠난 사람들의 이야기다. 서울 반대편에서 가장 먼 곳에서 우리에게 낯선 곳이지만, 거기서 살고 있는 한국인 이민자에 대한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너무 일찍 어른이 되어버린 청춘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집안이 망해서 멀리 떠난 가족의 소년의 12년을 관통하면서 생존하려고 하고, 그래서 일찍 어른이 되어버리고 결국엔 우정과 배신의 드라마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배우 캐스팅에 대해서는 "각본을 쓰고 제작하면서 내 머릿속에서 배역을 상상한다. 그렇게 상상하면서 캐스팅하지만, 작업하다 보면 감독과 배역을 맡은 배우와 역전되는 순간이 생기다. 훌륭한 배우들은 나보다 이 역할을 잘 이해한다고 생각하는 순간이 생긴다. 전 그걸 잘 포착하려고 하고, 그 이후에는 그들이 펼쳐내는 각자의 연기를 잘 바라봐주는 게 제 일이다. 내가 상상한 역할을, 내가 시작했지만 각자 마무리했다. 이 영화를 편집하고 보면서 내가 이런 영화를 만들려고 했다는 걸 관객 같은 기분으로 봤다. 훌륭한 배우들이다"고 이야기했다.

송중기는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높은 곳을 꿈꾸는 청년 국희 역을, 이희준은 보고타 한인 밀수 시장의 2인자 통관 브로커 수영 역을 맡았다. 권해효는 보고타 한인 사회의 최고 권력자이자 밀수 시장의 큰손 박병장을, 박지환 보고타 한인 사회를 주름잡고 있는 박병장의 조카 작은 박사장 역을 연기한다. 조현철은 대학 동문인 수영을 형님으로 모시고 따르는 후배 재웅 역, 김종수는 국희의 아버지 근태 역을 맡아 호흡을 맞춘다.

‘보고타’ 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송중기는 “‘보고타’는 IMF 때 한국에서 완전히 희망을 상실한 국희 가족이 지구 반대편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희망을 찾아가 한인 실세와 얽히게 되는 이야기다. 저는 ‘보고타’가 살아남는 것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임했다”고 밝혔다.

또 그는 “한국인들끼리 갈등, 그냥 한국인이 아니라 해외에 자리잡은 한국인의 갈등, 그런데 낯선 곳에서 벌어진다는 게 눈에 가장 먼저 들어왔다. 크고 작은 갈등이 보고타라는 이국적인 풍광 안에서 잡히면 어떨지 궁금했다. 기대한만큼 잘 나온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자신이 연기한 국희에 대해서는 "욕망이 드글드글한 인물이다. 욕망 덩어리다. 욕망이라는 건 단순하다. 살아 남아야 하니까. 좋게 말하면 책임감이라고 할 수 있다. 처음에는 뜨겁지 않은데, 용암처럼 뜨거워지는 친구"라며 "평소 제 성격이 몸에 뭔가 걸치는 걸 안 좋아한다. 시계 귀걸이 제 돈 주고 악세서리도 사본 적이 없다. '보고타' 프리 프로덕션을 갔는데, 귀걸이를 한번 해보자고 했다. 머리도 짧게 잘라보자고 했다. 처음 시도해본 것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희준은 “콜롬비아는 마약과 킬러가 있는, 할리우드 영화에서 자주 나오는 곳이다. 한인 상인의 밀수 이야기라고 해서 신선하게 다가왔다”며 출연 이유를 밝혔다.

이어 수염이 있는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원스 어폰 어 타임’의 브래드 피트가 레퍼런스였는데, 하다 보니까 현장에서 슈퍼 마리오, 프레디 머큐리로 불렸다. 원래 엘리트고 대기업에 근무하다가 망해서 브로커로 살아남았다. 그러다가 국희를 만나게 되는 캐릭터”라고 소개했다.

송중기와 연기 호흡에 대해 “왜 국희를 마음에 담고 좋아하는지 대본에 안 나왔다. 그래서 저도 왜 그럴까 생각했는데, 제가 그냥 송중기가 좋은 것처럼, 그런 끌림이라고 생각하고 연기했다”고 말했다.

김종수는 출연 이유를 묻자 “콜롬비아를 갈 수 있겠구나 싶었다. 가족사이면서도 성장 이야기고 생존 이야기다. 이런 이야기들이 생경한 도시에서 펼쳐진다면 하는 끌림이 있었다”고 밝혔다.

송중기와 부자로 호흡을 맞춘 소감에 대해 “엄마가 되게 미인”이라고 너스레를 떤 뒤 “송중기랑은 ‘화란’에서 호흡을 맞췄고 먼 이국에서 부자 지간으로 만났다. 서로 갈망이 커서 대화도 많이 나눴고 이 드라마가 든든하게 가겠다 싶더라. 든든한 후배”라고 치켜세웠다.

이에 송중기는 “저에게 아버지는 진짜 엄청난 존재감이다. 초반에 김종수 선배와 보고타에서 촬영을 같이 시작했다. 개인적으로 아버지라는 존재에 대한 개인적인 이야기도 나누고 진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동기부여가 됐다. 선배님이 네가 하면 다 받아주겠다는 마음으로 서 계셔서 든든했다”고 화답했다.

조현철은 "가보고 싶다고 생각한 곳이었는데, 시나리오가 들어와서 보기도 전에 가겠구나 싶었다"고 했고, 박지환은 "무조건 간다고 생각했다. 훨씬 더 낯설고 이국적이고 매력적이었다"고 이야기했다. 권해효는 “각자도생하는 인물들의 이야기인데, 저희 삶의 이야기기도 하다”며 관심을 당부했다.

‘보고타’는 코로나 여파로 5년 만에 개봉하게 됐다. 이에 김성제 감독은 “4년 전에 찍기 시작한 영화를 2년 반에 걸쳐 촬영했고, 1년 반에 걸친 후반 작업을 했다. 5년 전에 찍은 영화라는 말이 있더라. 그래서 속상했다. 묵혀놓은 영화가 아니다. 전세계가 맞이한 역병을 저희도 피해가지 못했고, 저희가 촬영 기간이 길었다. 이 영화에 걸맞은 호흡을 보여주려고 했다. 따끈따끈한 영화”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보고타’는 31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