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육사 갔다면 쿠데타' 말했다" 1년 전 대검 감찰부장 증언

한동수 전 부장, 고발사주 재판에서 "2020년 3월19일 직접 들었다" 주장...회식 자리에서의 단순한 농담이 아니었다 판단

[미디어오늘 정철운 기자]

▲윤석열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하면서 '친위 쿠데타'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1년 전 한동수 전 대검찰청 감찰부장의 법정 증언이 재조명되고 있다. 한동수 전 대검 부장은 지난해 10월30일 손준성 검사장의 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일명 '고발사주'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2020년 3월19일 윤석열 검찰총장이 “만일 육사에 갔다면 쿠데타를 했을 것”이라 말했다고 증언했다.

앞서 공수처 공소장에 적힌 손준성 검사장의 '범행동기'는 다음과 같았다. “검찰총장, 검찰총장의 가족, 검찰 조직에 대한 공세에 대해 수사정보정책관실 공무원을 동원해 적극 대응하기로 마음먹고 유시민, MBC·뉴스타파 기자 등을 피고발인으로 한 고발장을 미래통합당 측에 제공해 검찰에 고발하도록 해서 검찰총장, 검찰총장의 가족, 검찰 조직에 대한 비난 여론을 무마하고 범여권 인사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형성해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로 마음먹었다.”

한동수 전 대검 부장은 10월30일 재판부에 제출한 법정 진술서에서 “이날(2020년 3월19일) 총장의 호기 어린 다수의 말들은 야당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모종의 공작이 진행되고 코로나 상황이 악화되는 등 4월 총선에서 야당이 승리하고, 검찰개혁 입법은 원점으로 돌아가고, 대권을 향한 자신의 입지가 무언가 생길 것을 기대하던 차에 나온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또 “쿠데타라는 단어까지 사용한 것으로 보아 군대에 의한 무력 쿠데타가 아니라 검찰의 수사를 통한 쿠데타를 의식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한동수 전 부장은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의 '쿠데타' 발언이 회식 자리에서의 단순한 농담이 아니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윤 총장과 함께 일했던 대검 감찰부장의 증언은 결국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채널A 검언유착' 의혹 사건과 '고발사주' 의혹 사건의 배후에 있으며, '공범'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고 있다. “육사 갔다면 쿠데타” 발언은 어쩌면 '쿠데타를 모의 중'이라는 자기 고백이었을 수 있다는 의미다.

한동수 전 대검 감찰부장은 지난 9월3일 국정감사에서도 증인으로 출석해 채널A 검언유착 의혹 국면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이 자신의 감찰을 방해했다며 “직권남용죄를 명백히 구성한다. 실형 사항이라고 생각한다”고 증언했다. 고발사주 사건에 대해서는 “공직선거법 위반이 성립된다”고 답했으며 “(고발사주는) 손준성 검사 개인이 한 일이 아니다. 윤석열 총장의 지시와 승인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손 검사는 1심에서 징역 1년 실형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