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즉설]호랑이 등에서 떨어진 尹… 더 위험한 '무한 탄핵 열차'에 탑승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에 따른 후폭풍이 휘몰아치고 있습니다. 한밤중에 '계엄 카드'를 꺼냈다가 날도 새기 전에 집어 넣었는데요. 위험한 호랑이 등에서 6시간만에 떨어진 격입니다. 회복하기 힘든 심한 내상을 입은 것 같습니다. 이 상태라면 2년 5개월 남은 임기를 온전히 끝낼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이번 주 [뉴스 즉설]에서는 앞으로 윤 대통령의 정치적 운명이 어떻게 판가름 날지 예측해 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백척간두의 윤 대통령 선택 3가지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일 밤 10시 28분 비상계엄을 선포했고, 4일 새벽 4시 30분 국무회의를 열어 계엄해제안을 발표했습니다. 국회의 비상계엄해제 요구 결의안이 새벽 1시 1분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6시간 천하'로 끝났는데요. 이번 계엄령은 1979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김재규 당시 중앙정보부장의 총격으로 사망한 10·26 이후 45년 만의 일입니다.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지난 4일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결정을 "심각한 오판(badly misjudged)"이며 "매우 문제가 있고(deeply problematic), 위법적(illegitimate)"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윤 대통령의 계엄선언은 위헌·불법적인 정황이 뚜렷한데요. 헌법 제77조 1항은 계엄의 요건으로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민주당의 탄핵과 예산 삭감 등을 비상계엄 이유로 들었습니다. 이걸 헌법이 정한 요건에 맞는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경찰이 비상계엄 해제 권한이 있는 국회의원들의 국회 출입을 막은 것도 심각한 위법 행위입니다. 뿐만 아니라 계엄군은 국회까지 진입해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를 체포하기 위한 시도까지 벌였습니다. 민의의 전당인 국회를 장악하기 위해 무력을 동원한 겁니다. 내란죄가 성립될 소지가 있는 부분입니다.
윤 대통령에게는 당연히 책임이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윤 대통령의 선택지로는 대통령직에서 스스로 내려오는 하야, 임기단축 중임제 개헌, 야당의 탄핵 정면돌파 등 3가지가 거론되고 있습니다.
①자진 사퇴=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제가 생각하는 제일 최선의 안은 대통령께서 결심하셔서 스스로 자리에서 내려오시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민주당도 윤 대통령의 자신 사퇴를 주장하며 이번 주 중으로 결단을 내릴 것을 촉구했습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반응을 보면 실현 가능성이 없습니다. 지난 4일 당 지도부와 중진들에게 비상계엄 선포 이유에 대해 "민주당의 폭거 탓이다. 난 잘못한 것이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합니다.
②임기 단축 중임제=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의 임기를 1-2년 단축하는 4년 중임제 개헌을 거론하고 있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4일 페이스북에 "국민의힘은 야당과 협상해 거국 내각 구성과 대통령 임기를 단축하는 중임제 개헌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적었습니다. 국민의힘 '소장파'인 재선 김예지, 초선 김상욱·우재준·김재섭·김소희 의원도 5일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윤 대통령의 사과와 임기 단축 개헌을 제안했습니다. 이것도 윤 대통령의 태도변화가 없는 한 가능성이 낮습니다.
③탄핵 정면돌파=결국 탄핵 정국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민주당을 비롯한 6개 야당은 4일 의원 191명 전원이 참여하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제출했죠.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는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의 발의와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통과됩니다. 윤 대통령과 정치권이 움직이고 있는 방향인데 가장 부작용이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론분열과 대외 신인도 추락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국힘 친한계 8명 이상 이탈 가능성
윤 대통령 탄핵안은 5일 0시 48분 본회의에 보고됐습니다. A4용지 20장 분량의 탄핵소추안에는 윤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 자체가 위헌·무효이며, 군을 불법 동원한 형법상 내란죄에 해당하는 '중대 범죄'라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불법행위에 대한 특검을 회피하기 위해 절차 그리고 요건도 갖추지 않은 비상계엄을 위법하게 남용했다는 겁니다. 그래서 헌정질서를 파괴하는 중대범죄인 '내란죄'를 저질렀다고 적시했습니다.
탄핵안 표결은 7일 오후 7시로 예고돼 있습니다. 표결 시점을 당초 예상보다 하루 늦췄는데 '탄핵안 부결'을 당론으로 정한 여당을 최대한 압박하고 설득하기 위한 시간을 벌어보려는 전략으로 읽힙니다. 윤 대통령 탄핵안은 국회의원 300명 중 200명 이상이 찬성하면 의결됩니다.
야당 표만으로는 부족하고 국민의힘 의원 108명 중 8명 이상이 이탈해야 가능한데요. 계엄해제 요구 결의안은 여당 의원 중 친한(친 한동훈)계 18명이 동참하면서 본회의에서 의결된 바 있습니다. 그럼 점에서 국민의힘이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확정했지만 이탈표가 얼마든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만약 탄핵안이 가결된다면 헌재의 판단이 내리기까지 3개월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국민 10명 중 7명은 탄핵에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에너지경제신문이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4일 전국 유권자 504명(무선ARS 97%·유선ARS 3%)에게 윤 대통령 비상계엄 사태에 따른 탄핵 의사를 물은 결과 찬성 73.6%, 반대 24.0%, '잘 모름' 2.4%로 나타났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야당은 이번 탄핵안이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부결되면 재발의 한다는 방침입니다. '무한 탄핵 열차'를 가동하는 전략인데요. 이재명 대표는 5일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그(윤 대통령)는 탄핵당할 것"이라며 "유일한 문제는 그가 모레, 일주일 후에, 또는 한 달이나 석 달 후에 축출될 것인가 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용민 원내수석부대표도 이날 "부결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혹시 만약에 부결이 된다면 당연히 다시 발의할 것도 생각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다만 탄핵안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더라도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받아야 합니다. 현재 헌법재판관 정원 9명 중 국회 몫 3명이 공석이라 심리가 늦어질 수 있습니다. 민주당은 이에 대비해 지난 4일 야당 몫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로 마은혁 서울서부지법 부장판사와 정계선 서울서부지방법원장을 추천하기로 의결했습니다.
◇김상욱, "정상적 대통령직 수행 불가"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저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놔야 된다고 보고 있거든요. 지금 야당에서 주장하고 있는 여러 가지 어떤 해법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열어놓고 이 문제를 들여다봐야 되고요. 우선적으로 총리를 비롯해 국무위원들은 모두 사퇴해야 된다고 보고 있습니다."(4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탄핵에 대한 논의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생각하고 있고요. 정상적인 대통령직 수행이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만 불가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위헌 위법 요소가 다분하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4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사실 만약에 108명이 똘똘 뭉쳐가지고 막아낼 수도 있겠죠. 그런데 또 다른 것으로 통과될 수도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어떤 의원님을 이야기하시는지 알겠는데 그분들 개별적으로 또 원내대표 등등 이렇게 한번 의사를 타진하고 또 설득을 한 결과는 이탈하는 분은 없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5일 KBS1라디오 전격시사)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저는 이미 윤석열이라는 인간이 자기 탄핵결정문에 도장 찍었다고 생각합니다. 거의 뭐 자발적 탄핵이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생각하고요. 그래서 이것은 탄핵을 안 할 수 없는 형국으로 스스로 만들어놨다."(4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그냥 한동훈이 가는 쪽으로 거의 대부분 따라가고 윤석열 대통령 하고 결별하고. 그다음 탄핵 소추가 통과되면 탄핵이 되는 거고. 지금은 탄핵에 찬성이라는 게 숫자가 10명만 돼도 탄핵이 되는 거잖아요. 그런 입장에서 봐서는 탄핵 절차를 밟게 될 거다."(4일 YTN라디오 뉴스파이팅)
■박주민 민주당 의원-"200석이 필요합니다. 일단 한동훈 대표가 이번 계엄 선포를 굉장히 위헌적이고 위법적인 것으로 선언을 했어요. 위헌적이고 위법적인 행위를 한 사람은 탄핵이 되도록 돼 있어요. 우리 헌법에는."(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김민석 민주당 의원-"우리에게는 힘이 없습니다. 우리가 8석을 강제로 하겠습니까? 국민과 언론이 다 나서서 재계가 나서서 국민의힘을 설득하는 것 외에는 무슨 방법이 있겠습니까?"(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박성준 민주당 의원-"당론으로 하게 되면 국민의힘 전체가 본회의장에 투표하는 날 안 들어올 수가 있거든요. 그렇게 되면 양심에 의해서 찬성표를 던지고 싶은 분도 용기를 내기가 어려운 상황이라서 좀 더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당론으로 채택되지 않고 자유 투표를 한다면 아마 이탈표는 8명 이상 나올 걸로 예상을 하고 있습니다. "(5일 BBS라디오 함인경의 아침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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