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동상 제막식 화환 보낸 윤 대통령
“비상계엄 사태 후 말이 되나”

비상계엄 사태가 벌어진 지 이틀 뒤인 5일 경북 안동 경북도청 앞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제막식에 윤석열 대통령의 화환(사진)이 등장했다. 시민단체들은 “비상계엄 하면 떠오르는 인물의 동상도 기가 막히는데 그 제막식에 계엄 선포 대통령 화환이 등장하다니 억장이 무너진다”며 분노했다.
이날 오전 경북도청 천년숲 앞에서 열린 사회를 위한 안동시민연대·경북녹색당·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사회민주당 관계자들은 “국민이 비상계엄을 막아낸 이때, 박정희 동상이 말이 되느냐”고 외쳤다. ‘친일 독재자 박정희 우상화 동상 반대’ ‘유신 망령’ 등의 손팻말을 들고 선 이들은 “박 전 대통령 동상을 세우는 것은 비상계엄의 망령을 깨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박정희대통령동상건립추진위원회(박동추)가 박 전 대통령 동상을 세우고 제막식을 열었다. 제막식에 참석한 사람은 3500여명(경찰 추산)에 달했다. 전광삼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윤 대통령의 축사도 대독할 예정이었으나 비상계엄 후 총사퇴로 생략됐다.
김헌택 안동시민연대 상임대표는 “이제는 대통령이라고 부르고 싶지도 않은 윤석열이 그제(지난 3일) 선포한 비상계엄을 국민이 막아냈다”며 “비상계엄 하면 떠오르는 논란의 인물 동상을 이곳에 세워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날 제막된 박 전 대통령 동상은 높이 8.2m에 달한다. 동상 앞면 하단에는 ‘오천년 가난을 물리친 위대한 대통령 박정희’, 뒷면 하단에는 생전 어록이 새겨졌다. 동상 뒤에는 박 전 대통령 업적과 사진 등을 소개하는 배경석 12개를 배치했다.
5·16 군사정변을 소개하는 배경석에는 ‘5·16 혁명’으로 표기돼 있었다. 국사편찬위원회, 국가기록원 등은 1961년 5월16일 일어난 쿠데타를 ‘군사정변’으로 쓰고 있다. 대법원도 2011년 국가보도연맹사건의 피해자 소송 판결문에서 이 사건을 ‘쿠데타’로 표현했다.
현재 전국에 세워진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수는 10개다. 이 중 청도·경주·포항·구미·경산 등 경북에만 8개가 설치돼 있다. 구미에서는 박 전 대통령 기념사업에만 1200억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됐다.
김현수 기자 kh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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