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노벨의 나라' 서점도 한강이 1위…스웨덴 시상식장 불 밝혔다

정빛나 2024. 12. 6.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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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본 출간 4권 전부 베스트셀러…"한강 수상, 스웨덴서도 빅뉴스"
노벨메달 새긴 현수막…만찬메뉴 '기밀', 무도회 열릴 골든홀까지 막바지 준비
연회장 6일부터 출입통제…일부 외신 '韓계엄사태 메시지' 관심
노벨상 시상식이 열릴 콘서트홀 (스톡홀름=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의 콘서트홀 모습. 10일(현지시간) 이곳에서 열리는 노벨상 시상식에서 한강 작가는 우리나라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할 예정이다. 2024.12.6 superdoo82@yna.co.kr

(스톡홀름=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노벨문학상 발표 이후 스웨덴어로 출간된 한강 작가의 작품 네 권 전부 찾는 사람이 전보다 두 배 이상 많아졌어요."

5일(현지시간) 오후 스웨덴 스톡홀름 시내의 한 대형서점에서 만난 직원은 노벨문학상 수상을 기념한 '한강 코너'의 책이 하루 만에 금세 동이 났다며 "시상식이 가까워지면서 더 바빠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벨문학상에 대한 '본고장' 스톡홀름 시민들의 높은 관심을 짐작하게 했다.

스웨덴에서 인기 높은 소설가 한강 작품 (스톡홀름=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의 한 대형 서점에 문학부문 베스트셀러 서적들.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소설가 한강의 '채식주의자' 스웨덴어 번역본이 1위 자리에 놓여 있다. 이외에도 '소년이 온다'가 3위, '작별하지 않는다' 6위, '흰'이 7위 자리를 차지했다. 2024.12.6 shine@yna.co.kr

서점 내 문학 부문 베스트셀러 진열장에도 한강의 '채식주의자'가 1위 칸에 자리했다. '소년이 온다'(3위), '작별하지 않는다'(6위), '흰'(7위) 등 4권 모두 '톱 10' 안에 들었다.

입구에 내걸린 한강 소개 현수막을 유심히 보던 하리에트 보그렌(23)씨는 "올해 한국인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스톡홀름에서도 '빅 뉴스'"라며 "친구들과 시상식 시즌이 되면 그해 수상자의 작품 하나를 선정해 함께 읽는데, 올해는 한강의 '흰'을 읽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스톡홀름 대형 서점에 마련된 한강작가 코너 (스톡홀름=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의 한 대형 서점에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의 코너가 마련돼 있다. 한강 작가는 6일(현지시간) 노벨박물관을 찾아 소장품 기증식 및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노벨주간 행사에 참석한다. 2024 노벨상 시상식은 10일(현지시간) 진행된다. 2024.12.6 shine@yna.co.kr

오는 10일 열리는 노벨상 시상식과 연회도 막바지 준비가 한창이다.

한강이 직접 노벨상 메달과 증서를 수여할 시상식장인 콘서트홀은 전면에 노벨상 메달을 새긴 대형 현수막과 함께 조명이 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다.

수상자들은 시상식이 끝난 뒤 곧장 스톡홀름 시청사로 이동해 연회에도 참석한다. 칼 구스타프 16세 스웨덴 국왕을 비롯한 왕실과 주요 귀빈들이 모여 수상을 축하하는 자리다.

노벨상 연회 열릴 스톡홀름 시청사 (스톡홀름=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시청사 내부 모습. 10일(현지시간) 이곳에서는 올해 노벨상 수상자들 외에 왕실 관계자, 외국 귀빈 등 1천300명이 참석하는 연회가 열린다. 2024.12.6 shine@yna.co.kr

연회 만찬장인 시청사내 '블루홀'은 면적만 1천500㎡(약 454평)로, 1930년부터 한 세기 가까이 노벨상 연회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처음 들어섰을 때 연회장이라기보다는 대형 광장에 들어선 듯한 인상을 풍겼다. 한쪽에서는 연회 당일 사용될 내부 조명 설치가 한창이었다. 6일부터는 일반인 출입이 전면 통제된다.

'블루홀'은 명칭과 달리 사면이 붉은색 벽돌을 쌓아 올린 형태다. 1923년 시청사를 완공한 랑나르 외스토베리가 당초 '물의 나라' 스웨덴을 상징하는 하늘색 페인트칠을 하려 했으나 벽돌의 색감에 매료돼 계획을 바꿔 현재 모습이 됐다고 한다.

다만 파란색이 스웨덴 국기를 상징하는 데다 완공 전부터 이미 건축물 명칭이 고유명사처럼 자리 잡았다는 이유로 '블루홀'로 불리게 됐다.

노벨 수상자들의 무도회가 열릴 스톡홀름 시청사 '골든홀' (스톡홀름=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시청사 내 '골든홀' 모습. 10일(현지시간) 이곳에서 열리는 2024 노벨상 수상자 만찬 마지막 순서로 이곳에서 수상자들의 무도회가 진행된다. 2024.12.6 shine@yna.co.kr

블루홀 중앙 계단으로 연결된 2층에는 사면이 1천800만개 금박 모자이크로 장식된 '골든홀'이 자리 잡고 있다. 만찬에 이은 무도회가 열리는 장소다.

현장을 안내해준 시청 관계자는 "스웨덴인들은 시상식보다 이곳에서 열리는 연회를 진정한 축제로 여긴다"며 "만찬 시간에 맞춰 드레스를 차려입고 지인들끼리 모여 만찬 생중계를 보며 격식 있는 저녁 식사하고, 춤을 추며 즐기는 문화가 있다"고 전했다.

화려한 축제에서 만찬 메뉴는 단연 참석자들의 시선을 모을 만한 부분이다. 메뉴는 그해 선정된 메인 셰프 2인 주도로 극비리에 준비되며, 연회 당일에야 공개된다.

올해 주메뉴 및 디저트 셰프로는 현지 유명 여성 셰프인 예시에 솜마르스트룀(45)과 프리다 베케(36)가 각각 선정됐다.

두 명의 메인 셰프 모두 여성으로 선정된 건 123년 노벨상 역사상 처음이라고 노벨재단 관계자는 전했다.

올해 노벨상 연회 메뉴는 '아직 비밀' (스톡홀름=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올해 노벨상 시상식 연회의 주메뉴 및 디저트 셰프로는 선정된 프리다 베케(36), 예시에 솜마르스트룀(45)이 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노벨주간 설명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두 명의 메인 셰프 모두 여성으로 선정된 건 123년 노벨상 역사상 처음이라고 노벨재단 관계자는 전했다. 2024.12.5 shine@yna.co.kr

시상식 및 연회를 비롯해 오는 12일까지 진행되는 '노벨 주간'(Nobel Week)에는 세계 각국 취재진도 집결한다.

본격 행사를 앞두고 이날 오전 열린 노벨 주간 기자간담회에서 만난 외신 기자들은 10월 수상 이후 언론과 거의 접촉하지 않은 한강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관심을 보였다.

거의 매년 시상식을 취재하고 있다는 한 현지 매체 기자는 "한강이 한국 근현대사 비극을 작품 소재로 다룬 만큼 이번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겠느냐"고 예상했다.

'주인공'인 한강은 5일 밤 늦게 현지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6일 노벨재단 주최 공식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12일까지 한국어 강연, 현지 번역가와 대담 등을 통해 언론 및 대중과 만난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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