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금 경쟁자" 파월 발언 우호적 해석…사상 첫 10만달러 돌파

비트코인 가격이 결국 10만 달러를 돌파했다. 미국에서 가상자산(암호화폐) 친화적인 정책을 예고한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시장이 가열되면서 연내 12만 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한국시간 5일 오전 11시30분께 사상 처음으로 개당 10만 달러를 넘겼다. 오후 4시57분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3.75% 상승한 10만2337.6달러에 거래됐다.
이날 시장에는 두 가지 미국발 호재가 영향을 줬다. 4일(현지시간) 트럼프 당선인은 친암호화폐 성향 폴 앳킨스 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을 차기 정부 SEC 위원장으로 지명했다. 당선인은 앳킨스에 대해 "상식적인 규제의 입증된 리더"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4월 앳킨스는 한 행사에서 암호화폐에 관한 명확한 규제가 없는 부분은 SEC가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한 바 있다. 시장은 규제 완화를 예상한다.
"비트코인은 금의 경쟁자"라는 제롬 파월 연준(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발언도 영향을 끼쳤다. 파월 의장은 이날 뉴욕타임스가 주최하는 딜북 서밋에서 "(비트코인은) 금과 같지만 가상이고 디지털"이라며 "달러가 아닌 금의 경쟁자"라고 말했다. 비트코인은 투기 성격이 강한 자산으로 달러 같은 화폐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의 발언이었지만, 암호화폐 시장은 비트코인을 주류 자산으로 인정한 발언으로 해석했다.
미국 암호화폐 기업 갤럭시디지털의 마이크 노브그라츠 최고경영자(CEO)는 로이터통신에 "우리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목격하고 있다"며 "4년간 역경을 겪은 끝에 비트코인과 암호화폐 생태계가 주류 금융자산으로 진입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비트코인 공개 16년 만에 비관론과 논란을 뚫고 주류 자산에 편입될 순간을 맞았다"고 평했다.
비트코인 시세는 트럼프의 대선 승리(11월5일) 이후 40% 이상 급등했다. 비트코인이 연내 10만 달러를 터치할 것이란 기대가 커졌는데 예상보다 빠른 시점에 기대는 현실이 됐다. 비트코인은 실체 없는 허상 아니냐는 비판도 있지만 미국 SEC에서 현물 ETF(상장지수펀드) 승인을 받아내는 등 꾸준히 입지를 넓혔다.
암호화폐 전문가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상승세가 계속될 것으로 본다. 디지털자산 투자업체 카나리 캐피털 창업자 스티븐 맥크러그는 로이터 인터뷰에서 "일단 (이익 실현 목적의) 매도세를 처리하고 나면 (시세가) 더 빨리 오를 수 있다"며 "크리스마스까지 12만 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한편 이날 대장주 격인 비트코인의 강세와 달리 알트코인들은 대체로 약세를 보였다. 최근 급등했던 리플은 같은 시간 10% 가까이 하락했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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