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쇼크’ 금융 빅4 시총 이틀새 12조 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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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유의 비상계엄 사태에 금융주가 폭락하면서 4대 금융지주의 시총이 이틀 새 12조 원 넘게 증발했다.
금융지주들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정부의 밸류업 정책에 발맞춰 주주환원에 적극 나서면서 시장 가치를 높여왔는데, 비상계엄 사태로 정부 정책 추진력에 대한 심각한 의구심이 쏟아지면서 주가가 도리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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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이틀간 코스피 7000억 매도
‘산타 랠리’ 美-유럽 증시와 대조
정부 “10조 증안펀드” 불안 달래기
초유의 비상계엄 사태에 금융주가 폭락하면서 4대 금융지주의 시총이 이틀 새 12조 원 넘게 증발했다. 금융지주들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정부의 밸류업 정책에 발맞춰 주주환원에 적극 나서면서 시장 가치를 높여왔는데, 비상계엄 사태로 정부 정책 추진력에 대한 심각한 의구심이 쏟아지면서 주가가 도리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코스피도 외국인의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이틀째 1% 안팎의 하락세를 보였다.
이로써 KB,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금융그룹의 시가 총액은 비상계엄(3일 종가) 이후 이틀 새 12조457억 원가량 감소했다. KB(6조603억 원), 신한(3조3227억 원), 하나(1조8383억 원), 우리(8243억 원) 순으로 감소 폭이 컸다.
금융권은 비상계엄으로 국가 대외 신인도에 직간접적 타격을 입으면서 다른 업종 대비 환율과 금리에 상대적으로 더 많은 영향을 받는 금융주들이 시장의 혹독한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계엄 사태와 이로 인한 탄핵 정국으로 정부 기능이 사실상 마비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기존 밸류업 정책의 수혜를 입었던 금융주들의 폭락세가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전반적인 증시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코스피는 전날 대비 22.15포인트(0.90%) 내린 2,441.85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도 0.92% 하락 마감했다. 불법 계엄 사태로 한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외국인 투자가들은 4일과 5일 이틀간 코스피 시장에서 7000억 원이 넘는 주식을 순매도했다. 증권업계에서는 한국은행이 내년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2.1%→1.9%)한 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보호무역주의 가시화로 수출 둔화가 우려되는 것에 더해 계엄과 탄핵 등으로 국내 정치 불안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이 증시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원-달러 환율도 전날보다 5.0원 오른 1415.1원에 거래됐다.
이 같은 상황은 이른바 ‘산타 랠리’로 연일 상승세를 보이는 미국 유럽 등 주요국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4일 뉴욕 증시는 경기 낙관론 등에 힘입어 3대 지수가 일제히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08.51포인트(0.69%) 오른 45,014.04에 장을 마쳐 처음으로 45,000선을 넘었다.
정부는 시장 불안감을 달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도 긴급회의를 열고 “과도한 불안감을 갖기보다는 냉정하고 차분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메시지를 냈다. 정부는 △10조 원 규모의 증권시장안정펀드 △40조 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 프로그램 등을 가동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한국은행도 환매조건부증권(RP) 매입 등 유동성 무제한 공급을 추진할 계획이다.
최 부총리는 이날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와 만나 현재 한국 경제·금융 시장 상황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곧 국제 신용평가사, 우방국 경제 라인 등과도 소통하며 상황을 공유해 나갈 예정이다. 금융감독원은 비상계엄 이후 금융시장 불안과 관련해 전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를 소집해 시장 상황 급변에 대비한 대응 계획을 마련해 달라고 주문했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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