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계엄사태’ 韓, 한반도 불안정 초래... 北 안보 보장 매우 중요”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페이스북

러시아가 한국의 비상계엄 사태를 짚으며 한반도의 불안정을 초래하는 것은 한국이라고 주장하며 북한의 안보 강화를 옹호했다.

5일(현지시각) 러 타스통신에 따르면,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채널1 방송에서 “한국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나라”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자하로바는 “한국의 전체 역사에서 정상적으로 끝난 대통령은 단 한 명도 없다”며 “지금 상황을 넓은 시각으로 접근한다면 북한이 왜 그토록 부지런히 자국의 안보를 강화하고 있는지 분명해진다”고 했다.

그는 한반도의 긴장과 불안정의 근원이 한국이라고 주장했다. 자하로바는 “한국은 예측 불가능하다. 오히려 예측 불가능하다는 점만 예측이 가능한 나라”라며 “서울에서 일어난 사건은 한반도에 긴장과 불안정을 초래하는 주체가 한국이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특히 미국을 겨냥해서 “미국은 한국을 이용해 지역 전체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기 때문에, 북한의 안보를 보장하는 문제는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자하로바는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 계엄령을 선포한 상황을 두고 한국에도 제재를 가할 것이냐며 유럽을 역공하기도 했다. 자하로바는 3일 소셜미디어에 발트 3국(리투아니아·라트비아·에스토니아)을 겨냥해 “이번 일과 관련해 무엇을 결정했나. 한국에 제재를 가할 것인가”라고 했다. 그는 “계엄령이 선포된 뒤 한국 국회의사당 입구가 봉쇄됐다고 언론이 보도하고 있다”며 “(시위 진압으로 제재를 받은) 조지아와 다르게 한국은 운이 더 좋은가”라고 했다.

러시아 정부는 한국의 계엄령 사태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계엄령 선포 이후 “이 상황이 우려스러우며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는 한국 정부의 계엄령 선포 직후 주한 러시아 대사관을 통해 “한국 내 러시아 국민들에게 침착함을 유지하고 당국의 권고를 따르며, 특히 정치적 성격의 대규모 행사에 참여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한국 내 체류 중인 러시아 국적자는 7만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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