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저녁 캠퍼스에 모인 서울대생 2500명… ‘尹 퇴진’ 요구

김정은 기자 2024. 12. 5.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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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학생들이 5일 비상계엄을 선포했던 윤석열 대통령에게 퇴진을 요구했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이날 오후 관악캠퍼스 아크로폴리스 광장에서 전체 학생총회를 열고 '윤석열 대통령 퇴진 요구의 건'을 투표에 부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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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의 행동에 바로잡는 목소리 내야”
서울대 학생들이 5일 관악캠퍼스 아크로폴리스 광장에서 열린 전체 학생총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퇴진 요구의 건'을 가결시킨 뒤 정문으로 행진해 "퇴진, 퇴진"을 외치고 있다. /서일원 기자

서울대학교 학생들이 5일 비상계엄을 선포했던 윤석열 대통령에게 퇴진을 요구했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이날 오후 관악캠퍼스 아크로폴리스 광장에서 전체 학생총회를 열고 ‘윤석열 대통령 퇴진 요구의 건’을 투표에 부쳤다. 이 안건은 총 투표자 2556명 중 찬성 2516표, 반대 4표, 기권 36표로 가결됐다.

김민규 총학생회장은 가결을 선포한 뒤 “박종철 열사가 그랬든 민주주의는 불의에 맞서 싸운 이들의 피로 쓰인다”며 “아무리 강한 어둠도 진리와 자유를 향한 우리의 열망을 막을 수 없다. 민주주의를 허울로 전락시키려는 윤석열의 퇴진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했다. 앞서 서울대 총학생회는 전날 입장문에서 “4·19 민주 이념을 무참히 짓밟은 윤석열의 행위를 규탄한다”고 했다.

총회가 끝난 후 농업생명과학대학에서 원예생명공학을 전공하는 강준서(22)씨는 “(비상계엄이 선포돼) 너무 당황스럽다. 예상치 못한 대통령을 두고 있다”면서 “정치적 의견을 표하는 게 아니라, 선배(윤 대통령)의 행동을 바로잡는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서울대학교 학생들이 5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아크로폴리스 광장에서 윤석열 대통령 퇴진 요구를 안건으로 열린 전체 총학생회에서 스마트폰 불빛을 흔들고 있다. /뉴스1

학생총회는 학부생 전체가 대상인 총학생회 최고 의결기구다. 이번 학생총회에는 재학생 2449명, 휴학생 258명 등 총 2707명이 참석했다. 전체 재학생·휴학생의 17.5%가 참석한 것으로, 총회가 성사되기 위한 10%(1551명) 참석 기준을 훌쩍 넘겼다.

이날 오후 7시쯤 서울대가 있는 관악구 신림동 기온은 5.1도였다. 비가 내리고 바람도 불어 체감온도는 3.4도에 그쳤다. 추운 날씨 속에서 학생들이 몰리며 출석 확인과 아크로폴리스 광장 입장이 늦어졌다. 총학생회는 당초 오후 6시에 입장을 시작해 오후 6시30분부터 총회를 시작하려 했지만, 오후 8시40분이 되어서야 개회를 선언할 수 있었다.

서울대 학생들은 학생총회 개회를 기다리는 동안 플래시를 켠 휴대전화를 흔들며 걸그룹 소녀시대의 곡 ‘다시 만난 세계’를 함께 불렀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이 시작될 때 이화여대 학생들이 학내 시위를 벌이면서 부른 곡이다.

총회가 시작한 후 학생들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노래가 시작되자 학생들은 “퇴진, 퇴진”을 외쳤다. 아크로폴리스 광장에는 ‘윤석열 대통령 퇴진 요구’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깔려 있었다.

서울대 약학대학 재학생 최모(24)씨는 “이번 학기에 한국정치론 수업을 듣고 있는데, 교수님이 1980년대도 아니고 지금 계엄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며 “그런데 며칠 뒤 바로 계엄령이 내려졌고, 이 상황이 너무 당황스러워서 투표하러 왔다”고 말했다. 최씨는 아크로폴리스 광장에 입장하기 위해 1시간10분 동안 줄을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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