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건강의 조력자 '부티르산'..."염증성 장 질환 등에 효과" [인터뷰]
[인터뷰] 내과 전문의 배기선 원장
유익균의 산물인 부티르산...각종 장 질환 개선에 효과
대사 질환 예방·뇌 기능 향상에 도움
장(腸) 건강이 신체 건강 전반의 척도가 되고 있다. 인체의 최대 면역 기관인 장이 체내 염증 관리와 대사 조절에 관여하고 뇌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각종 연구 결과를 통해 확인되면서, 장 건강을 유지하고 개선하기 위한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특히, 아직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장 건강 증진을 위해 주목할 성분이 있다. 바로 부티르산(butyric acid)이다. 부티르산은 낙산균이 식이섬유를 분해해 생성하는 물질로 장 기능 개선, 면역 조절 및 유지, 염증 억제 등의 역할을 한다.
내과 전문의 배기선 원장(상암선내과의원)은 "부티르산은 장 내 미생물 균형 조절에 도움을 주는 물질로, 현대인을 괴롭히는 과민성 대장 증후군 및 염증성 장 질환에도 효과를 보일 수 있다"라면서 각종 대사 질환 예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 건강의 조력자로 떠오르고 있는 부티르산의 효과는 어느 정도인지, 배 원장을 통해 들어봤다.
Q. 장 건강하면 보통 프로바이오틱스를 떠올리죠. 부티르산은 다소 생소한 이름인데, 어떤 역할을 하는 성분인가요?
부티르산은 장내 유익한 박테리아에 의해 생성되는 단쇄지방산으로, 단백질의 발현을 도와 장 내벽을 강화하고 염증을 줄이는데 효과적입니다. 또한 장 내 유해균 증식을 억제하고, 유익균 증식을 촉진하는 역할을 해 장 건강을 전반적으로 개선할 수 있습니다.
면역 항상성과도 연관이 있습니다. 우리 신체에서 적절하지 못한 면역 반응 활성화가 일어나면 염증성 장 질환이나 당뇨병, 간염 등에 영향을 끼치고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는데요. 항 염증 기능을 가지고 있는 부티르산이 면역 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Q. 프로바이오틱스와 부티르산은 어떻게 다른 건가요?
프로바이오틱스와 부티르산은 상호 보완적 관계입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장내 유익균을 늘리는 데 도움을 주고, 섬유질을 통해 부티르산과 같은 유익한 부산물 생성을 돕습니다. 부티르산은 유익균 그 자체로, 장내 균형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죠. 장 건강을 위해서는 프로바이오틱스와 섬유질을 함께 섭취해 부티르산 생성을 높이는 것이 좋습니다.
Q. 불규칙한 식습관과 스트레스, 운동 부족 등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장 트러블을 호소하는 현대인들이 늘고 있습니다. 부티르산은 구체적으로 어떤 장 질환 개선에 도움이 될까요?
염증성 장 질환(IBD)이나 과민성 대장 증후군(IBS)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미국소화기학회에서는 부티르산을 포함한 낙산균이 IBD 증상을 완화시키고, 장 건강을 개선하는데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부티르산을 함유한 프로바이오틱스를 섭취하면 장내 미생물 균형을 조절하고 장 건강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단, 부티르산이 모든 사람에게 효과적인 것은 아니며, 개인의 체질과 건강 상태에 따라 효과가 다를 수 있습니다.
Q. 부티르산이 대사 질환 예방과도 연관이 있을까요?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한호재 교수님이 부티르산에 의한 미토콘드리아 자가포식 기능 회복을 통해 당뇨병으로 인한 인지장애를 예방 및 완화하는 기전을 규명한 연구가 있습니다.
미토콘드리아 자가 포식은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를 제거해 세포 항상성과 정상 기능 유지에 중심적 역할을 합니다. 연구팀은 부티르산으로 인해 미토콘드리아 자가 포식 과정이 정상화되는 것을 확인했고, 이를 통해 당뇨병성 인지장애가 완화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당뇨병성 인지장애는 현재까지 뚜렷한 치료제가 없어 불편함이 큰 상황입니다. 부티르산이 당뇨병성 인지 장애를 예방 완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Q. 부티르산과 같은 단쇄지방산이 장-뇌 축(gut-brain axis)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있는데요. 뇌 기능 또는 신경 발달에 미치는 효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부티르산은 뇌 기능 향상에 유익한 효과가 있으며 신경학적, 심리적 장애의 예방 및 보조 요법에 사용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부티르산은 면역체계와 미주 신경 활동을 조절함으로써 뇌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부티 레이트(Butyrate)를 조절함으로써 알츠하이머병에서 미세아교세포 매개 신경 염증을 완화합니다.
Q. 그렇다면 부티르산을 섭취할 수 있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또한 섭취 시 주의 사항은 무엇일까요?
발효식품인 요구르트나 김치, 캐비아 등을 통해 섭취할 수 있지만, 식품으로 섭취하는 양은 한계가 있을 수 있어 낙산균이 함유된 프로바이오틱스 제품 형태로 섭취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제품을 통해 섭취하면 직접적이고 빠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데요. 필요한 경우 용량을 조절하여 섭취할 수 있습니다. 단, 과다 섭취할 경우 부작용이 발생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또한 의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제품은 안전성 우려가 있으니, 전문의와 상의 후 의학적 근거가 충분한 제품을 선택하는 것 또한 장 건강을 지키는 방법이라 생각됩니다.
도움말 = 배기선 원장(상암선내과의원 내과 전문의)
이진경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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