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가 반대·우려" 왜 계엄 선포? 회의록도 없는 '국무회의 미스터리'
[뉴스데스크]
◀ 앵커 ▶
비상계엄 선포 전 소집됐다는 심야 국무회의에선, 상당수 장관들이 반대했다곤 하지만, 대통령의 폭주를 막진 못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국회에 출석한 장관들의 얘기를 종합해 보면, 당시 심야회의는 도저히 국무회의라고 부르기도 어려울 정도입니다.
밤 9시가 넘어 갑자기 용산으로 오라는 호출이 떨어져 길어야 6분 정도 회의에 참석한 장관도 있었습니다.
심지어 의도적으로 기록을 남기지 않으려 했던 건지, 회의록을 작성하는 의정관조차 현장에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조재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 리포트 ▶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난 3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점심 무렵, 갑작스럽게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대통령과 일정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연락이 와, 지방 일정을 마무리 못한 채 저녁 8시쯤 서울에 돌아왔다는 겁니다.
누가 연락했는지는 밝히지 않았고, 국무회의를 소집한 것도, 비상계엄을 논의하는 줄도 몰랐다고 말했습니다.
[이상민/행정안전부 장관] "제가 가니까 장관님들하고 몇 분이 와 계시더라고요. 그래서 가서 대통령을 뵀더니 이제 '계엄을 선포한다'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저녁 9시 14분경, "용산 회의실로 빨리 오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이 장관은 저녁 8시에 서울에 도착했는데, 조 장관은 한 시간이 훌쩍 지나 그제야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는 겁니다.
조 장관은 10시 17분 도착했고, 윤석열 대통령은 10시 23분 비상계엄을 선포했습니다.
직전까지 회의를 했다 해도, 조 장관은 불과 6분 회의에 참석한 겁니다.
[김선민/조국혁신당 의원 - 조규홍/보건복지부 장관] "제가 시간이 여유가 없었지 않습니까? <장관들 중에서 몸을 던져 막은 사람이 있어요?> 말씀을 드리지 않습니까? 보는데 저도 너무나 놀랐고 경황이 없었습니다."
제대로 회의를 공지한 것도 아니고, 장관마다 참석시각도 제각각인 국무회의.
두 장관은 모두 계엄령 얘기는 처음 들었고, 여러 국무위원들이 부정적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조규홍/보건복지부 장관 - 서미화/더불어민주당 의원] "<국무회의 진행상황 자체가 미스터리합니다. 다수가 반대를 했습니까?> 네."
이상민 장관은 "정확히 '반대'라는 표현을 쓴 건 두 사람으로 기억한다"면서 "다들 우려를 표명했지만, 찬성·반대를 정하는 자리가 아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상민/행정안전부 장관 - 박정현/더불어민주당 의원] "아니, 대통령의 권한을 그러면 어떻게 막습니까? <대통령이 불법적 행위를 했다면 장관은...> 아니, 직위를 던진다고 그게 막아집니까?"
국무회의를 운영하고 회의록 작성을 맡는 행정안전부 의정관실 직원은 이날 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김한수/행안부 의정관 - 모경종/더불어민주당 의원] "<누가 기록했습니까, 대신?> 전혀 알지 못합니다. 대통령실에 지금 확인 중에 있습니다. <확인 중에 있어요?> 네. <아직 받지도 못했어요?>"
당시 국무회의에 참석했던 한덕수 총리는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습니다.
[한덕수/국무총리] "<사전 국무회의에서 계엄령 반대하셨는지?>... <혹시 이 자리에서 어떤 의견 내셨는지?>..."
국무회의 정족수 11명은 과연 채웠는지, 누가 어떤 발언을 했는지, 제대로 된 회의록의 존재조차 불투명한 상황.
윤 대통령은 이런 국무회의를 거쳐, 심야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했습니다.
MBC뉴스 조재영입니다.
영상취재 : 구본원 / 영상편집 : 송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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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구본원 / 영상편집 : 송지원
조재영 기자(jojae@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4/nwdesk/article/6663704_3651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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