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그려온 세밀화…韓 생물 1602종 집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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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보리출판사에서 아이들이 알아야 할 생태 지식을 모은 '달팽이 과학동화'(모두 50권) 시리즈가 출발했다.
이 시리즈의 세밀화를 시작으로 보리는 우리나라 동식물을 한 점 한 점 세밀화로 기록해 왔다.
우리나라에서 사는 생물 가운데 겨레와 가까운 생물, 살림살이와 중요한 관계가 있는 생물을 골라서 보리가 펴낸 크고 작은 세밀화 도감만 해도 70권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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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리 지금껏 3000여 점 작업
- 발행한 도감만 총 70권 넘어
- 각 생물학자에 자문까지 구해
- 우리예술 전통감각도 드러나
1994년, 보리출판사에서 아이들이 알아야 할 생태 지식을 모은 ‘달팽이 과학동화’(모두 50권) 시리즈가 출발했다. 이 시리즈의 세밀화를 시작으로 보리는 우리나라 동식물을 한 점 한 점 세밀화로 기록해 왔다.
30여 년 동안 줄곧 이어진 세밀화 작업은 이제 3000종이 훌쩍 넘을 만큼 많이 쌓였다. 독자들도 “세밀화하면 보리”라고 인정한다. 미국이나 유럽의 대형 국립자연사박물관에 견주어도 손색 없을 만한 세밀화 컬렉션으로, 동식물 세밀화 분야만큼은 한국의 스미스소니언이라 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사는 생물 가운데 겨레와 가까운 생물, 살림살이와 중요한 관계가 있는 생물을 골라서 보리가 펴낸 크고 작은 세밀화 도감만 해도 70권이 넘는다.
‘보리 생태 사전’은 보리에서 펴낸 모든 세밀화 도감을 밑바탕으로 집대성한 생태 사전이다. 이 책에는 우리나라 생물종 1602종의 세밀화가 실려 있다. 한 권의 책을 통해 우리나라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동식물을 세밀화로 보고, 생태 정보를 알 수 있다. ‘생태전환교육의 시작’이라 해도 좋은 이 책의 특징이다.
▷교과서에서 배우는 거의 모든 생물 수록 ▷과학적이고 아름다운 세밀화 ▷동식물 이름을 가나다차례로 찾기 ▷한살이, 생태 정보, 쓰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표와 아이콘으로 시각화 ▷꼭 알아야 할 자연과 환경, 생태계 순환, 생물의 진화와 분류에 대한 정보 ▷생김새로 찾을 수 있도록 분류 순서로 그림 모아 보기 ▷다른 이름, 영어 이름, 북녘 이름으로도 찾기 ▷학교 교육과정에 맞춰 생태 정보를 체계적으로 구성 등.
한 나라의 생물종을 정리하고 기록하는 일은 국책사업으로 해야 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참고로 우리나라에서 살아가는 생물종을 기록한 ‘국가생물종목록’은 2008년 시작해서 2016년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완성됐다(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 단지 생물종의 목록을 작성하는 작업이었고 정부 기관이 했지만, 이렇게 오랜 기간이 걸린 것이다. 그런 면에서 한 출판사에서 30여 년 동안 쉬지 않고 계속 해 온 동식물 세밀화 작업은 고맙고 귀한 일이다.
세밀화를 개발해 온 까닭은 무엇일까.
“세밀화를 그릴 때에는 그리는 대상을 직접 찾아가서 오랫동안 관찰하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한 장의 그림으로 생물을 그리는 것이기 때문에, 동식물이 태어나서 죽기까지 어떻게 살아가는지부터 미리 살펴봅니다. 민물과 바다를 오가는 물고기라면 우리가 더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서식지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그리고, 일생동안 자라고 늙어가는 모습이 뚜렷한 동물이라면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는 시기의 모습을 그리려고 합니다. 식물을 그릴 때에는 수십, 수백 포기의 풀이나 나무를 찾아본 다음, 가장 흔하고 대표적인 모습이라고 여겨지는 모습으로 그립니다. 줄기에서 갈라지는 가지의 방향이나 잎차례, 꽃이 피는 자리 같은 것이 한 장의 그림으로도 잘 드러날 수 있도록 합니다. 한 장의 생물 그림이 완성되기까지 그 생물을 전공한 학자에게 묻고 또 물어서 정보가 잘 드러나고, 오류가 없도록 그림을 그려 냅니다.”
오랜 시간과 정성을 들여 그린 세밀화 1602종을 한 권에서 본다. 보리의 세밀화는 서양 세밀화와는 달리 우리 예술 전통과 감각에 걸맞은 아름다움이 있다. 세계적인 도서전에서 보리출판사의 세밀화가 늘 주목받는 까닭이다. 가는돌고기, 가는실잠자리, 가다랑어, 가락지나물…. 첫 장부터 그 이름도 하나하나 불러본다. 정확한 과학 정보와 살림살이와 관계된 이야기도 간결해 머리에 쏙 들어온다. 우리나라의 산 강 바다 들판 하늘, 그 자연에 깃들어 사는 생명이 오롯이 마음에 스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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