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번화가 난투극' 칠성파·신20세기파', 2심 일부 감형

신20세기파 간부들 징역 2년→1년6개월
항소심 재판부 "다른 공범들과 형평성 고려"

[부산=뉴시스] 2021년 10월 부산 부산진구 서면 번화가에서 칠성파와 신20세기파 조직원이 대치하고 있는 장면. (사진=부산지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시스]권태완 기자 = 부산 도심 번화가에서 집단 난투극을 벌인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던 신20세기파 간부들이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부산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박준용)는 5일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단체 등의 구성·활동)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신20세기파 간부 2명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원심의 형인 징역 2년 형을 파기하고 징역 1년6개월을 각각 선고했다.

나머지 신20세기파 조직원 4명은 징역 10개월~1년 형이 유지됐다.

또 같은 혐의로 기소된 칠성파 조직원 2명도 1심 형인 징역 10개월과 1년이 각각 유지됐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2021년 10월 부산진구 서면에서 칠성파 조직원 5명과 신20세기파 조직원 8명 사이에 시비가 붙어 난투극을 벌였다. 이들은 시민들이 빈번히 왕래하는 부산 최대의 번화가인 서면 한복판에서 조직의 위세를 과시하며 '90도 인사'를 하거나 버젓이 상대 조직원을 집단 구타했다.

신20세기파와 칠성파 일부 조직원은 1심의 형이 너무 무겁고, 조직에서 탈퇴한 뒤 발생한 사건이어서 범죄단체조직·가입죄가 적용돼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펼쳤다.

검찰은 피고인들의 1심형이 너무 적다는 이유로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범죄단체 가입 여부에 대해 "당시 싸움은 다툼이나 시비가 없었던 두 조직원 간의 상호 폭행으로 시작됐다. 이를 신호로 두 조직이 일제히 편을 나눠 싸움이 진행됐다"면서 "이 사건 싸움은 신20세기파가 위세를 과시하기 위해 상위조직원의 지시에 따라 칠성파와 싸운 것이므로 범죄단체 활동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신20세기파 간부 2명에 대해서는 "조직의 위세를 바탕으로 폭력 범죄 등을 저지를 경우 범죄의 직접 피해자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줄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면서 "다만 범행이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된 것이 아니라 술자리에서의 말다툼 끝에 다소 우발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다른 공범들과 상대 조직과의 처벌 형평성 등을 고려하면 1심 형은 다소 무겁다고 판단된다"고 판시하며 1심보다 감경된 형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또 나머지 피고인들에 대해서는 "형량을 변경할 만한 양형 조건의 변동이 없다"며 검찰과 피고인들의 항소를 기각했다.

아울러 항소심 재판부는 1심의 면소 판결에 대해서도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신20세기파 조직원 2명과 칠성파 조직원 1명에 대해선 '폭력단체등의구성·활동' 혐의에 대해 면소판결을 내렸다.

면소판결은 형사사건에서 실체적 소송 조건이 결여된 경우에 선고하는 판결이다. 1심 재판부는 면소 판결을 받은 피고인들이 이미 동일한 사실관계에 대해 특수폭행 및 특수상해죄가 적용돼 확정판결을 받았고, 동일한 범행에 대해선 또다시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한편 부산 지역의 토착 폭력조직인 칠성파와 신20세기파는 30년 넘게 주도권을 잡기 위해 세력다툼을 벌이고 있으며, 영화 '친구'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

앞서 2021년 5월 두 조직은 부산의 한 장례식장에서 패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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