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점자도 동점자도 많다'…"정시 눈치싸움 치열할 것"(종합)

고은지 2024. 12. 5.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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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업계 "수시→정시 이월 줄 듯…이과의 '문과 침공'도 감소"
"탐구영역 영향력 커져 대학별 변환표준점수 꼼꼼히 따져야"
정시 전략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다음날인 15일 오후 서울 광진구 세종대학교에서 열린 종로학원 2025 정시 합격예측 및 전략 설명회에서 학부모들이 강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2024.11.15 ondol@yna.co.kr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서혜림 기자 =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작년보다 많이 쉬웠던 만큼 정시모집전형에서의 눈치싸움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국어·수학·영어영역이 모두 평이해 만점자와 동점자가 많은 데다가 수시모집 최저학력기준에 미달하는 학생이 감소해 정시 이월 인원이 줄 가능성이 커서다.

사회탐구영역이 과학탐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어려웠던 만큼 이과생이 인문계 학과로 지원하는 '문과 침공'은 감소할 수 있다고 입시업계는 예측했다.

논술고사 마친 수험생들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24일 오전 서울 성동구 한양대학교에서 열린 수시 논술고사를 치른 수험생들이 학교를 나서고 있다. 2024.11.24 pdj6635@yna.co.kr

국어·수학 만점자 1천여명…"상위권 경쟁 심화"

5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이번 수능 표준점수 최고점자(만점자)는 국어의 경우 1천55명, 수학은 1천522명에 달했다. 작년 수능보다 국어는 16.5배, 수학은 2.5배 늘어난 수치다.

영어영역에서 원점수 90점 이상으로 1등급을 받은 수험생 비율이 작년보다 1.51%포인트 오른 6.22%로 집계됐다. 인원수로는 2만8천587명이다.

전 과목 만점자는 지난해 1명에서 올해 11명으로 늘었다.

만점자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동점자도 많아 상위권 경쟁이 심화한다는 것을 뜻한다. 상위권 경쟁은 중·하위권에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국어, 수학 모두 작년보다 변별력이 크게 약화한 가운데 의대 모집정원은 확대되면서 특히 최상위권에서 정시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원중 대성학원 입시전략실장은 "2025학년도 정시모집에서는 예년에 비해 국어, 수학의 표준점수 차이가 좁혀짐에 따라 치열한 눈치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수능 응시인원은 46만3천486명으로 지난해 44만4천870명보다 4.2% 늘었다. 이에 따라 1등급에 해당하는 인원도 지난해보다 증가했다.

국어·수학·영어 1등급 인원이 늘면 수시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는 인원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수시 모집인원을 다 채우지 못하고 정시로 이월하는 인원이 감소한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올해는 변별력이 약해져 주요 의대 및 서울대 등 최상위권 정시의 극심한 혼선이 예상된다"며 "이미 지원해 둔 수시 기회를 살리고자 하는 경향이 강한 수험생이 많아 결과적으로 정시로 이월되는 인원은 줄 수 있다"고 예측했다.

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 "2025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 (세종=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왼쪽)이 5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브리핑실에서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채점 결과와 관련,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미영 대학수학능력시험본부장, 신진아 수능분석실장. 2024.12.5 scoop@yna.co.kr

변환표준점수 관건…이과생 교차지원은 '주춤' 전망

영역별로는 국어보단 수학이 변별력이 있고, 탐구영역이 당락을 가르는 핵심이 될 수 있다고 입시업계는 봤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수학 1등급을 받으려면 표준점수가 131점이어야 하는데 최고점이 140점으로 1등급 안에서도 9점 차이가 난다.

작년(17점)보다는 차이가 줄었지만, 여전히 같은 수학 1등급을 받더라도 표준 점수 차이에 따라 당락이 바뀔 수 있다.

사회탐구는 9개 과목 중 6개에서, 과학탐구는 8개 과목 중 2개에서 지난해보다 표준점수 최고점이 올랐다. 특히 사회탐구 선택과목인 생활과 윤리는 77점으로 전체 탐구영역 선택과목 중 가장 높았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정시에서 탐구영역의 영향력이 높아질 수도 있다"며 "혼합 응시자(사회·과학탐구 선택영역을 1개씩 선택한 수험생) 증가 양상과 맞물려 정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탐구영역의 변환표준점수를 특히 더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입시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변환표준점수는 탐구영역에서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를 줄이기 위해 대학이 자체 산출식을 마련해 적용하는 점수다.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은 "변환 표준점수에 반영 방법이 대학마다 다르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며 "변환 표준점수 활용 대학 중 사탐/과탐 변환 표준점수를 별도로 적용해 과탐 점수가 높게 산출되는 대학에서는 사탐 응시자가, 공통 변환 표준점수를 활용하는 대학에서는 과탐 응시자가 불리하다"고 설명했다.

작년엔 과학탐구가 사회탐구보다 표준점수가 높았기 때문에 높은 표준점수를 가지고 인문계 학과에 지원하는 이른바 '이과생의 문과 침공'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그러나 이번엔 사회탐구가 더 어렵게 나와 이런 현상은 주춤할 전망이다.

남 소장은 "올해는 사탐의 표준점수가 높아짐에 따라 교차지원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중상위권 대학의 경우 과탐 선택에 대한 가산점이 상위권 대학에 비해 크지 않아 사탐을 응시한 자연계 학생도 교차지원보다는 자연계 학과에 지원할 것"이라고 봤다.

eun@yna.co.kr, sf@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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