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로셀, 국산 첫 CAR-T 치료제 상용화 초읽기…'기적의 항암제' 넘어 시장 약속 지킬까

정기종 기자 2024. 12. 5.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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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만성 거대B세포 림프종 치료제 '안발셀', '신약허가·급여평가·약가협상 병행 시범사업' 선정 기대
노바티스 '킴리아' 대비 우월한 효능·안전성 확인…국내 첫 상업화 GMP 시설도 구축 완료
해외선 신규 품목 개발 및 기술수출 투트랙 전략…"기술수출 성과 이르면 연내 도출 가능"


큐로셀이 국산 CAR-T 치료제 최초의 상용화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이미 허가 신청을 위한 임상 데이터와 상용화 시설을 확보한 가운데 허가 이후 급여 적용 등에 걸리는 기간을 최소화 하기 위한 제도 심사 결과를 대기 중이다. 이르면 연내 결정되는 선정 여부에 따라 허가를 신청해 내년 품목허가는 물론, 실제 환자가 사용할 수 있는 기간도 최소화 시킨다는 목표다.

5일 큐로셀에 따르면 이 회사는 혈액암 CAR-T 치료제 '안발셀'의 품목허가 신청을 위한 보건복지부 '신약허가·급여평가·약가협상 병행 시범사업' 선정 결과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연말 또는 내년 초 결과 발표가 전망되는 만큼 내년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 중이다.

신약허가·급여평가·약가협상 병행 시범사업은 품목 허가부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급여 평가, 국민건강보험공단 약가 협상을 동시 진행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통해 허가 120일·급여 평가 150일·약가 협상 60일 등 총 300일이 넘게 걸리던 기간을 단축해 신약의 환자 접근성을 강화하는 것이 목적이다.

지난해 2개 해외 품목이 1차 시범사업 품목으로 적용됐으며, 안발셀은 2차 대상 적용을 위한 신청을 완료한 상태다. 기존 국내 허가 치료제 대비 우월한 임상 결과와 생산시설 확보에도 아직 품목허가를 신청하지 않은 이유도 이와 관련이 있다. 선정 이후 6개월 이내 품목 허가가 가능한 약재가 신청 조건 중 하나기 때문이다. 때문에 선정 결과 발표 후 당국과 조율을 통해 신속한 허가 신청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업계는 안발셀이 1차 품목 보다 허가~급여 연계 기간을 단축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첫 시도였던 1차 선정 품목의 연계 기간 역시 140여일로 단축된 만큼, 이번 심사에선 보다 신속한 처리가 가능하다는 전망에서다. 안발셀의 내년 상용화 전망에 무게가 실리는 배경이다.

내년 허가와 출시에 성공할 경우 안발셀은 국산 CAR-T 치료제 중 최초의 상용화 품목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CAR-T 치료제는 T세포 면역기능을 활용해 암세포를 사별하는 특성에 기인해 T세포 수용체를 대신한 유전자 조작 'CAR' 단백질을 활용한 대표적 면역항암제다. 해당 분야를 대표하는 품목은 세계 최초 CAR-T 치료제인 노바티스 '킴리아'다. 2017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킴리아는 2021년 3월 1호 첨단바이오의약품으로 국내 허가를 받은 이후 이듬해 4월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됐다.

단 1회 투여만으로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기적의 항암제'로 불리는 킴리아는 현재 6종으로 늘어난 CAR-T 치료제 경쟁 상황에 실적이 하향세에 접어들었지만, 지난해에도 여전히 5억3600만달러(약 760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한 블록버스터 품목이다. 특히 국내에선 같은 적응증으로 허가된 CAR-T 치료제가 없어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

킴리아와 같은 미만성 거대B세포 림프종(DLBCL)을 적응증으로 하는 안발셀은 지난 5월 수령한 임상 2상 최종결과보고서(CSR)를 통해 75.3%의 객관적반응률(ORR)과 67.1%의 완전관해율(CRR)을 확인했다. 각각 52%, 40% 수준의 킴리아 대비 우월한 지표다. 국내는 물론 연 평균 5.2% 성장해 2027년 7조44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전세계 시장에서도 통할 만한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안발셀은 해당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난 8월 첨단바이오의약품 신속처리 대상으로 지정돼 2상 결과만으로 품목허가 신청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허가를 위한 처리 기한 단축(120일→90일)과 허가 전담인력 구성과 맞춤형 심사, 제출 자료 일부 면제 등의 혜택도 받게 된다.

안발셀 상업화에 대비한 국내 최초의 CAR-T 치료제 상업용 GMP 생산시설도 지난해 4월 구축을 완료했다. 연간 최대 700명분의 CAR-T 치료제가 생산 가능한 국내 최대 규모 시설이다. 내년 상업화로 인한 매출 발생 시 현재 사실상 전무한 회사 매출원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지난해 11월 코스닥 상장 당시 제시한 '2025년 안발셀 상용화를 통한 매출 발생'에 대한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된다.

큐로셀은 안발셀 국내 허가 및 시장 안착과 동시에 해외 진출에도 힘을 싣고 있다. 주요 시장에선 국내와 달리 경쟁 품목이 많은 시장 상황을 고려해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신규 제품 개발 등에 주력하고, 이머징 마켓에선 제조 공정 기술과 시설을 한번에 넘기는 방식의 기술수출이나 합작사 설립 형태의 협업을 추진 중이다.

큐로셀 관계자는 "해외 기술수출의 경우 현재 국가를 밝힐 수 없는 상태지만, 계약 상대방과 막바지 논의를 진행 중인 상황으로 이르면 연내 성과 도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통해 국내와 또 다른 매출 발생을 통한 실적 강화는 물론, 해외 연구 기반 역시 다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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