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진] 1만2800년 전 北美의 식단은 매머드였다

홍아름 기자 2024. 12. 5.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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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북아메리카 지역에 살던 사람들이 주로 매머드와 다른 대형 동물을 식량으로 사용했다는 증거가 나왔다.

이 지역 고대인들이 매머드를 먹었다는 직접적인 증거를 찾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북미 대륙의 고대인은 매머드에게 사자, 호랑이와 같은 존재였던 셈이다.

이번 연구는 지금까지 석기나 동물 유해와 같은 간접 증거로 추정됐던 선사시대 식단 연구에 전환점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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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캐나다 연구진, 18개월 된 유아의 뼈 분석
지금으로부터 1만 3000년 전 클로비스인들의 모습을 그린 상상도./캐나다 맥마스터대

고대 북아메리카 지역에 살던 사람들이 주로 매머드와 다른 대형 동물을 식량으로 사용했다는 증거가 나왔다. 이 지역 고대인들이 매머드를 먹었다는 직접적인 증거를 찾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과 캐나다 공동 연구진은 “북미 대륙에서 약 1만 2800년 전 사망한 유아의 뼈를 분석한 결과, 고대 미국인의 식단에서 매머드 고기가 40%를 차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5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이날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실렸다.

지금으로부터 1만5000년 전 아시아에서 북미로 이동한 사람들이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오래된 석기 문화인 클로비스(Clovis) 문화를 형성했다. 클로비스인들은 대형 돌촉과 같은 석기를 제작하며 매머드와 같은 대형 동물을 사냥한 것으로 알려졌다. 클로비스 문화에 속하는 인류 유골은 지금까지 단 한 건 발견됐는데, 이번에 분석한 18개월 유아의 뼈다.

연구진은 힘줄이나 연골에 있는 단백질인 콜라겐에 포함된 산소와 질소 동위원소 비율을 분석했다. 그리고 이를 비슷한 시기의 다양한 동물의 뼈 콜라겐의 원소 비율과 비교했다. 매머드와 들소, 엘크와 같은 대형 초식동물들은 서로 다른 식물을 먹는다. 이 때문에 콜라겐에 있는 독특한 동위원소 특징이 사람의 신원을 구별하는 손가락의 지문(指紋) 역할을 한다. 이를 이용해 인간이 어떤 초식동물을 얼마나 먹었는지 추측할 수 있다.

분석 결과, 식단에서 매머드 고기의 비율이 40% 이상 차지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나머지는 엘크나 들소와 같은 동물이었다. 작은 동물이나 식물은 식단에서 미미한 비율을 차지했다. 아기는 매우 어렸던 만큼, 아기 뼈에 남은 매머드 흔적은 젖을 먹인 어머니가 매머드 고기를 주로 섭취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연구진은 아기의 어머니가 먹었던 식단을 사자, 곰, 늑대와 같은 잡식 동물, 육식 동물의 식단과 비교했다. 당시 인류의 식단은 매머드를 자주 사냥했던 검치호랑이인 ‘시미타 고양이’와 비슷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북미 대륙의 고대인은 매머드에게 사자, 호랑이와 같은 존재였던 셈이다.

이번 연구는 지금까지 석기나 동물 유해와 같은 간접 증거로 추정됐던 선사시대 식단 연구에 전환점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논문 공동 제1 저자인 제임스 챗터스(James Chatters) 맥마스터대 교수는 “매머드 사냥은 클로비스인들이 단기간에 북미와 남미로 확산할 수 있었던 중요한 요인 중 하나”라며 “매머드의 지방과 단백질이 생존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클로비스인들이 빙하기 대형 동물의 멸종에 기여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공동 제1 저자인 벤 포터(Ben Potter) 미국 페어뱅크스 알래스카대 교수는 “기후 변화로 대형 동물의 서식지가 줄어든 상황에서 인간의 사냥 기술이 대형 동물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며 “클로비스인들은 매우 효과적인 사냥꾼이었다”고 덧붙였다.

참고 자료

Science Advances(2024), DOI: https://doi.org/10.1126/sciadv.adr3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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