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A매치 출전’ 기록한 이을용의 아들 이태석 “아버지께서 이제 시작이라고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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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께서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말씀하셨다. 앞으로 국가대표팀에 꾸준히 뽑혀 아버지처럼 월드컵 무대를 밟고 싶다."
이태석은 "내 등번호는 팀(코칭스태프)에서 지정해 주셨다. 아버지의 등번호를 달고 꿈에 그리던 A매치에 데뷔해 감격스러웠다"고 말했다.
이태석은 대표팀의 11월 A매치 방문 2연전을 마치고 귀국한 뒤 아버지와 자신의 A매치 데뷔전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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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대표팀의 측면 수비수 이태석(22·포항)은 최근 본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태석은 한국이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에 진출할 때 주역이었던 이을용 경남 감독(49)의 아들이다. 이태석은 지난달 14일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쿠웨이트와의 방문 경기(3-1·한국 승)에서 후반전에 교체 투입돼 한국 축구 역대 세 번째로 ‘부자(父子) A매치 출전’ 기록을 남겼다. 앞서 김찬기(1932∼2011)-김석원(63), 차범근(71)-차두리(44) 부자가 A매치 출전 가문으로 이름을 먼저 올렸다.
이태석은 쿠웨이트전 후반 19분에 그라운드를 밟으면서 A매치에 데뷔했다. 그는 아버지가 국가대표 시절 달았던 등번호와 같은 13번 유니폼을 입고 안정적인 수비를 펼쳤다. 이태석은 “내 등번호는 팀(코칭스태프)에서 지정해 주셨다. 아버지의 등번호를 달고 꿈에 그리던 A매치에 데뷔해 감격스러웠다”고 말했다. 선수 시절 미드필더로 뛴 아버지 이 감독은 24세이던 1999년 3월에 브라질과의 친선 경기(1-0·한국 승)로 A매치에 데뷔했다. A매치 데뷔는 이태석이 아버지보다 2년 더 빠르다.
이태석은 대표팀의 11월 A매치 방문 2연전을 마치고 귀국한 뒤 아버지와 자신의 A매치 데뷔전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고 한다. 이태석은 “아버지께서 ‘네 플레이에 크게 문제가 되는 점들은 없었다. 네가 대표팀 경력을 계속 이어가려면 스스로 더 노력해야 한다’고 하셨다”고 했다.
이태석은 스타플레이어였던 아버지의 뒤를 이어 축구를 한다는 것이 힘들 때도 많았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 축구를 해오면서 ‘(이태석은) 아버지 덕에 우대를 받는다’는 등 여러 안 좋은 소리를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다른 선수들과 똑같이 노력해서 지금의 위치까지 올라왔다. 이번 A매치 데뷔로 과거의 힘들었던 시간을 보상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아들의 A매치 데뷔전 닷새 뒤 아버지 이 감독이 프로축구 K리그2(2부 리그) 경남의 지휘봉을 잡게 되면서 부자는 겹경사를 맞았다. K리그1(1부 리그) 강원, FC서울 등에서 코치를 지낸 이 감독이 프로팀 정식 사령탑을 맡는 건 처음이다. 이 감독은 구단을 통해 “경남을 젊고 활동량이 많은 팀으로 만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경남은 올 시즌 2부 리그에서 13개 팀 중 12위에 그쳤다.
이태석은 2021년 FC서울에서 프로 데뷔를 했고 올 시즌 도중인 8월에 포항으로 이적해 1부 리그에서 뛰고 있다. 이태석은 1부 리그 통산 101경기에 출전해 1골 6도움을 기록했다. 이태석은 “아버지가 정식 사령탑으로 팀을 이끄는 첫 시즌을 잘 보내셨으면 좋겠다. 경남이 승격해 1부 리그에서 포항과 대결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선수 시절 A매치 51경기에 3골을 넣었다. 이태석은 “아버지의 A매치 출전 기록을 뛰어넘고 싶다. 아버지와 내게 값진 기록을 세울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감독도 아들의 꿈을 응원했다. 이 감독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태석이에게 현재의 성과에 만족하지 말고 항상 동료들보다 5분 먼저 그라운드에 나와 연습하라고 한다”라면서 “태석이가 지금처럼 성실하게 노력한다면 자기가 원하는 꿈을 모두 이룰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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