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당신의 세상이 나의 우주였어요”.. 사랑과 희생이 빚어낸 ‘어머니’, 그리고 예술적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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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내 이름을 처음 불렀던 순간부터, 나는 엄마의 우주가 되었습니다.
전시에서는 '어머니'라는 이름 아래 잃어버린 자신을 찾아가고, 세상의 잣대 속에서 스스로를 치유하며, 동시에 자녀와 함께 성장해온 어머니들의 이야기를 담은 진솔한 고백을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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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 써 내려간 이야기”

# 어느 날, 할머니가 된 어머니에게 작가는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엄마의 꿈은 뭐였어요?”
엄마는 잠시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이내, 아주 조용한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네가 잘 사는 거. 네가 웃는 거.”
그 순간 깨달았습니다. 엄마의 꿈은 ‘아이’라는 이름 아래 새롭게 태어났고, 엄마의 세상은 나의 웃음 속에서 끝없이 커지고 있었다는 것을. 엄마의 사랑은 그렇게 조용히, 그러나 한없이 깊고 찬란하게 흐르고 있었습니다.
(이은주 작가의 ‘프롤로그’ 중에)

엄마가 내 이름을 처음 불렀던 순간부터, 나는 엄마의 우주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엄마의 세상은 어땠을까? 엄마는 얼마나 많은 꿈을 접어두고, 얼마나 많은 자신을 잃어가며, 그 모든 걸 나에게 주었을까?
6일부터 제주시 중앙로 ‘돌담 갤러리’에서 여는 특별한 전시 ‘어머니의 독백(Mother's monologue)’은 바로 이러한 질문에서 시작하는 이야기입니다. 여섯 명의 어머니들이 자폐가 있는 자녀를 키우며 지나온 시간, 그 안에서 피어난 사랑과 희생, 그리고 치유를 작품으로 승화해 선보입니다.

■ ‘어머니’들의 고백, 예술로 만나다
전시에서는 ‘어머니’라는 이름 아래 잃어버린 자신을 찾아가고, 세상의 잣대 속에서 스스로를 치유하며, 동시에 자녀와 함께 성장해온 어머니들의 이야기를 담은 진솔한 고백을 만날 수 있습니다.
캔버스 위에, 수놓인 천 위에, 춤사위 속에 어머니들은 각자의 언어로 속마음을 새깁니다. 작품들은 관람객에게 ‘우리 엄마’라는 익숙한 이름을 새롭게 바라보게 만들며, 우리가 다 전하지 못한 말들을 떠올리게 합니다.
이 전시는 어머니들의 담담한 고백이자, 아직 다 못한 이야기를 예술로 들려주는 자리입니다. 어머니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그 속에서 우리 모두의 이야기를 만나볼 시간입니다.

■ 작품 속에 담긴 ‘어머니’들의 이야기
고명이 작가는 아들이 행복을 스스로 찾아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삼신할망 기도’를 그렸습니다. 새벽기도를 가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매일 그림 앞에 선다는 작가입니다. “우리 아이가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어요.”
박이경 작가는 아들과 콜라보 작업을 통해 부모와 자녀 간의 사랑을 엮어냅니다. 작품 ‘뜨개질 하는 엄마’는 예술 작품이기 앞서, 가족의 연결과 기도로 완성한 결과물입니다. “동우와 함께 그림을 그리는 순간, 모든 것이 기도가 됩니다.”

여성학자이기도 한 오한숙희 작가는 자폐 딸과의 삶을 글로 기록하며 어머니로서의 자아를 지켜왔습니다. 그런 작가는 말합니다. “엄마로서의 나만이 아니라, 나 자신을 지켜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이서연 작가는 자폐 형제의 동생으로 살아가는 아들의 감정을 그림으로 펼쳤습니다. 작품 ‘소외받았던 아이’는 형에게 양보하며 살아온 동생의 슬픔과 외로움을 대변합니다. “형에게 많은 것을 양보했던 아이에게 미안하고, 또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요.”
이은주 작가는 아들과 협업한 500호 캔버스 작품 ‘피에타: 어머니, 바다꽃이 되다’를 통해 어머니 사랑이 얼마나 찬란하게 피어날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매일 아침, 햇살이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우리도 함께 무지개처럼 빛나는 삶을 그려가고 있어요.”

정주은 무용가는 무대 위에서 어머니로서, 그리고 예술가로서 살아온 삶의 춤을 춥니다. 자폐 아들과 함께한 삶의 이야기를 춤으로 승화시켜 전시 오프닝에서 사랑과 슬픔, 그리고 희망의 이야기를 몸짓으로 선보일 예정입니다. “아이와 함께 춤추며, 그동안 멀리했던 나 자신을 다시 찾았어요.”
■ “엄마, 아직 다 못한 말이 남았어요”
‘어머니의 독백’은 어머니들이 조용히 풀어놓는 고백을 듣는 자리입니다. 이 전시는 단순히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것을 넘어, ‘어머니’라는 이름이 담고 있는 깊이와 무게를 새롭게 마주하게 할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가 평생 전하지 못했던 말들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그 감정들을 떠올리게 하고 어머니가 만들어 준 세상 속에서 우리가 얼마나 큰 우주를 누렸는지 되새기게 합니다.
전시를 기획한 다리아 컴퍼니의 대표 이은주 작가는 “이 전시에서 ‘어머니’들이 풀어놓는 말에는 나 자신이 있고, 내 어머니가 있고, 나의 가족이 함께 있다”라며, “그동안 전하지 못했던 마음을 작품을 통해 느끼고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어머니의 사랑은 가장 조용하지만 동시에 가장 강렬한 고백이다. 전시가 우리 모두가 자신만의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길 바란다”라고 전시 취지를 전했습니다.
이번 전시는 14일까지 이어지며, 오프닝 공연은 7일 오후 3시에 열립니다.
전시는 다리아 컴퍼니와 한국자폐인사랑협회 제주지부가 주최·주관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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